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언박싱] 단맛을 산업으로 키운 회사, 모리나가

박순원 2026. 1. 18. 15:5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아이들 간식 정도로 여겨졌던 과자와 사탕을 산업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기업이 있다.

일본의 130년 제과 기업 모리나가의 이야기다.

모리나가는 1900년대에 접어들어 점차 제과 기업으로서의 체계를 갖춰가기 시작했다.

오리온이 1979년 국내 제과 기업 최초로 출시한 '밀크 캬라멜'도 모리나가와의 기술 제휴를 통해 개발됐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본 제과기업 모리나가의 캬라멜 제품. 오리온이 1979년 국내 제과 기업 최초로 출시한 ‘밀크 캬라멜’도 모리나가와의 기술 제휴를 통해 개발됐다. [모리나가 제공]

<14 모리나가>


아이들 간식 정도로 여겨졌던 과자와 사탕을 산업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기업이 있다. 상점에서 소량으로 판매하던 것을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고, 여러 유통망을 통해 널리 판매해 근대적 제과 비즈니스의 기틀을 완성했다. 일본의 130년 제과 기업 모리나가의 이야기다.

모리나가는 창업주 모리나가 다이치로가 1899년 도쿄의 한 2평 남짓 상점에 창업한 제과 회사다. 당시 일본에서 ‘제과’의 개념이 생소했던 시기, 그는 서양식 제과를 일본에 도입해 사업화를 시도했다.

그는 모리나가 창업에 앞서 1888년 23세의 나이로 미국에 건너가 현장에서 제과 기술을 익혔다. 영어 한마디 못하는 이방인이었으나 빵집과 제과점, 사탕공장을 옮겨 다니며 서양식 제과 제조 방식과 운영 구조를 처음으로 체득했다. 그는 1929년 자신의 자서전을 통해 “이 시기 일본인들에게 새로운 것을 맛보게 하고 싶다는 욕망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상점을 열고 제과 사업을 시작하긴 했지만, 제조부터 유통까지 모든 것을 직접 해결해야 했다. 당시 일본에는 제과 사업을 뒷받침하는 산업 기반이 없어 사업 여건이 열악했다.

원재료 수급도 문제였다. 당시 설탕, 코코아, 버터 등 핵심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업체가 없어 이를 직접 수입하며 공급망을 스스로 구축해야 했다. 그는 이런 제약 속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맛을 탐구했고, 일본 소비자에게 맞는 맛을 찾기 위한 반복 실험을 거듭했다. 이 결과 창업 후 2개월 만에 첫 주문을 받으며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모리나가는 1900년대에 접어들어 점차 제과 기업으로서의 체계를 갖춰가기 시작했다. 지속된 연구를 통해 새로운 맛을 탐구하고, 공장에서는 동일한 맛과 품질을 내는 제품을 생산했으며, 유통 단계에서는 생산된 제품을 안정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경로를 구축했다. 제품 관리 시스템도 이 시기에 정비됐다.

여기에 신문 광고와 포스터를 활용한 홍보도 더했다. 오늘날 소비재 기업이 기본으로 삼는 생산·유통·마케팅의 결합을 이 시기 선제적으로 도입한 것이다.

모리나가의 성장 속도는 1910년대 들어 특히 빨라졌다. 1915년 캬라멜을 시작으로 초콜릿(1918년), 코코아(1919년), 분유(1921년)에서 연이어 글로벌 히트 제품을 내며 판매 제품군을 넓혔다.

모리나가가 개발에 성공한 캬라멜(사진)은 이 회사의 정체성을 넓힌 상징으로도 평가받는다. 모리나가는 당시 캬라멜 제품 개발 과정에서 얻은 제품 표준화와 보관·유통 노하우를 축적했고, 이를 발판 삼아 유제품 등 위생과 안전이 민감한 식품 분야로도 사업 영역을 넓혔다. 오리온이 1979년 국내 제과 기업 최초로 출시한 ‘밀크 캬라멜’도 모리나가와의 기술 제휴를 통해 개발됐다. 모리나가는 일본 사회가 메이지유신 후 서양 신문물을 적극 받아들이던 시기, 이를 일본 소비자에게 맞는 상품으로 재정립했다. 단순 모방에 그치지 않고 제품 완성도를 한 단계 성장시켜 글로벌 수출 기업이 됐다.

일본은 지금도 정부 차원에서 모리나가의 기업가 정신과 산업사적 의미를 기록·보존하고 있다. 모리나가 다이치로가 1929년 쓴 ‘파이오니아의 발걸음’이라는 회고록은 일본에서 기업가 정신을 설명하는 자료로 쓰인다. 그렇게 이 브랜드는 일본에서 신산업이 형성되는 과정을 설명할 때 가장 첫 번째로 등장하는 이름이 됐다.

박순원 기자 ssun@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