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몰이’ 반발에도…‘재탕 특검법’ 일방 처리

위문희.오소영 2026. 1. 17.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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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종합특검법’ 통과
3대 특검(김건희·내란·순직해병)의 후속인 ‘2차 종합특검법’이 1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민의힘이 “지방선거용 내란 몰이”라며 반발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2차 특검법을 새해 1호 당론법안으로 내세워 처리를 밀어붙였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민주당이 발의한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농단 행위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가결했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이 불참한 가운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범여권 주도로 찬성 172표, 반대 2표로 가결됐다.

3대 특검 수사 과정에서 미진했거나 새롭게 드러난 의혹을 수사하겠다는 민주당의 의지에 따른 2차 특검법은 전날 본회의에 상정됐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전날 오후 3시40분쯤부터 19시간가량 법안 통과를 막기 위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돌입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24시간 뒤 필리버스터 강제 종료를 의결한 뒤 2차 특검법을 통과시켰다. 지난해 12월 28일 3대 특검의 수사가 모두 종료된 지 19일 만이다.

이번 특검법은 ‘노상원 수첩’ 관련 의혹 등 총 17가지 사안을 수사 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선 내란 혐의에 더해 ‘외환·군사 반란’ 혐의가 추가됐다. 비상계엄 선포를 위해 무장헬기의 북방한계선(NLL) 위협 비행 등으로 북한의 공격을 유도하고 전쟁 또는 무력 충돌을 야기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그러나 내란 수사 경우 사건의 정점인 윤 전 대통령이 지난 13일 사형을 구형받고 사법부 판단을 기다리는 상황에서 자칫 ‘재탕’ 수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퇴임 전 국회에서 ‘국회의 입법사항’이라면서도 “다만 3대 특검의 연장적 성격이 있어 이례적 성격이 있고, 절차적 시빗거리를 없애기 위해 내용을 꼼꼼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 일이 있다. 또 국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가 비상계엄에 동조했거나 후속 조치를 지시·수행한 혐의가 있는지 수사하도록 한 게, 사실상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등 야권 단체장을 표적으로 삼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박 시장은 이날 SNS에 “신공안 통치를 하려는 것이냐”고 반발했다.

그래픽=남미가 기자


지자체 계엄 동조 혐의도 수사…야당 단체장 노리나
수사 기간이나 인력도 대규모라 논란이다. 수사 인력은 최대 251명으로 파견 검사 수는 30명에서 15명으로 줄었지만, 특별수사관은 50명에서 100명으로, 파견 공무원은 70명에서 130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기존 3대 특검 중 내란 특검(최대 267명)과 비슷하고 김건희 특검(최대 205명)보다는 큰 ‘매머드급 특검’이다. 민주당은 당초 수사대상 14개, 수사인력 최대 156명으로 꾸리려 했으나, 당내 강경파들이 포진한 법사위 심의 과정에서 규모가 더 커졌다. 수사 기간은 최장 170일간으로 이달 내 출범하면 130여 일 앞으로 다가온 6·3 지방선거 기간 내내 수사가 이어지게 된다.

이에 따라 예산 투입도 상당하게 됐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이미 3대 특검에 들어가는 비용만 508억원으로 추산했다. 향후 공소유지 절차 등을 고려하면 비용은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2차 특검법까지 가동될 경우 추가로 154억원이 소요될 것이라는 게 국회 예산정책처 분석이다.

민주당은 계속 밀고 나갈 태세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2차 특검으로 내란 잔재를 뿌리 뽑겠다”면서 “통일교·신천지 특검도 조속히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장동혁 국회의힘 대표가 단식하며 요구 중인 민주당 ‘공천 헌금’ 의혹 특검에 대해선 침묵했다.

민주당이 이날 의석수를 앞세워 2차 특검법을 강행처리하자 국민의힘은 “재탕·삼탕 특검 남발에 국민이 공감할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특검법 통과 직후 논평에서 “민주당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내란몰이라는 정치적 공세를 위해 신속한 특검을 외치면서도, 정작 국민적 의혹이 집중된 ‘통일교 게이트와 공천 헌금 의혹’에 대해선 철저히 침묵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이런 이중적 태도는 특검의 취지를 훼손할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스스로 갉아먹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해외출장 중인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페이스북에서 2차 종합특검을 수사·기소권을 다 가진 ‘민주당 전용 특수부’에 빗대는 글을 올렸다. 그는 “3대 특검이 지금 대한민국의 정치 관련 사건을 다뤘는데 그것을 종합해서 하는 특검이라면 특수부와 무엇이 그렇게 다른가”라며 “과거의 검찰을 지적하면서 한층 힘주어 비판하던 특수부를 그냥 법으로 뚝딱 만들어낸 것이다. 특수부 싫다면서 민주당 전용 특수부 하나 만드는 건 괜찮은 건가”라고 물었다.

한편 이날 이준석 대표 대신 청와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6개 정당 대표와의 오찬에 참석한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이 대통령에게 “2차 특검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달라”고 했지만 이 대통령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위문희·오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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