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방어논리 안 통했다... 최대 쟁점 '체포 방해' 등 대부분 유죄

장수현 2026. 1. 17.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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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체포 방해' 혐의 1심 선고]
크게 5개 혐의 대부분 유죄 판결
"사적 이익 위해 경호처 사병화"
"국무위원 전원 소집 필요성 커"
허위 공보·허위공문서행사는 무죄
편집자주
초유의 '3대 특검'이 규명한 사실이 법정으로 향했다. 조은석·민중기·이명현 특별검사팀이 밝힌 진상은 이제 재판정에서 증거와 공방으로 검증된다. 진상 규명과 책임 추궁을 위한 여정을 차분히 기록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 백대현 부장판사가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특수공무집행방해, 범인도피교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 사건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백대현)는 16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며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체포 방해나 비화폰 기록 삭제 지시 등 내란 특별검사팀이 제기한 공소 사실을 대부분 유죄로 판단하며 내린 결론이다. 대변인을 통한 외신 허위 공보 등 무죄는 극히 일부분이었다.


공수처 수사 전반 '문제없다' 판단

지난해 1월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사, 수사관과 경찰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접근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재판부가 이날 윤 전 대통령의 기소 혐의 중 유죄로 판단한 부분은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사후 계엄선포문 작성·폐기(허위공문서 작성,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공용서류손상) △비화폰 통화기록 삭제 지시(대통령경호법 위반 교사) △공수처 체포영장 집행 방해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범인도피 교사) 등이다.

먼저 재판부는 재판 최대 쟁점이었던 '공수처 체포 방해'를 전부 유죄로 판결했다. 공수처의 수사 및 체포영장 집행을 모두 적법한 절차였다고 본 것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 서울서부지법의 체포·수색 영장 발부, 영장에 기재되지 않은 장소에서의 수색 등을 '불법' 또는 '위법하고 부당한 업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전부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영장 집행을 거부했던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의 조치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특검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형사소송법 110조에 따라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한남동 관저에 대한 압수수색은 책임자(경호처장)의 승낙 하에 이뤄져야 한다는 논리를 재판 기간에 내세웠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의자(윤 전 대통령)을 체포하기 위한 수색의 경우 해당 조항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또한 윤 전 대통령을 내란 등 혐의로 체포하는 것이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승낙 없이 영장을 집행한 것은 적법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를 근거로 윤 전 대통령의 체포 방해를 "공권력을 무력화시킨 행위"라고 질타했다. 이어 "차벽을 설치하고 경호처 인력을 동원해 물리적으로 저지한 것은 대통령의 막강한 영향력을 남용한 것"으로"사적 이익을 위해 국가에 충성해야 할 경호처를 자신의 안위를 위해 사병화했다"고 지적했다.


"국무회의 통지 못 받은 7명 심의권 침해"

윤석열 전 대통령 혐의별 양측 주장과 재판부 판단. 그래픽=이지원 기자

비상계엄 선포 과정과 사후 수습 절차에서의 불법성도 인정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전 일부 국무위원에게만 소집 통지를 해 통지를 받지 못한 이주호 전 교육부 장관 등 7명의 심의권을 침해했다고 봤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비상상황에서의 대통령의 재량'을 강조했지만, 재판부는 '일부 소집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로 긴급한 상황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더불어국가긴급권을 행사하려면 "오남용에 따른 폐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국무위원 모두에게 소집을 통지할 필요성은 더욱 크다"고 꼬집었다.


'허위 공보 지시' 혐의 무죄... 계엄 불법성 언급 없어

윤석열 전 대통령이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사건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해 피고인석에 앉아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재판부는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작성한 사후 계엄선포문에 대해선 '허위공문서'에 해당한다고 명확히 밝혔다. 문건은 2024년 12월 6일에 작성됐고, 그 다음 날에야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서명을 받았는데 마치 12월 3일 작성돼 서명이 이뤄진 것처럼 기재됐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이 이 문건의 폐기를 승인한 행위는 자연스레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공용서류손상죄로 인정됐다. 다만 문서가 폐기되기 전 외부에 공고되는 등 '행사'가 이뤄지지는 않아 허위공문서행사죄는 무죄가 됐다.

"합헌적 틀 안에서 행동했다"는 내용의 PG(프레스가이드)를 외신 대변인에게 전파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무죄였다. PG 내용의 허위 여부를 가리기에 앞서 비상계엄의 불법성부터 재판부가 결론내릴 것이란 예상이 일부 있었지만, 명확한 판단이 내려지진 않았다. 재판부는 대변인에게 PG 내용의 허위 여부까지 판단할 권한 또는 의무가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가 이날 무죄로 판단한 혐의는 이 둘이 전부였다. 윤 전 대통령이 경호처에 군 사령관들이 사용하는 비화폰 기록을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는 유죄로 인정됐다.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이서현 기자 he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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