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꼬리가 아닌 몸통으로 스윙하라'

방민준 2026. 1. 17.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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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g the dog'.

몸통이 주도하면 스윙은 단단해지고, 손이 주도하면 스윙이 흔들린다.

몸통이 일하고 손이 따라오는 스윙은 손이 요란하지 않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스윙이 아니라 몸통이 꼬리를 이끄는 스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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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내용과 관련 없는 참고 사진입니다. 사진은 세계적인 골프선수 로리 맥길로이가 스윙을 하는 모습입니다.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하지 마십시오.)

 



 



[골프한국] 'Wag the dog'. '(꼬리로) 개를 흔들다'는 뜻으로 주객(主客)이 전도되었다는 의미다. 경제 분야에서 선물 매매(꼬리)가 현물 주식시장(몸통)을 뒤흔드는 현상을 설명하면서 등장했다.



 



몸통이 주체가 되어야 하는데 꼬리가 앞서 나선다면 뭔가 잘못된 것이다. 골프 역시 이 진리를 피할 수 없다. 



스윙의 본질은 언제나 큰 것에서 작은 것으로, 중심에서 말단으로 흘러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손과 손목, 클럽헤드라는 '꼬리'를 먼저 움직이려다 스윙의 질서를 무너뜨리곤 한다. 



 



물에 빠진 개가 몸에서 물기를 털어낼 때 개는 털 자체를 움직일 수 없다. 몸통의 흔들림이 털 끝까지 전달되어 물기를 털어낸다. 척추를 중심으로 허리가 회전하고, 그 회전이 골반과 허벅지를 타고 흐르며 피부까지 전달되어 물기가 털려 나간다. 꼬리가 몸통을 흔들 수 없지만 그 역순은 가능하다.



 



골프 스윙도 같다. 큰 근육이 리듬을 만들고 작은 근육은 그 리듬을 전달받는다. 몸통이 주도하면 스윙은 단단해지고, 손이 주도하면 스윙이 흔들린다. 몸의 중심이 말을 걸면 클럽은 대답하지만, 손이 먼저 소리치면 스윙은 불안해진다.



 



힘은 '세게'가 아니라 '크게'에서 나온다. 많은 골퍼들이 "더 멀리, 더 세게"를 외치며 손과 팔에 힘을 싣는다. 그러나 힘은 손끝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힘은 면적이 넓은 근육에서 시작해 점점 가늘어지며 응축되는 흐름이다. 허벅지와 둔근이 바닥을 누르고 골반이 회전하며 몸통이 길게 풀리고, 그제야 팔과 손은 자연스럽게 뒤따른다. 이 흐름이 완성되면 스윙은 '힘을 쓴다'가 아니라 '힘이 흘러간다'가 된다.



 



좋은 스윙은 '조용한 손'에서 태어난다. 몸통이 일하고 손이 따라오는 스윙은 손이 요란하지 않다. 팔은 부드럽고 손목은 과장되지 않으며 임팩트는 폭발이 아니라 집중된 순간이 된다.



반대로 손이 앞서면 스윙은 늘 바쁘다. 궤도도 타이밍도 흔들리며 몸은 뒤늦게 쫓아간다. 그 차이는 기술이 아닌 태도의 문제다.



 



스윙의 주인이 손인가, 몸인가? 골프는 '질서의 운동'이다. 단순히 공을 치는 기술이 아니라 몸의 위계를 바로 세우는 운동이다. 큰 것이 먼저 움직이고 작은 것이 그 뒤를 따른다. 중심이 방향을 결정하고 말단은 그 결정을 충실히 따른다.



이 질서가 바로 서면 스윙은 자연이 되고, 공은 억지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흘려보내는 것이 된다.



 



몸통이 깨어날 때 골프가 깨어난다. 골프에서 'Wag the dog'는 거꾸로 적용해야 한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스윙이 아니라 몸통이 꼬리를 이끄는 스윙이다. 허벅지와 둔근, 골반과 몸통이 스윙의 첫마디를 열고 팔과 손은 그 리듬 위에서 마지막 문장을 써 내려가야 한다. 그때 비로소 알게 된다. 비거리는 손에서 나오지 않고 질서에서 나온다는 것을.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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