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고객 할인이 통신사 ‘록인’ 심화시켜 시장 경쟁에 악영향”

정호준 기자(jeong.hojun@mk.co.kr) 2026. 1. 17.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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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통신사가 장기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할인 혜택이 이용자들의 통신사 '록인(lock-in)'을 심화시켜 오히려 시장 경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발간한 '국내 통신 장기가입 할인 제도 고찰' 보고서에서 염수현 연구위원은 "통신사가 충성 고객에 제공하는 장기 혜택이 오히려 이용자 후생을 저하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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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쟁책연구원 분석
통신사 전환 시 기간 초기화
전환비용 높아져 경쟁에 부정적
정상가격 올려 후생 저하 가능성
서울 시내 한 통신사 대리점 [사진 = 연합뉴스]
국내 통신사가 장기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할인 혜택이 이용자들의 통신사 ‘록인(lock-in)’을 심화시켜 오히려 시장 경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발간한 ‘국내 통신 장기가입 할인 제도 고찰’ 보고서에서 염수현 연구위원은 “통신사가 충성 고객에 제공하는 장기 혜택이 오히려 이용자 후생을 저하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장기가입 할인은 통신사가 일정 가입 연수를 초과한 충성 고객에게 매월 요금 할인 등의 추가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SK텔레콤은 가족 구성원의 가입 연수를 합산해 월 요금제의 최대 30%를 할인해주는 ‘T 끼리 온가족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요금제의 25%를 할인받는 선택 약정과 중복해서 적용받을 수 있어 할인 혜택이 크다.

보고서는 이같은 국내 통신사의 장기가입 할인 프로그램의 문제점으로 가입자 고착 효과를 꼽으며 “장기가입 할인을 받는 가입자 해지 시 미래의 장기적인 혜택 상실이 높은 전환비용으로 작용하므로, 가입자 고착 효과가 발생한다”라고 설명했다.

장기가입자의 경우 해지 시 미래의 기대할 수 있는 요금 할인을 포기해야 한다. 이에 따른 기회비용은 약정기간에 기반한 위약금보다도 더 큰 수준으로 타사로의 이동은 더 어려워진다.

통신사들도 이처럼 높은 할인을 적용받는 타사의 초장기 가입자를 유치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곧 사업자 간 경쟁 약화로 이어지게 된다.

가입 연수에 따라 월 요금 할인을 제공하는 통신사의 장기 고객 혜택. [출처 = SK텔레콤]
보고서는 또한 “장기가입 할인을 운영하는 통신사는 정상 요금을 장기가입자 할인 폭을 감안해 높게 책정한다”며 “경쟁사도 타사에 추월당하지 않으면서 비용을 상회하는 높은 가격을 책정하게 되는 완충지대가 생긴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국 통신시장은 지배적 사업자가 가격을 정하면 경쟁사가 유사하게 가격을 책정하는 구조다.

통신사에서 애초에 이같은 할인을 고려해 정상가격을 높게 책정한다면 오히려 완전경쟁가격 이상으로 균형 가격이 형성되고, 통신업계의 독과점적 이윤을 지속하게 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국내 통신사의 장기고객 혜택은 해외에서도 유사 사례를 찾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통신사도 고객 충성도를 구축하기 위해 로열티 프로그램을 운영하지만, 혜택을 제공하는 멤버십 중심이 대부분이다.

일본의 NTT 도코모가 가입 연수에 따라 매달 할인 또는 포인트 리워드를 제공하는데, 가장 높은 단계의 할인이 월 요금의 10% 수준이었다. 일본은 또한 2019년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으로 장기가입에 따른 혜택을 축소해 연간 혜택이 1개월 요금을 넘지 않도록 규제하고 있다.

염 연구위원은 “치열한 경쟁 과정에서 사업자들이 고객을 유지하기 위해 충성 할인이라는 창의적인 가격 전략을 구사하고, 이를 통해 이용자들이 더 낮은 가격을 적용받는다면 소비자 후생이 증진될 가능성이 있다”라면서도 “장기가입 할인 제도가 사업자 고착을 심화시키고 경쟁 구조를 왜곡한다면 전체적인 이용자 후생은 저하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은 지배적 사업자뿐 아니라 경쟁 사업자들도 장기가입 할인 및 혜택을 유지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면밀한 실태조사를 통해 국내 통신시장 경쟁과 이용자 후생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볼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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