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한 뒤 식당 못하겠다 생각했죠”…요리 정점에 선 남자, 걱정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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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도전의 부담감이 쌓여 있었어요. 제 최고점이었던 '마스터셰프 코리아 시즌2' 우승 후 13년이 지났는데, 그동안 노화로 몸과 머리가 쇠약해진 느낌이었거든요. '고인 물'이 된 것 같은 때에 우승을 한 건 조금 남달랐습니다."
"마셰프 때도 깨두부를 냈지만, 그땐 디저트였습니다. 젤라틴으로 굳힌 두부라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았어요. 주제가 나를 위한 요리였는데, 자기 점검 차원에서 선택했습니다. 노화 때문에 (그동안) 메뉴를 만들 때 힘든 작업을 많이 제외했어요. 몸 상태에 맞춰 타협했던 것이죠. 이번엔 '나, 더 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많이 저어야 하는 깨두부를 선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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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의 높은 기대감에 부담
식당 오픈 계획은 현재 없어
“일단 칼은 놓지 않을 생각”
요리계 위해 다 태워달라는
제작진 권유에 재도전 응해

최근 종영한 넷플릭스 요리 경연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2’에서 우승을 차지한 최강록 셰프가 16일 오전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즌1에 이어 다시 도전해 우승을 거머쥔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그는 “많은 분이 (우승이라는) 한 자리에 올라가고 싶어하는데, ‘빨리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란 부담이 컸다”면서도 “초반부터 떨어지지 말고 팀전은 반드시 이긴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결과적으로 잘돼서 기분이 좋다”고 담담히 말했다.
2013년 ‘마셰프2’에서 조림 요리를 앞세워 우승한 최 셰프는 ‘미스터 조림왕’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어수룩한 모습 대비 걸출한 요리 실력으로 컬트적 인기를 끌었다. 2024년 ‘흑백요리사 시즌1’에도 출연해 고배를 마셨지만, “나야, 들기름” 등 어수룩한 그가 남긴 재치 있는 어록이 ‘밈’으로 회자되며 숱한 화제를 낳았다. 방영 후 인기를 한 몸에 끌던 시점에서 그동안 운영하던 오마카세 일식 주점 ‘식당 네오’를 돌연 폐업하면서 ‘물 들어올 때 노 버리는 남자’란 별칭을 얻기도 했다.
최 셰프가 다시 흑백요리사에 도전한 것은 제작진의 설득 때문이었다. 시즌1 당시 ‘요리계를 위한 불쏘시개’가 돼달라고 요청했던 제작진은 이번엔 그에게 “완전연소해달라”는 대담한 요구를 했다. 평소 만화를 좋아했던 그는 ‘완전연소’란 말을 곱씹으며 도전장을 다시 냈다. “고민이 많았습니다. 곧 나이가 50인 시점에서 뭘 할 수 있을까. 그런 고민을 했는데, 결국 완전연소에 꽂혔습니다. 다 태워버리자. 어디까지 갈지 알 순 없지만.”
출연을 이끈 완전연소란 말은 최 셰프가 맞닥뜨린 결승전에서 현실이 됐다. 그는 ‘나를 위한 요리’라는 미션 아래 흑수저 셰프 ‘요리괴물(이하성 셰프)’과 치른 결승에서 특기인 조림 요리를 버리고 ‘깨두부를 넣은 국물 요리’로 승부했다. 참깨 페이스트를 전분에 섞어 오랫동안 저어야 하는 고된 노동이 뒤따랐다.
“마셰프 때도 깨두부를 냈지만, 그땐 디저트였습니다. 젤라틴으로 굳힌 두부라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았어요. 주제가 나를 위한 요리였는데, 자기 점검 차원에서 선택했습니다. 노화 때문에 (그동안) 메뉴를 만들 때 힘든 작업을 많이 제외했어요. 몸 상태에 맞춰 타협했던 것이죠. 이번엔 ‘나, 더 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많이 저어야 하는 깨두부를 선택했습니다.”
우승을 거머쥐며 상금 ‘3억원’과 함께 대중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더없이 조심스러운 태도였다. “우승하고 나서 바로 생각했어요. 식당은 못 하겠구나. 바로 하면 안 될 것 같아요. 너무 많은 기대감은 충족시킬 방법이 없을 것 같아서요. 일단 칼을 놓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혹시 나중에 여유가 되면 국숫집을 하나 하면서 늙어가는 게 내 꿈이에요. 거기에 (상금을) 보태 쓸 생각입니다.”
당장 계획은 없어도 셰프로서 지향점은 있지 않을까. 그에게 최종 목표를 물었다. 여전히 어수룩하고 조심스러웠지만 답변의 결은 분명했다. “요리사는 주방에 혼자 있으면 초라해요. 저는 초라한 상황이 많았어서 (요리사라는) 직업을 견뎌내는 데 썼던 단어가 있습니다. ‘예술가’라고 하자. 시간과 귀찮음이 만들어낸 예술이 음식이라고 생각해요. 견딜 수 있는 힘으로 되새김질했던 예술이라는 말을 지킬 수 있는 직업인으로서의 요리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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