업비트·빗썸 점유율 95% 미만 기간 4개월에 그쳐 진입장벽 높고 유동성 경쟁완화 수단 막힌 탓 주문전송업 활성화·시장조성자 도입 등 대안으로
[사진=각 사]
각종 규제 비용 부담과 오더북 등 경쟁을 완화할 수단이 마련되지 않으면서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시장에 독과점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연구용역 결과가 나왔다. 금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올해 1분기부터 거래소 간 경쟁 촉진을 위한 공동 논의에 착수하기로 했다.
18일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정위·금융위에서 받은 '가상자산 거래 시장분석 및 주요 규제에 대한 경쟁영향평가' 결과에 따르면 국내 원화 기반 가상자산 거래 시장집중도는 경쟁 제한 우려를 유발할 정도에 이르고 있다. 금융위와 공정위는 국회의 독과점 지적에 따라 연구용역을 발주했고 최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업비트와 빗썸은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목됐다. 업비트는 2024년 12월을 제외하곤 점유율 60% 이상을 유지했다. 업비트와 빗썸의 점유율 합계가 95% 미만인 기간은 4개월에 그쳤다.
연구진은 △특금법상 트래블룰(실명계좌 시스템) △정보보호관리체계 비용 △이용자의 예치금 및 가상자산 보호 등 규제 이행 비용이 거래소들의 이탈을 야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오더북 등 상품 및 서비스를 제한해 경쟁 촉진을 저해하고 있다고도 봤다. 국내 거래소는 매매, 중개, 예탁, 결제 등을 한번에 수행하는 수직 통합된 구조를 갖고 있어 거래 데이터 수수료를 높게 부과하는 등 시장 남용을 야기하거나 하위 거래소의 담합을 유도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경쟁 촉진을 위해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외국인 투자 참여를 통한 양적 확대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3위 이하 사업자에 대해 시범 사업 기회를 우선적으로 부여하는 '비대칭적 규제'도 제안됐다. 또 다른 대안으로는 △주문전송업 활성화 △시장조성자 도입이 꼽혔다. 이는 최근 금융위가 국회에 제출한 디지털자산 2단계 법안과 맥을 같이하는 내용이다. 금융위는 거래소의 역할을 주식시장처럼 중개, 투자, 예탁보관 등 업을 다변화해 시장집중도를 분산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위와 공정위는 이 결과를 기반으로 1분기부터 공동 논의에 착수해 연내에 경쟁 촉진 개선 방안을 내놓겠다는 구상이다. 공정위는 두나무·네이버파이낸셜 기업결합 심사를 앞두고 있어 이번 연구 결과와 접목해 사업·자산 매각 등 시정조치를 내릴지도 주목된다. 실제 연구 보고서에는 특정 거래소와 스테이블코인 사이에 특수한 이해관계가 존재한다면 배타적 거래 및 최혜대우 등 수직 봉쇄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고 짚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 초기엔 오더북 공유가 허용됐고 자전거래 등을 통해 특정 업체들이 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다"며 "세제혜택, 정책지원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