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인천공항 자회사 노동자 투쟁… 모·자회사 갈등 이유는
4조2교대 합의, 경영난 이유로 불이행
불과 3시간 취침 등 체력 회복 어려워
뇌심혈관질환 등 교대근무 노동자 고통
“개편 완성될 때까지 투쟁 멈추지 않아”

“공공기관은 모범 사용자가 되어야 합니다. 공항은 확장하는데, 일할 사람이 늘어나지 않는 공항, 사람이 과로로 쓰러져도 눈 깜짝하지 않는 공항을 어느 누가 나라에서 운영하는 공항, 공공성이 보장된 국가기관이라고 생각하겠습니까.” (강성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
인천국제공항공사 자회사 노동자들의 투쟁이 지난해를 넘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전면 파업에 이어 같은 해 10월에는 노동조합 간부진들의 단식 투쟁까지 진행되며, 정치권도 이 사안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인천공항공사와 위수탁 계약을 맺은 자회사는 인천공항운영서비스, 인천공항시설관리, 인천국제공항보안 등 3곳입니다. 이들 자회사 노동자들은 공항 내 환경미화, 탑승교 관리, 안내데스크 운영, 보안 업무 등 공항 운영의 기본이 되는 일을 맡고 있습니다. 공항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위해 꼭 필요한 인력들입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에는 이들 자회사 소속 노동자 약 3천800명이 가입돼 있습니다. 노동조합은 장시간 근무와 야간노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근무체계(교대제)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습니다.
논란의 핵심은 ‘4조2교대 근무제’ 도입 여부입니다. 지난 2020년 인천공항공사 노사와 전문가들은 ‘임금 감소 없는 4조 2교대 근무체계 전환’에 합의했는데요. 자회사 체계로 전환된 뒤인 2022년에도 자회사 3곳과 노동조합은 같은 내용을 다시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자회사 사측은 경영난 등을 이유로 합의를 이행하지 않았고, 이 약속은 지금까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노동조합은 쟁의권을 확보한 뒤 파업 등 단체행동에 나섰습니다.

노조에 속한 자회사 노동자 870여명은 지난해 9월 추석 연휴 기간 전면 파업을 진행했습니다. 이어 정안석 노조 지부장을 비롯한 간부들은 지난해 10월 말부터 17일간 단식 투쟁까지 이어갔는데요.
노조가 요구하는 4조2교대는 주간 근무와 야간 근무 이후, 휴식이 보장되는 구조입니다. 반면 현재의 3조2교대는 ‘주간·주간·야간·야간·휴식·휴식’ 형태인데요. 이 과정에서 연속적인 야간 노동이 발생해 피로가 누적된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이 같은 문제는 조사 결과에서도 확인됐습니다. 한인임 정책연구소 이음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죽음의 공항을 멈추기 위한 해법 모색 토론회’에서 ‘인천공항 자회사 안전보건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2024년 진행된 실태조사에는 전기시설관리, 탑승교 관리, 환경미화, 보안 등 4개 직종 노동자 646명이 참여했습니다. 조사 결과, 3조2교대를 적용받는 노동자들은 야간 근무 이후 수면 시간이 평균 3시간에서 4시간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충분한 회복이 어렵다는 뜻입니다.

지난해 인천공항에서는 교대근무 노동자 4명이 뇌심혈관질환으로 쓰러졌습니다. 3월에는 연속 야간근무 이후 두통을 겪다 뇌출혈로 쓰러진 사례가 이틀 연속 발생했습니다. 9월에는 30대 노동자가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한 뇌전증 진단을 받았고, 12월에도 뇌혈전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한 노동자가 나왔습니다.
한 이사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교대근무자의 수면과 각성주기는 야간근무에 의해 심하게 장애를 받으며, 주간근무를 하는 한 주동안 충분히 회복되기 어렵다”며 “합의한 4조2교대가 지켜져야 근무자들의 노동강도 전반이 낮아질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근무체계 개선과 처우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불투명합니다. 현장에서는 또 다른 건강 악화 사례나 파업 등 집단행동이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정안석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장은 최근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천공항공사는 자회사를 부속품으로 취급하는 권위주의적 태도를 버리고,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를 보장하라”며 “인력충원과 교대제 개편이 완성될 때까지 투쟁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송윤지 기자 sso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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