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하세요, 은퇴후 때깔이 달라집니다”…‘100만 유튜버’의 연금투자법 [김유신의 딥 머니 토크]
고시텔서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살던 삶
지독한 가난 벗으려 뒤늦게 대학 진학
증권사 입사 뒤 소액투자 상담 입소문
회사 사표낸 뒤 금융교육 뛰어 들어
강연 제안 참고차 올린 재테크 영상
코로나 때 주식투자 붐 일며 대박
◆ 4050 노후준비하기 ◆

직업을 가진다면 금융업에 종사하고 싶었다. 비슷한 가난을 겪은 이들에게 재무적으로 도움을 주고 싶은 꿈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런 꿈을 꾸던 청년은 증권사 PB 성과평가 1위를 기록한 뒤 회사를 나와 금융 콘텐츠로 구독자 100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운영자가 됐다. 주인공은 바로 박곰희다. 김유신의 ‘딥 머니 토크’는 ‘연금 전도사’ 박곰희를 만나 100세 시대 평범한 사람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노후 대비 투자법’에 대해 물었다.
A. 실속 있는 알짜 상품만 쏙쏙 골라 투자자들이 돈을 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빠꼼이(어떤 일에 환한 사람)’라는 단어를 자주 썼다. 이를 본명(박동호)과 결합해 ‘박곰희’라는 활동명을 만들게 됐다.
Q. 금융권으로 처음 진로를 정한 계기는?
A. 금융회사에 가겠다는 마음을 먹고 26살 늦은 나이에 대학에 갔다. 그전까지는 안 해본 일이 없다. 공장에서도 일하고, 각종 아르바이트도 하고. 사회 생활을 남들보다 일찍 시작해 보니 사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뼈저리게 느꼈다.
서울로 상경해 고시텔에 살며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삶이었다. 지독하게 가난했던 시절이었다. 돈에 대한 집착과 부족함이 주는 한이 깊었다. 부를 쌓고 싶었고, 나와 비슷하게 가난을 겪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 대학 진학을 결심할 때부터 증권사에 입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6살 늦은 나이에 경영학과에 진학한 것도 이 때문이다.
Q. 증권사에서는 PB로 커리어를 시작한건가.
A. 그렇다. 부를 쌓는 법을 빨리 배우고 싶었다. 그래서 부서 배치 당시에도 인사부에 ‘가장 돈이 많은 사람들이 고객으로 많은 지점에 배치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렇게 배치된 곳이 강남 테헤란지점이었다.
Q. 지점에서 어떤 걸 배웠나.
A.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하게 되는 현실을 배웠다. 고객들은 대부분 부유했고, 이들은 자산을 포트폴리오로 배분해 더 많은 부를 쌓아갔다. 하지만 내 주변 금융지식이 없는 지인들은 테마주에 몰두하며 한방을 노렸다. 이들은 결국 점점 더 가난해졌다.
회사 다닐 때는 정말 열심히 일했다. KPI(성과평가) 기준 사내 1등을 기록하기도 했다. 회사 내에서 인정받아 기뻤지만, 애초 많은 사람들을 재무적으로 돕고 싶다는 직업적 소명의식과 괴리가 발생하는 것 같아 아쉬움이 들었다.
Q. 타개 방법이 있었나.
A. 소액 투자자를 고객으로 많이 받기 시작했다. 당시엔 단 1명이 250억원을 내게 맡긴 고객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분들보다 소액 투자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분들에게 투자 상담을 하는 게 더 의미있다고 생각했다.
Q. 일반인들이 금융회사의 PB 서비스를 제공받기 쉽지 않은데.
A. 그래서 입소문이 났다. 소액만 맡겨도 상담 잘 해주는 PB가 있다고. 사실 유튜브에서 대중들을 상대로 언급하는 실용 투자법을 이때 전부 익혔다. 개인적으로도 배우는게 많았고, 더 절실한 분들께 재무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어서 즐거웠다.
Q. 회사 입장에서는 반기지 않았을 것 같다.
A. 보통 PB 1인 당 맡을 수 있는 고객 수를 100명 가량으로 본다. 내 고객은 당시 550명이 넘었다. 그럼에도 한명 한명 상담에 최선을 다했다.
Q. 회사와 갈등이 생겼을 것 같은데.
A. 4000만원을 들고 찾아온 고객이 있었다. 그 돈을 어떻게 운용하는게 좋을지 약 3시간을 상담했다. 상담을 마치자마자 관리자에게 불려갔다. ‘네가 관리할 자산가가 몇 명인데 그렇게 오랜 시간을 소액 투자자 상담에 쓰느냐’는 꾸짖음이었다. 그 순간 회사에서 내 역할은 여기까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A. 2017년 회사를 나왔다. 금융 교육으로 먹고살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문정동에 사무실도 야심차게 냈다. 전국에 강연을 할 수 있는 모든 곳에 제안서를 냈다. 그러나 한 군데서도 답이 오지 않았다.
Q. 실망이 컸겠다.
A. 제도권 금융회사 안에만 있다 보니 현실을 잘 몰랐던 것 같다. 답답한 마음에 한 백화점 문화센터에 “왜 강연 기회를 주지 않느냐”고 직접 물어보기도 했다. 돌아온 답은 “결국 다단계나 보험팔이 아니냐”며 핀잔을 들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아직 주식투자는 도박이라는 생각이 사람들 머릿속에 강하게 남아 있었다. 결국 사업이 쫄딱 망했다.
Q. 그 뒤엔 어떻게 했나.
A. 금융회사로 다시 돌아가기로 했다. 아직 PB로서 내 레코드가 살아있을 때 돌아가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었다. 회사로 가기 직전에 미국 월스트리트를 보고 오고 싶었다. 그래서 2주간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그런데 이 여행이 삶을 바꿨다.
Q. 어떻게 바꿨나.
A. 사실 강연 제안이 번번이 거절당하고, 유뷰트에 강연 영상을 약 30개 가량 올렸다. 유튜브를 하겠다는 생각은 아니었다. 사기꾼으로 보는 시선이 워낙 많아서 ‘이런 강연을 하겠다’고 직접 보여주려는 취지에 올렸다.
그런데 미국에 가 있는 동안 계속 구독자가 한명씩 늘어나는 알람이 왔다. 미국에 가기 전엔 30명이던 구독자가 2주 뒤에 300명으로 변해 있었다.
고민됐다. 다시 금융회사로 돌아가면 비슷한 삶을 살게 될 것 같았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금융교육으로 사업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영상을 찍어 올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2019년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다.
Q. 구독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계기가 있나.
A. 이듬해 코로나가 터지고, 동학개미운동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대 주식 투자의 시대가 열렸다. 그동안 채널에 올려둔 영상이 상당했다. 이 주식투자 붐을 타고 순식간에 구독자가 늘었다.
종종 유튜브로 성공하기 위해 영상을 미리 준비했냐는 질문을 받는다. 시기를 정말 잘 탔고,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Q. 영상을 제작할 때 구독자를 모으는 비법이 있나.
A. 전략적으로 접근한 건 없다. 썸네일도 자극적으로 만들지 않는다. 아직도 스스로를 ‘미디어 종사자’가 아니라 ‘금융인’이라고 생각한다. 자극적 영상으로 구독자를 늘리는 건 유튜버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금융 교육계의 ‘EBS’처럼 꾸준하게 필요한 지식을 전달하자는 방향성을 갖고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A. 현업에 있을 당시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됐다. 대기업에서 연금에 가입한 DC계좌들이 고객으로 들어왔고, 이 돈을 관리하게 됐다. 어느 날은 이 계좌들이 궁금해서 살펴봤다. 그런데 고객들이 1억원 이상 돈을 현금으로 그냥 들고만 있더라. 정작 500만원이 들어 있는 주식계좌는 하루에 10번씩 사고 파는데, 1억원이 들어 있는 연금 계좌는 그대로 현금으로 두고 있는 거다.
고개들에게 일일이 전화해 돈을 굴릴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오히려 보이스피싱인줄 알고 욕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본인 퇴직연금 계좌가 있는지도 모르는 고객도 있었다.
회사를 나오고 이런 현실을 바꾸고 싶었다. 퇴직연금을 사람들이 더 열심히 굴렸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 그래서 연금과 관련한 책도 쓰고, 영상도 많이 올리게 됐다.
Q. 연금은 돈을 불입하기 시작한 때에 따라 노후에 더 큰 격차를 만드는 것 같다.
A. 복리 효과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격차는 ‘투자’를 해야만 만들어진다. 투자를 하지 않으면 복리 효과는 발생하지 않는다. 투자 기간이 늘어날수록 복리의 힘은 더 커진다. 연금은 없는 돈으로 생각하고 ‘아묻따(묻지도 따지지도 않고)’로 매달 꾸준히 넣어야 한다.
Q. 결혼 등을 앞둔 20·30 세대는 부동산 가격이 너무 올라 이를 감수하려 하다보니 아무래도 주식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렵다. 이런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A. 냉정하게 이런 고민이 현 시점에도 유효한지 생각해봐야 한다. 현재 서울 집값은 20·30 세대가 감당하기엔 너무 가격이 많이 올랐다. 부동산은 입장료, 주식엔 수업료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입장료가 현재 너무 많이 오른 것이다. 마음속에 언젠가 내집 마련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면 더더욱 주식 투자를 해야만 한다.
Q. 국내에서도 코스피 지수가 5000을 바라보며 주식 투자 바람이 다시 불고 있다.
A. 맞다. 우리도 미국처럼 금융 투자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최근 월세를 선호하는 움직임도 이런 데서 비롯된다고 본다. 자산을 전세 보증금으로 묶어두는 것보다 월세를 살며 투자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 것이다.
정부도 주식시장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과거엔 부동산 가격을 떨어뜨리지 않는 게 정부 경제 정책의 최대 과제였다면, 요즘엔 주식 시장 부양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Q. 최근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개별주 상승세가 무섭다. 이런 상승 흐름에 타지 못한 투자자들은 FOMO(포모·자신만 좋은 기회를 놓칠까봐 전전긍긍하는 심리적 현상) 현상이 올 수 있어 보이는데.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A. 조심스럽지만 남들을 따라 사면 안 된다고 조언하고 싶다. 개별 종목을 선별해 투자하는 액티브 투자는 많은 고민과 공부가 필요하다. 단기 급등할 때 남들을 따라 사는 투자법은 성공하기 어렵다.
Q. 박곰희는 투자를 어떻게 하고 있나.
A. 패시브 투자는 이미 책에 소개한대로 포트폴리오(국내주식 30%, 해외주식 25%, 채권 20%, 배당주 10%, 달러 5%, 금 5%, 리츠 5%) 그대로 배분해 투자하고 있다. 과거엔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거의 최대한을 패시브 투자했지만, 수입이 늘어나며 세액공제를 넘어서는 금액은 개별 종목에 투자하는 ‘액티브’ 투자를 하고 있다.
액티브 투자 방법은 가치 투자다. ‘소문난 맛집’은 가치 투자자의 고려 대상이 아니다. 소외된 기업을 발굴해 투자하려고 애쓴다. 매주 가치투자 스터디를 통해 종목 발굴을 공부한다.
Q. 연금계좌는 보통 ETF 위주 투자를 하게 되는데 체크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A. 좋은 것 3개, 나쁜 것 3개를 모두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좋은 것 3개는 시총, 거래량, 수익률이다. 이건 높을수록 좋은 ETF라 볼 수 있다. 나쁜 것 3개는 괴리율과 추적오차, 보수다. 이런 점만 고려하면 괜찮은 ETF를 선별할 수 있다고 본다.
Q. 연금 계좌에서 손실이 발생할 때 대응책은.
A. 연금은 장기 투자다. 30년 뒤를 바라보고 투자를 한다. 그러므로 연금계좌 투자도 장기적 관점에서 해야 한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 S&P500 ETF다. 역사적으로 단기간 가격이 빠지더라도 장기 시계열상으로는 항상 회복해왔다. 결국 연금 계좌엔 상승률은 더뎌도 회복 가능한 자산을 편입시켜야 한다. 금과 채권 등을 섞은 포트폴리오가 특히 중요한 이유다.

A. 주식이 좋은지, 부동산이 좋은지 묻는 질문이 많다. 내 답은 ‘결국 모든 자산은 상승한다’ 라는 것이다. 큰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은 매년 발생하고, 자산가격은 꾸준히 상승할 수밖에 없다. 여유자금을 그냥 예금통장에 넣어두는 건 매년 자산 규모를 매년 줄이는 행위다.
다만 투자를 한다고 해도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유행에 따라 자산을 매년 옮기는 것이다. 만약 투자 대상을 정했다면 이를 우직하게 밀고 나가야 한다. 유행 따라 빈번하게 투자 대상을 바꾸면 오히려 상승기 수익은 경험하지 못하고, 하락기 손실만 볼 수 있다.
전 세계 상승률 1위였던 코스피도 투자자들로부터 외면 받던 때가 불과 얼마 전이었다. 가격이 상승하지 않는 기간에도 이를 우직하게 견디려면 자산에 대한 공부와 이를 통한 믿음이 있어야만 한다.
Q. 박곰희님도 그런 지루한 시간을 견뎠나.
A. 물론이다. 코스피가 2000대로 떨어졌을 때 힘들어하는 투자자들에게 한 말이 있다. “코스피가 3000으로 다시 오르면 투자자들은 다시 돌아온다. 그러니 기다리자.” 국장이 저평가됐다는 확신이 있었다. PER 기준으로도 분명 저렴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기술력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그런 확신이 지루한 기간을 견디게 해주는 힘이 됐다.
Q. 투자자가 지녀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조언한다면.
A. 만약 지금 투자가 쉽게 느껴지는 투자자가 있다면 그건 ‘뭔가 잘못됐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투자는 쉬울 수 없다. 돈은 쉽게 벌리지 않는다.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말처럼 ‘투자에서 얻은 돈은 고통의 산물’이다.
주식시장이 상당 기간 상승세를 보여왔지만, 언젠가는 어려운 시기가 도래할 수밖에 없다. 공부가 뒷받침되지 않은 투자자는 그런 하락장을 견디지 못하고 떠나게 된다. 훗날 다시 주식시장이 오른다고 하는 소식을 듣고 뒤늦게 참전하는 수순을 겪는다.
하락장을 견디기 위해서는 자산의 포트폴리오 배분이 중요하다. 지나친 편중은 수익의 극대화를 가져다줄 수 있지만, 하락장에서는 완전히 투자금을 잃게 만들 수 있다.

특히 ISA, 연금저축펀드, 퇴직연금을 아우르는 이른바 ‘연금 3층 석탑’ 전략을 바탕으로 절세 혜택과 복리 효과를 극대화하는 구체적인 포트폴리오를 제시한다. 변동성이 큰 장세에도 개인 투자자가 견고한 연금 요새를 구축해 흔들리지 않는 노후 대비를 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어떻게 자산을 배분하고 끝까지 살아남을 것인가’를 함께 고민하게 될 것이다. 단기적인 시세 차익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연금계좌에 장기 투자해 쪼들리지 않는 노후를 맞이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나침반인 셈이다. 은퇴 이후의 삶을 스스로 통제하고 준비된 미래를 맞이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박곰희의 연금부자수업’을 일독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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