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대·목포대 통합 ‘가결’…21표 차 찬성 속 절차 논란도

정성현 기자 2026. 1. 18.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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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 출범·국립의대 논의 탄력 등
김영록 "결과 환영, 집단지성의 승리"
국립목포대학교(사진 왼쪽)와 국립순천대학교 전경.

국립순천대학교 학생들이 국립목포대학교와의 대학 통합 여부를 묻는 재투표에서 찬성 결론을 내리면서 양 대학 통합 논의가 급물살 타게 됐다. 다만 투표 개시 직후 일부 표가 무효 처리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절차 신뢰를 둘러싼 논란도 확산하고 있다.

18일 순천대에 따르면 지난 16일 학생·대학원생 6328명을 대상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온라인투표시스템을 통해 대학 통합 찬반 재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 투표율 49.42%(3127명) 가운데 찬성 1574명(50.34%), 반대 1553명(49.66%)으로 통합안이 가결됐다. 찬반 격차는 21표에 불과했다.

이번 재투표 결과에 따라 순천대와 목포대는 2027년 통합을 목표로 본격적인 행정 절차에 착수할 전망이다. 향후 양 대학 통합은 국립대학 통폐합심사위원회 심사 등을 거쳐 교육부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전남도는 통합 논의가 가시화되면서 지역 숙원으로 꼽혀온 국립의과대학 신설에도 추진 동력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2027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은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논의가 진행 중이다.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는 최근 발표된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 보고서 등을 토대로 의과대학 정원 조정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수급추계위 결과를 반영해 다음 달 설 연휴 전까지 증원 규모를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의대 없는 지역 의대 신설' 기조가 확인되면서, 30여 년간 이어져 온 전남 국립의대 신설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재투표 가결 직후 환영 입장을 내고 "지역의 미래를 위한 대승적 결단"이라며 "통합대학 출범을 기반으로 국립의과대학 신설 논의가 진전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라고 평가했다.

반면 투표 절차를 둘러싼 논란은 쉽게 잦아들지 않고 있다. 투표 당일 순천대는 오전 9시 투표를 시작했으나, 담당 직원이 '찬반투표'가 아닌 '선호도 조사' 권한을 부여하는 오류가 발생하면서 투표 개시 직후 약 5~6분간 진행된 투표를 무효 처리했다. 순천대는 시스템 복구 이후 오전 10시부터 투표를 재개, 혼선을 이유로 종료 시각을 당초 오후 6시에서 오후 7시로 1시간 연장했다.

문제는 찬반 격차가 21표에 불과한 만큼, 첫 5~6분간 참여한 유권자 수와 표의 방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었다는 점이다. 순천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절차가 허술해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이어졌고, '3차 투표' 요구도 확산하고 있다.

재투표 자체를 둘러싼 대표성 논란도 남아 있다. 순천대는 지난달 23일 실시한 1차 투표에서 교수(56.12%)와 교직원·조교(80.07%)는 과반 찬성했으나, 학생 투표에서 60% 이상이 반대해 학교가 제시한 '3개 직역 모두 찬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통합 추진이 제동이 걸린 바 있다.

이후 학교 측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재투표 실시 여부를 묻는 설문을 진행했고, 이를 근거로 재투표를 결정했다. 다만 해당 설문에는 전체 재학생 6328명 중 630명(10%)만 참여해 대표성 논란이 제기됐다.

대학 통합이라는 중대 사안을 두고 찬반이 팽팽히 갈린 가운데, 절차적 잡음까지 더해지며 갈등이 완전히 봉합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향후 교육부 승인 절차와 통합 모델 설계 과정에서 구성원 신뢰 회복과 합의 기반 마련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순천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서동욱 전남도의원은 지난 17일 SNS를 통해 "대학 통합 추진 과정에서 적잖은 학생들과 지역민들이 느꼈을 상처와 소외의 감정 역시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며 "순천대의 역사와 이름, 지역과 함께 걸어온 시간을 교명과 대학 운영에 어떻게 담아낼 것인지까지 포함해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