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국건 칼럼)윤 전 대통령 1심 선고 이후가 두려운 이유

최미화 기자 2026. 1. 1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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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과 그에 따른 조기 정권교체
혼란 단기간에 수습 통합 집권 세력의 몫
정권 출범 2년차, 갈라치기로 시작
송국건 정치평론가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5일 오후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여야 관계를 포함한 내부 분열을 우려하며 화합을 당부하는 메시지를 냈다. 중국·일본 순방에서 '애써 거둔 외교성과'가 있는데, 우리가 반목하면 물거품이 된다고 했다. 작은 차이를 넘어 국익 우선의 책임 정치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고도 역설했다.

바로 그 시각, 집권당은 '2차 종합특검법안'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했다. 3대 특검 활동이 끝나자마자 6·3 지방선거까지 다시 내란몰이를 하겠다는 것이냐고 야당이 반발한 그 법안이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즉각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하며 이 대통령과 민주당을 지목해 '배부른 강아지론'을 폈다. 장 대표는 "강아지도 어느 정도 배부르면 그만 먹는데 이 사람들은 배가 터지려고 해도 꾸역꾸역 멈출 줄을 모른다"라고 비판했다.

그 이튿날 이 대통령은 여야 정당 지도부를 청와대 상춘재로 초청해 오찬을 했다. 여기서도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자신이 앞장서겠다고 했다. 세상은 빨간색, 파란색, 오렌지색, 노란색 다양하게 있는데 대통령이 한쪽 색만 비추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런데 식사 자리에 빨간색(국민의힘 상징색)이 안 보인다고 했다. 장 대표는 국회에서 단식 중이었고 송언석 원내대표는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의 단독회담을 역제안하며 불참한 상태였다. 단식과 단독회담에 대한 이 대통령의 언급은 없었다.

대신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상춘재 오찬에 참석하기 직전 당 회의에서 장 대표를 향해 야유를 퍼부었다. '반성 없이 몽니를 부리는 단식 쇼' '단식투쟁이 아닌 단식투정'이라고 조롱했다.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협치의 파트너에 대한 최소한 예우도 없었다. 여권 내부 문제엔 '명청전쟁'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갈등 중인 대통령과 집권당 대표가 보수 진영에 대해선 철저히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문제는 이 대통령이 맡은 '굿 캅'은 말로서만 자신의 역할을 다할 뿐인데, 정 대표 역인 '베드 캅'은 실제로 보수 진영을 뒤흔든다는 점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마저 수사 대상이 될 2차 종합특검법 강행 처리가 대표적이다.

그 결과는 국론 통합이 아닌 분열을 초래할 위험이 있는데, 최근엔 진영을 넘어 지역 갈라치기 우려도 생기고 있다. 이 대목에선 여권 투톱이 호흡을 맞춘다. 이 대통령이 지침을 내리고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확정한 '대전-충남' '광주-전남' 통합특별시 지원 정책이 그렇다. 당정은 두 곳에 4년간 각 20조원씩, 모두 40조원을 주고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지위를 부여키로 했다. 두 곳보다 먼저 통합 논의를 시작한 '대구-경북'은 내부 논란으로 동력이 꺼졌으나 전폭적 지원 능력이 있는 정권의 시선을 받지 못한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

문재인 정권은 임기 중 위기에 처할 때면 여론 갈라치기로 탈출구를 찾았다. 한일 무역 갈등이 일어나자 '죽창가'를 울리며 반일과 친일 프레임을 설치했다. 대북 이슈가 생기면 친북과 반북으로 국민을 분류했다. 노사 분쟁엔 비정규직과 정규직, 전세 대란엔 임대인과 임차인, 의료분쟁엔 의사와 간호사를 갈라쳤다. 당장은 정권에 이득이 생겼는지 모르겠으나 그 후유증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재명 정권은 임기 초반부터 문재인 정권의 전철을 밟는다. 물론 12·3 비상계엄과 그에 따른 조기 정권교체란 예기치 못한 상황이 지금의 환경을 만들었다. 그러나 그 혼란을 단기간에 수습하고 통합으로 나가는 건 새 집권 세력의 몫임에도 정권 출범 2년차를 갈라치기로 시작했다. 지금은 별것 아닐지도 모른다. 사형 구형을 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2월 19일) 이후에 벌어질 일은 두렵기조차 하다. '2차 내란몰이 특검'이 그때를 대비한 포석이란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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