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같은 괴물정권 또 나오면 어쩌나"

윤수현, 박서연 기자 2026. 1. 1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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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언론 자유 안녕하십니까] 이진동 뉴스버스 대표 인터뷰
김건희 인터뷰·고발사주·부산저축은행 의혹 보도에 尹 정부 탄압
"그때 징벌적 손배제 있었으면 소송 당했을 수도 있다"
"언론, 소송 당하는 것만으로도 타격… 소규모 언론 위축"
검찰 압수수색에 거리 두는 취재원들… "압수수색 불안감 상당"

[미디어오늘 윤수현, 박서연 기자]

▲이진동 뉴스버스 대표가 지난 7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박서연 기자

“내란 극복한 민주정부라서 괜찮다고? 이재명 정부 선의에 모든 것 맡길 순 없다.”

윤석열 정부 언론탄압에 맞서온 이진동 뉴스버스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허위·조작정보 근절법)이 언론 길들이기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윤석열 정부 때 이 법이 있었다면 검찰 수사에 이어 민사소송까지 당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는 지적이다.

이진동 대표는 법적 대응 능력이 부족한 소규모 매체나 1인 미디어가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에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치권이 소송을 제기한다면 이에 대응하는 것만으로도 업무가 마비될 수 있으며, 소송 제기 과정에서 명예훼손의 우려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권과의 법적 공방은 언론사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 검찰이 뉴스버스를 압수수색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취재원들이 이 대표를 멀리하기 시작했으며, 관련 보도가 이어지면서 뉴스버스 매체에 대한 비판적 보도가 이어졌다. 이 대표는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이 시행되는 7월 전까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7일 서울 마포구 인근 카페에서 이진동 대표를 만나 윤석열 정부 탄압의 실상, 그리고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에 대한 우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아래는 일문일답.

▲뉴스버스의 김건희 단독 인터뷰 기사 사진. 사진=뉴스버스 홈페이지 갈무리

- 윤석열 정부 언론탄압의 중심에 뉴스버스가 있었다. 윤 전 대통령 출마 당시부터 '김건희 쥴리 인터뷰'로 화제를 모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시점이 2021년 6월인데, 뉴스버스는 그 직전에 창간됐다. 신생 매체이기에 파급력 있는 기사가 필요했고 그래서 김건희씨 인터뷰를 모색했다. 당시를 생각해보면, 윤 전 대통령과 달리 김씨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 검증보도가 별로 없었다. 윤석열·김건희 결혼 한참 전인 2006년 조선일보 재직 때인데, 그 시절 김씨 모친 최은순씨의 '정대택 사건'(2003년 최은순 여사가 동업자 정대택씨의 수익금을 가로챘다는 의혹)을 취재한 적이 있었다. 이 사건에 김씨가 일정 부분 연루됐다는 의혹이 있는 것도 알았다. 이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취재기자가 전화를 했는데, 김씨가 먼저 '난 쥴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인터뷰 기사가 큰 화제를 불러왔다. 악연의 시작이라고 할까.”

- 당시 언론계에서 큰 화제가 됐는데, 윤 전 대통령 입장에선 뉴스버스를 부정적으로 볼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
“고춧가루를 뿌렸다고 생각했을 것도 같다. 윤 전 대통령이 출마 선언 다음 날인 2021년 6월30일 기사가 나갔는데, 대선 출마보다 김건희 인터뷰가 더 주목받았다. 그리고 그해 9월 윤석열 후보 측에 치명적인 고발사주 보도가 나갔고, 윤 전 대통령은 '정치공작을 하려면 인터넷 매체 뒤에 숨지 말라'며 우리의 보도를 정치공작으로 규정했다. 그해 10월 대검찰청의 부산저축은행 대장동 비리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윤 전 대통령이 대검 중수부 주임검사 시절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진행하면서 대장동 의혹을 수사하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수사 기록을 토대로 분석 기사를 썼는데, 공교롭게 경향신문도 같은 날 같은 주제로 보도했다. 뉴스버스에서 예민한 기사가 연달아 나오니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무한한 비판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대통령 후보가 언론을 적대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 당시에는 아무런 문제제기가 없었다. 검찰의 '윤석열 명예훼손' 혐의 수사는 2023년 9월이 돼서야 시작됐다.
“뉴스버스 기사만으론 대응할 수 없었던 게 아닐까. 기사 내용이 팩트였기 때문에. 우리 기사는 기록에 근거했고, 반론도 충실히 담았다. 그런데 2023년 9월, 갑자기 뉴스타파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사건이 터졌다. 그러면서 관련 보도를 한 언론사가 공격 대상이 됐다. 건수를 잡았으니, 이 기회에 싫어하는 언론을 일망타진해야겠다는 것이다. 특히 비판 보도를 이어온 뉴스버스가 괘씸했을 것 같다. 비상계엄 사태에서 봤듯, 윤 전 대통령은 여차하면 상황을 뒤엎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언론도 기회가 생기면 손을 볼 것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었고, 그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언론을 이용의 도구로만 본 것이다.”

- 자택·사무실 압수수색도 당했다.
“2023년 12월26일, 잊을 수 없다. 보통 법원은 연말·연초에 휴정하기에 안심하고 있었다. 2023년 10월 뉴스버스 기자가 압수수색을 당했고, 다음은 나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날 일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아침에 신문을 가지러 문 밖으로 나갔는데 한 남자가 '이진동씨냐'고 묻더라. 신문값 받으러 온 사람인 줄 알았는데, '맞다'고 하니 남성 7~8명이 우르르 몰려오더라. 순식간에 들이닥쳤다. 변호사를 부르기 위해 스마트폰을 만졌는데, 이걸 수사관이 보고 있었다. 나중에 포렌식할때 보니 검찰에서 내 스마트폰을 마음대로 열더라. 압수수색 당시 패턴을 본 것이다.”

▲ 2025년 6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1대 대통령 선거일인 3일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서초4동 제3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 압수수색의 여파가 컸을 것 같다.
“압수수색 이후 불안감이 상당하다. 검찰이 압수수색 범위와 관련 없는 정보를 저인망식으로 다 수집하기 때문이다. 실제 검찰은 내 스마트폰 전체 정보를 대검찰청 서버 '디넷'에 저장해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수사와 상관없는 정보가 별건으로 활용될 수 있는 것이다. 검찰이 내 정보를 어떻게 이용할 지 모르기에 위축될 수밖에 없다. 당시 취재원들도 한동안 나에게 연락을 못했다. 불안하기 때문이다. 취재원과의 관계, 나아가 언론사의 신뢰에도 타격이 있었다. 포렌식 참관을 위해 검찰청을 수시로 들락거리느라 업무를 못 한건 덤이다.”

- 당시 검찰은 뉴스버스 보도를 '허위·조작'으로 규정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뉴스버스 보도를 두고 '대선 개입·여론 조작'이라고 규정하고, 특수부 검사를 동원해 수사에 나섰다. 그런데 결론이 어떻게 났는가. 기소도 못 했다. 진실이 밝혀지지도 않은 사건에 대해 권력이 '허위·조작'이라고 딱지를 붙이고 수사에 나섰다. 허위·조작이라는 개념이 이렇게 무서운 거다. 이번에 도입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두고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이라고 이야기하는데, 허위·조작의 개념은 어디서 규정할 수 있는가. 현재 법규정은 굉장히 모호하다. 만약 윤석열 정부에서 이 법이 있었다고 가정해봐라. 모호한 기준으로 뉴스버스 보도를 허위·조작으로 규정할 수 있고, 만약 검찰이 기소했다면 이를 빌미로 징벌적 손해배상 소송까지 제기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고 해도 민사소송을 당하는 것 자체가 부담일 것 같다.
“우리 보도만 해도, 검찰은 일방적으로 '허위·조작'이라고 주장했고, 다른 언론은 검찰의 주장을 실시간으로 보도했다. 지금도 검찰의 주장을 받아 쓴 기사들이 많이 남아있다. 이처럼 권력과 싸우는 언론은 단순히 소송뿐 아니라 여론전에 직면해야 한다. '보도를 제대로 하면 될 일'이라고 쉽게 이야기할 게 아니다. 허위·조작정보 근절법까지 도입된다면 정치권력이 문제삼고 싶은 언론사를 더 몰아붙이기 쉬워질 것이다.”

▲이진동 뉴스버스 대표가 지난 7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박서연 기자

- 잘못된 언론보도로 인한 피해가 크기에 제재가 필요하다는 반론도 있다.
“부정하지 않겠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유포하는 유튜브 문제도 심각하고, 문제가 되는 허위·조작정보를 규제할 필요성도 있다. 하지만 취지가 좋더라도 결과는 달리 나타날 수 있다. 언론 보도 대상이 일반인인 경우는 거의 없다. 대다수 보도가 정치인 등 권력자.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이들은 정보통신망법을 전략적 봉쇄소송이라는 무기로 활용할 수 있다. 언론사는 소송이 제기되는 것만으로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대형언론은 사내 변호사도 있기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지만, 1인 미디어나 소규모 언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변호사를 선임하려면 비용 문제가 발생하고, 변호사 선임을 하지 않는다면 업무를 이어가지 못한다. 보도 내용이 진실이라고 하더라도 경제적 압박으로 타협하는 상황이 생길 수밖에 없다.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이 악용된다면 소규모 언론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 이번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보면 플랫폼 사업자가 허위·조작정보, 불법정보를 접수받을 경우 삭제·차단 등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다.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가장 큰 문제라고 본다. 만약 언론보도에 대한 신고가 접수됐다고 가정해보자. 언론은 공공성을, 플랫폼 사업자는 이익을 추구하는 곳인데 플랫폼 사업자가 언론 보도를 재단할 수 있는가. 그리고 신고자가 정부나 정치인이라고 한다면, 플랫폼 사업자가 누구 편을 들까. 법원 판결로 불법, 허위조작이 확정된 정보를 반복유통할 경우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최대 1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것도 의문이다. 방미통위는 정권에 따라 편향성을 보일 수 있다. 위원 구성에 있어서도 정치적 입김을 배제하기 힘들다.”

- 언론에 미칠 부작용이 큰데, 왜 이런 법을 추진했다고 보는가.
“본능이 아닐까. 언론과 권력은 긴장 관계 속에 있다. 특히 정치권력을 잡은 쪽에선 통제하고 싶은 욕구가 클 수밖에 없다. 독재 정부든, 민주화 이후 탄생한 정부든 마찬가지다. 물론 현재 여당은 '우리는 내란을 극복한 민주 정부이기에 나쁜 의도가 없다'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선의만 믿고 제도를 도입하는 게 맞는가. 이재명 정부 선의에 모든 것을 맡길 순 없다. 정부가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을 민주적으로 운영했다고 하더라도, 이 정부가 끝까지 갈 것이란 보장이 없다. 윤석열 같은 괴물 정권이 또다시 등장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이런 부분도 감안해 법안을 정교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서두른 경향이 있다. 악용 소지가 있어 우려스럽다.”

- 언론계 반발이 이어졌지만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오는 7월 법 시행을 앞두고 있다. 언론계는 무엇을 해야 하나.
“표현의 자유는 다른 사람들이 보장해주지 않는다. 언론인 스스로 지키고 싸워야 한다. 7월에 법이 시행되기에 늦었다고 생각할 순 있지만, 그 사이 문제점을 개정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플랫폼 사업자와 방미통위가 가지게 될 권한이 적절한지, 법안에 문제는 없는지 논의가 이뤄지도록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 정치권은 '판례가 쌓이면 자연스럽게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판례가 쌓이는 그 상당 기간 언론과 언론인들은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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