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33년 커리어로 쓴 AI 사용법… "AI에게 묻지 말고 지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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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센스] "45세 이상 중장년층 절반이 AI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그들이야말로 AI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아날로그적 내공'을 가장 많이 쌓아둔 세대입니다."

김희연 전 LG디스플레이 전무가 1월 27일 출간한 신간 <리더는 AI에게 질문하지 않는다>는 도발적인 제목부터 눈길을 끈다. AI 시대에 '질문하지 말라'니, 이게 무슨 말일까.
김 작가는 단호하게 말한다. "많은 이들이 AI를 업그레이드된 검색창 정도로 쓰고 있습니다. '질문 잘하는 법'이 AI 사용법의 핵심처럼 여겨지죠. 하지만 그건 AI의 1%만 쓰는 겁니다."
33년 현장 경험이 만든 독창적 방법론
씨티은행 은행원에서 시작해 현대·노무라증권 IT 애널리스트를 거쳐 LG디스플레이 여성 최초·문과생 최초 CSO(최고전략책임자)까지 오른 그의 33년 커리어는 그 자체로 주목할 만하다. 금융·증권·IT·제조를 아우르는 경험을 바탕으로 'AI와 함께 나의 영역을 확장하는 법'을 이 책에 담았다.
"회사를 나온 후 혼자 일하려니 직원 없이 일하는 게 낯설었습니다. 그래서 AI를 적극적으로 써봤는데, 놀라운 발견을 했죠. AI마다 각각 다른 특성이 있더군요. 마치 성격이 다른 직원 세 명을 고용한 것 같았습니다."
책에서 그는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 퍼플렉시티 등 4대 AI의 성격을 MBTI에 대입해 분석한다. 리더가 자신과 가장 잘 맞는 'AI 팀원'을 고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AI 큐레이션'과 'AI 스토밍'의 힘
이 책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AI 큐레이션'과 'AI 스토밍'이라는 김 작가 고유의 방법론이다. 이는 대한민국 저작권위원회에 등록된 독창적 개념이기도 하다.
"AI 큐레이션은 서로 관계없어 보이는 것들을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입니다. 넷플릭스의 진짜 경쟁자가 다른 OTT가 아니라 '잠'이라는 관점처럼요."
AI 스토밍은 더욱 흥미롭다. 스티브 잡스, 워런 버핏, 피터 드러커, 소크라테스 등 인류 최고의 현자 4명을 회의실로 초대해 브레인스토밍하는 방법이다. "리더들은 혼자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에 자주 직면합니다. AI를 활용해 각 현자의 관점에서 문제를 재정의하고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AI 러시 시대, 진짜 승자는 아날로그 세대
시스코와 OECD의 조사에 따르면, 45세 이상 중장년층 절반 이상이 AI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김 작가는 이것이 개인뿐 아니라 조직 차원의 큰 손실이라고 지적한다.

"그들이야말로 AI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세대입니다. 아는 만큼 쓸 수 있는 도구이기 때문이죠. 역설적으로 기존의 정보와 지식을 많이 가진 아날로그 세대가 AI를 자유자재로 다루게 되는 순간, 최강의 전략 무기를 손에 넣게 됩니다."
그는 1848년 골드 러시의 교훈을 AI 시대에 적용한다. "당시 진짜 부를 쌓은 사람은 금을 캔 이들이 아니라 청바지와 곡괭이를 팔았던 사람들이었습니다. AI 러시 시대도 마찬가지입니다. 각자의 현장에서 AI를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사람이 진짜 주인공입니다."
질문이 아니라 지시하고 대화하라
책은 크게 2부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AI의 작동 원리와 프롬프트 설계, AI를 팀원처럼 활용하는 법까지 실용적인 사용법을 제시한다. 2부에서는 AI 시대에 필요한 기초 체력과 인재상을 탐구한다.
"미국에서는 프롬프트를 '설계 도구', '연출 대본'으로 여깁니다. AI에게 올바른 역할과 의도를 잘 부여하는 것이 핵심이죠. '질문'은 상대에게 정답을 기대하는 태도인 반면, '역할과 의도를 알려주는 것'은 답을 함께 찾아가는 파트너로 대하는 방식입니다."
그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상사의 모호한 지시를 받고 당황했던 경험을 떠올리라고 말한다. "유능한 팀장이 직원에게 업무를 설명하듯, AI에게도 육하원칙에 따라 맥락을 상세히 설정하세요. 구체적인 지시가 담긴 프롬프트를 넣는 순간, AI는 최고의 성과를 내는 팀원으로 변신합니다."
AI 시대, 진정한 인재란
김 작가는 AI 시대의 진정한 인재는 남들이 못 보는 문제를 보는 눈, 관점 전환의 힘, 도전과 실행의 용기를 갖춘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AI는 기존 데이터 패턴 분석에는 탁월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조해내지는 못합니다. 카메라가 발명됐을 때 화가들은 '실사를 그대로 재현할 수 없다면, 주관적인 이미지를 그리자'고 생각했고, 그래서 인상파가 탄생했습니다. AI가 세상 모든 지식을 습득해도 미래를 만들어가는 인간 마음은 아직 제대로 읽지 못합니다. 이 부분이 우리의 영역입니다."
<리더는 AI에게 질문하지 않는다>는 AI 전문가가 되기 위한 책이 아니라, 현장에서 쌓아올린 내공을 바탕으로 AI를 전략적 동료로 삼아 나와 조직의 가능성을 무한 확장시켜주는 실전 가이드북이다. AI 황금광 시대, 당신의 회의실에 스티브 잡스를 초대할 준비가 되었는가?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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