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계엄 첫 선고…‘체포방해’ 1심 5년형
계엄 선포 409일 만의 첫 선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는 16일 체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윤 전 대통령 관련 재판 중 첫 1심 선고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 선고는 다음 달 19일 이뤄질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이 이날 선고 공판이 끝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뉴스1]](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17/joongangsunday/20260117020040654iccy.jpg)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백대현 부장판사)는 이날 특수공무집행방해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앞서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지난해 12월 26일 결심공판에서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범행에 관해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전혀 보이고 있지 않다”며 “대통령이었던 피고인의 범행으로 훼손된 법치주의를 바로 세울 필요성이 있는 점 등을 더해볼 때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윤 전 대통령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했다. 우선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1월 3일과 15일 경호처를 동원해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고 경호처 직원들의 비화폰 내역을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일신의 안위와 사적인 이익을 위해 대한민국에 충성하는 경호처 소속 공무원들을 사실상 사병화했다”고 지적하면서다.
또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해 국무위원들의 심의·의결권을 침해하고 사후에 공문서를 위조해 정식 국무회의를 개최한 것처럼 꾸민 점도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허위 사실이 담긴 정부 입장을 외신에 전파하도록 지시한 혐의는 무죄라고 봤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날 “수사기관의 수사는 형사상 소추를 전제하는 것이 아니다”며 공수처가 현직 대통령의 직권남용 혐의를 기소와 관계없이 수사할 수 있다고 봤다. 아울러 공수처법상 ‘관련 범죄’로 내란죄를 수사하는 것도 합법이라고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재판을 마친 직후 “이번 판결은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 행사와 형사 책임의 경계를 지나치게 단순화한 결정”이라며 즉각 항소 의사를 밝혔다. 조은석 내란 특검팀은 “판결문을 분석해 법원의 양형 및 일부 무죄 사유를 정밀하게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재판부, 공수처 수사권 인정
![서울중앙지법은 16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 방해 등의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사진은 이날 법원 앞에서 시위하는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 [뉴스1]](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17/joongangsunday/20260117020043317mksn.jpg)
재판부는 이날 선고에서 특검 측 주장을 대체로 받아들였다. 무엇보다 특검팀이 가장 무거운 형(징역 5년)을 구형한 공수처 체포방해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체포를 위한 공수처의 대통령 관저 진입이 적법하다고 봤다. 대통령 관저는 책임자의 승낙 없이는 압수 또는 수색할 수 없는 ‘군사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형사소송법 110조)라는 윤 전 대통령 측 주장을 부인한 것이다.
재판부는 “물건의 발견을 목적으로 하는 수색의 경우에는 이 조항에 따라 책임자의 승낙 없이는 수색할 수 없지만, 체포와 같이 사람에 대한 강제 처분의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했다. 또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의 주장처럼 해석하더라도 해당 조항에는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승낙을 거부하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다는 점도 근거로 삼았다.
재판부는 “국회에서 탄핵소추가 의결돼 대통령으로서 권한 행사가 정지돼 있던 윤 전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체포하는 게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며 “경호처장은 영장 집행을 승낙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경호처 직원들에게 비화폰 기록을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내란죄로 기소된 피고인의 사적 이익을 위해 지시가 이뤄졌고, 이는 수사기관의 수사 공무를 방해하는 것”이라며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일부 위원만 소집한 점도 국무위원들의 심의·의결권 침해라고 봤다. 비상계엄 선포를 위한 국무회의는 달리 봐야 한다는 윤 전 대통령 측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이 긴급성을 주장한 ‘국정원 선거 시스템 부정선거 의혹 해소’ 등에 대해서도 “국무위원 전원을 소집하지 못한 것을 정당화할 정도로 긴급한 상황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오히려 비상계엄은 다양한 분야에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으므로 국가긴급권 행사의 오·남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국무위원 모두를 소집할 필요성은 더욱 크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히 “피고인은 대통령으로서 누구보다 헌법을 준수하고 관련 법질서를 준수할 의무가 있는데도 도리어 대통령의 독단과 권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규정한 절차적 요건을 경시하는 태도를 보였으므로 이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사후 비상계엄 선포문을 허위 작성하고 이를 훼손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 등)도 유죄로 결론을 내렸다. 재판부는 “12월 7일 서명이 이뤄졌는데도 내용은 마치 12월 3일 작성된 것처럼 기재돼 있다.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허위의 공문서에 해당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다만 “허위공문서 작성 등 범행의 경우 적극적으로 범행을 주도했다고는 보기 어렵고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선고는 법원이 방송사의 중계 신청을 허가함에 따라 TV 등으로 생중계됐다. 전직 대통령 재판 생중계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사건에 이어 세 번째다.
최서인·김보름·석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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