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블랙 코미디로 끝난 2025년도 노벨평화상 소동
“노벨평화상 권위, 땅에 떨어졌다” 개탄
마차도, 베네수 대통령 되려고 로비했나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5년도 노벨평화상이 결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중에 들어갔다.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독재 정권과 싸우는 이들을 격려하려던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의 의도는 빛이 바래고 말았다. 트럼프가 마두로를 축출하고 노벨평화상을 손에 넣는 과정은 한 편의 블랙 코미디를 방불케 한다.

◆“노벨평화상 권위, 땅에 떨어졌다” 개탄
레이몬 요한센 전 오슬로 시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에서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고 중요한 상의 권위를 훼손한 짓”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앞으로 노벨평화상 반대 운동이 일어난다고 해도 할 말이 없게 됐다”고 탄식했다. 얀네 알랑 마틀라리 오슬로대 교수(정치학)는 언론 인터뷰에서 “상에 대한 존중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한심하고 무의미한 행동”이라고 마차도를 성토했다.
2025년 1월 두 번째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 트럼프는 첫 임기 때와 마찬가지로 노벨평화상 수상에 집착했다. 노르웨이 내각의 장관에게 전화해 올해(2025년) 노벨평화상 후보가 누구인지, 수상자 선정 기준이 무엇인지, 언제쯤 수상자가 최종 결정되는지 등을 꼬치꼬치 캐물은 것이 대표적이다. 해당 장관이 아무리 “노벨위원회는 노르웨이 정부와 무관한 기구”라고 설명해도 막무가내였다.

하지만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2025년 10월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트럼프 대신 마차도를 선정해 발표했다. 베네수엘라 야권 연합 지도자인 마차도가 마두로 독재 정권과의 투쟁에 앞장선 점을 업적으로 꼽았다. 그 직후 마차도는 트럼프에게 감사의 뜻을 표시헸다. 당시만 해도 노벨평화상을 놓고 막판까지 트럼프와 경합한 마차도가 승자의 자리에서 ‘패자’에게 예의를 갖춘 것 정도로 풀이됐다.

해가 바뀌어 지난 1월3일 트럼프는 미 육군 특수부대 델타포스를 베네수엘라 대통령 숙소에 침투시켜 마두로 부부를 전격 체포했다. 미국 뉴욕으로 압송된 마두로는 마약 밀매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자 마차도는 미국의 군사 작전이 베네수엘라 민주화에 크게 기여했다며 트럼프에게 찬사를 바쳤다. 이어 “내가 받은 노벨평화상을 트럼프 대통령과 나누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공동 수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됐는데,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수상자를 결정하는 것은 우리 위원회”라며 “상의 공유는 결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이를 두고 ‘베네수엘라 새 정부의 대통령 자리를 노리는 마차도가 트럼프의 환심을 사기 위해 한 행동’이란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와의 면담 후 취재진 앞에 선 마차도는 “아주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SNS를 통해 “마리아가 노벨평화상을 나에게 줬다”며 “상호 존중의 훌륭한 제스처”라고 고마움을 표시했을 뿐이다. 마차도를 베네수엘라의 차기 지도자로 지지한다는 취지의 언급은 전혀 하지 않았다. 트럼프와 미 행정부는 마두로 정권 밑에서 부통령 겸 석유부 장관을 지낸 델시 로드리게스(56) 현 임시 대통령을 베네수엘라의 새 대통령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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