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해풍법 하위법령, 기업에게 특혜 주는 법”

기후에너지환경부(기후부)와 한국풍력산업협회가'해상풍력 보급 촉진 및 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해상풍력법)' 3월 시행을 앞두고 하위법령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14일 열었다. 기후부는 작년 12월 해상풍력법 하위법령을 입법예고했다.
이와 관련, 녹색연합이 14일 성명서를 내고 해풍법 하위법령(안)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이들은 하위법령(안)에 대해 "환경영향평가법과 해양이용평가법(이하 환경성 평가)을 완전히 무력화하는 법령"이라고 주장했다.
녹색연합이 문제 삼은 것은 시행령 32조 4항이다. 녹색연합은 해당 내용이 "사업 부지가 확정되지 않은 단계(예비지구)에서 진행된 정부의 예비 환경조사 내용으로, 사업자가 발전지구에서 진행해야 할 정밀 환경성 평가를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환경성 평가를 통해 구체적인 영향권을 설정해 생태계 파괴 최소화 방안 등을 마련하지 않겠다는 것이며, 환경성 평가의 두 기둥인 해양이용영향평가법과 환경영향평가법을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사업자들이 해당 활동을 통해 경제적으로 큰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데, 사업자가 마땅히 해야 할 정밀 환경성 조사를 생략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오염자 부담 원칙을 무력화하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발생시키는 해양과 육상 환경 파괴 최소화 의무를 면제해 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해풍법 아닌 해상풍력 기업 특혜법"이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설계 계획 변경 시 환경성 평가 특례 조항(시행령 34조)에서 실시설계 변경의 범위를 30%까지 허용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녹색연합은 "30% 미만인 경우 환경성 평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면서 "생태적으로 민감한 지역을 빼고 환경성 평가를 받는 일명 '쪼개기 환경성 평가' 길을 열어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기후부는 예비지구 환경성 조사에서 상위 계획 검토와 철새 오리과(Anatidae, 청둥오리 등) 등을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조류의 경우 해양성 조류만을 조사하도록 하고 있다. 이 조항에 대해서는 "정부의 생물다양성 철학이 부재한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녹색연합은 지적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환경성 평가가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고 생물다양성을 확보하는 핵심 정책'이라고 전제하면서 정부가 "누더기도 남기지 않은 채 없애버린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후부 "질서 있고 예측 가능한 해상풍력 보급 체계 마련"
한편, 기후부와 한국풍력산업협회는 14일 해상풍력법 하위법령(안) 공청회를 열었다.
당시 기후부는 이 법에 대해 "해상풍력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해 온 입지 발굴, 주민 갈등, 인허가 지연 등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풍황, 환경, 어업, 해상교통, 군 작전 영향 등 다양한 요소를 사전에 검토한 '계획입지'를 지정하고, 해당 입지 내에서 사업자를 선정하는 정부 주도형 계획입지 제도를 도입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차관은 "이번 공청회는 해상풍력법의 취지를 현장에서 제대로 구현하기 위한 중요한 과정"이라며 "지자체, 지역 주민, 어업인, 산업계 등 다양한 목소리를 충실히 반영해 질서 있고 예측 가능한 해상풍력 보급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공청회 이후 하위법령(안)을 확정해 해상풍력법 공포 후 1년이 경과하는 시점인 올해 3월 26일에 맞춰 법이 원활히 시행될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