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둘을 자전거에 태우고 다닌다고?"···이토록 안전한 도시의 비결
이동 점유율 34%…자동차 보유 4명 중 한 명
'자동차 의존' 폐해 인식 후 과감한 정책 뒷받침
車보다 우선 인프라·교통규칙…시민들도 "편해"


34%대 2%.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과 광주의 차이를 보여주는 수치다. 시민들의 일상 이동에서 자전거가 차지하는 비중이다. 암스테르담은 '자전거의 천국'으로 불린다. 반면 광주는 인구 2명당 자동차 1대를 보유한 도시다. 암스테르담이 인구 4명당 1대 수준인 것과 대조적이다.

◆車 대신 자전거가 채운 도심

역 주변으로 가자 자전거 도시의 비결이 드러났다. 단절 없이 넓게 확보된 자전거 전용도로는 말할 것도 없고 전용 신호등을 통해 멈추지 않고 이동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자전거 앞에 달린 유아용 좌석에 아이 둘을 앉히고 이동하는 부모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한국에서였다면 아이를 위험에 빠뜨린다며 비난받을지도 모르는 행동이었다.

◆이동 점유율 34%…도심은 70% 육박
암스테르담시 통계에 따르면, 2022년 이동 통계에서 자전거(34%) 점유율이 가장 높았다. 그다음으로는 도보(30%)와 자동차(21%), 대중교통(11%)을 주로 이용했다. 특히 도심일수록 자전거 이용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암스테르담 도심권은 자전거 이동 비중이 62%에 달했다. 특히 센트룸(Centrum)의 경우 70%에 육박했다. 센트룸에서 자동차와 대중교통은 각각 16%, 14%에 불과했다. 도심과 거리가 먼 외곽지역의 경우에도 자전거가 차지하는 비중은 38%였다.
암스테르담에서는 택시·승용차·지하철보다 먼저 떠오르는 일상 이동수단이 자전거인 셈이다. 갈수록 자전거가 이동수단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높아지고 있다. 1990년대 말에는 4명 중 1건에 불과했다는 게 암스테르담시의 설명이다. 실제 2023년 평일 기준 암스테르담에서 자전거 이동은 63만 건인데, 이는 2021년 조사(55만9천 건)보다 늘었다.
이는 네덜란드 정부와 암스테르담 지방정부의 '친환경' 정책 흐름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시민들의 자전거 이용 만족도가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암스테르담시가 2023년 지역 자전거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점 만점에 평균 7.3점(정성평가)을 줬다. 전기 자전거가 늘고 있다는 점도 '자전거 이용'을 늘리는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암스테르담에서 전기 자전거 보유 가구 수는 2018년 2만9천800가구에서 2021년 5만7천가구로 늘었다. 이 수치는 더욱 가파르게 늘고 있다.
반면에 자동차 보유율은 굉장히 낮은 수치다. 2023년 기준 암스테르담은 총 26만837대다. 2024년 기준 인구가 93만여 명(광역 인구 248만여 명)이라는 점에서 4명 중 한 명만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도시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치다. 광주의 경우 현재 인구가 140만명인 데 반해 자동차 등록대수는 73만대로 2.1명당 한 대꼴로 소유하고 있다. 차이가 극명한 셈이다.
◆자동차 위주의 '폐해' 인식…인프라 확충 우선순위

그러면서 자전거와 대중교통으로의 정치·행정적 전환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암스테르담은 중심부 밀도가 높고 일상 이동거리가 짧은 편이라 자전거가 단순히 레저가 아닌 생활교통으로 작동하기 쉬운 환경 조건도 작용했다. 간척지로 이뤄진 평평한 국토 또한 유리한 요소였다.

암스테르담은 모든 집에서 300m 이내에 자전거 전용도로 접근이 가능하고, 자전거도로의 단절 구간이 없다. 연석, 녹지, 높이 차, 완충 공간 등으로 명확히 구분해 안전하게 탈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 교차로에서도 '자전거 우선'이 기본값이다. 각 역마다 최대 수천 대의 자전거를 주차할 수 있는 공용주차장을 만들었다.
암스테르담에 거주하는 한인 송 모씨는 "이곳에서는 자전거도로가 정말 잘 돼 있어서 이동이 빠르고 편하다보니 출퇴근은 기본으로 자전거로 한다"며 "오히려 제 주변에서는 버스나 트램을 타는 걸 이해하지 못할 정도다"고 말했다. 이어 "여긴 차도나 보행로가 작아 불편한데 자전거도로는 넓으니 편해서 타는 이유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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