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가 3세가 뛴다②] 삼양식품 전병우 전무, 불닭 신화라는 ‘과제’

김지영 기자 2026. 1. 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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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생인 전병우 전무는 고(故) 전중윤 삼양식품 창업주의 손자이자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의 장남이다. / 삼양라운드스퀘어

시사위크=김지영 기자  식품업계에서 '불닭볶음면'은 뛰어넘어야 할 산과 같다. K-푸드 열풍을 얘기하는 업계 관계자들의 맺음말이 항상 "그래도 삼양을 못 이긴다"인 걸 보면 말이다. '불닭 신화'를 쓴 삼양식품도 예외는 아니다. 불닭볶음면 그 '다음'을 보여줘야 해서다. 이것이 삼양가의 유력한 경영 후계자로 지목되는 오너가 3세, 전병무 전무에게 주어진 과제다.

◇ 금수저 위 불닭수저, 전병우는 누구

1994년생인 전 전무는 고(故) 전중윤 삼양식품 창업주의 손자이자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의 장남이다. 그는 지난 2019년 6월 삼양식품 해외사업본부 부장으로 입사해 초고속 승진을 이어왔다. 입사 1년 만에 이사가 됐고, 입사 4년 만인 2023년 10월 상무로 승진한 데 이어 다시 2년 만에 전무에 올랐다.

삼양식품 측은 이번 인사에 대해 "(전 전무가) 중국 자싱공장 설립을 주도하고, 코첼라 등 불닭브랜드 글로벌 마케팅과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 등 해외사업확장을 총괄해 온 성과를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불닭볶음면의 인기는 2016년 전후로 유튜브에서 확산된 'Fire Noodle Challenge'(불닭 먹방 도전)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런 탓에 불닭볶음면의 해외 성과는 사실상 출시를 주도한 김정수 부회장의 성과라고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 존재감 미미했던 신사업, 이젠 '헬스케어' 힘준다

전 전무가 본격적으로 경영 시험대에 오른 것은 2022년 7월, 당시 전 전무는 지식재산권(IP) 기반 콘텐츠 계열사인 삼양애니의 설립을 주도하고 대표이사를 맡았다. 삼양애니는 설립 첫해인 2022년에 매출 15억원, 당기순손실 7억원을 기록, 그 다음 해에는 매출 39억원, 당기순손실 6억원으로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그리고 2024년 전 전무는 대표이사를 사임했다. 이는 적자 계열사의 대표직이 승계 과정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후 신사업으로 매운 국물라면 '맵탱'과 식물성 스낵 브랜드 '잭앤펄스(현 펄스랩)'을 각각 2023년, 2024년 선보였다. 그러나 맵탱은 라면 시장에 안착하지 못했고, 펄스랩 또한 인지도가 낮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지난해 상반기 헬스케어 기업 3곳에 총 34억원을 투자했다. / 삼양라운드스퀘어

현재 집중하고 있는 것은 '헬스케어' 분야다. 삼양식품은 지난 2023년 기존 신사업본부를 개편해 헬스케어BU(비즈니스 유닛)을 신설했다. 전 전무는 이곳의 수장으로서 건강기능식품 등 바이오·헬스 관련 포트폴리오를 개발하고 있다. 이 조직 산하의 미토콘드리아 연구조직 '미토믹스연구소' 소장도 겸임하고 있다.

삼양식품 지주사는 2023년 7월 그룹명(당시 '삼양식품그룹')을 식품(라운드)과 과학(스퀘어)의 통합을 의미하는 '삼양라운드스퀘어'로 바꾼 바 있다. 식품과 바이오 기술을 결합한 헬스케어 기업으로의 전환을 예고한 셈이다. 관련해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지난해 상반기 헬스케어 기업 3곳에 총 34억원을 투자했다.

◇ 불닭 그림자에 '편법 승계' 논란… 승계과정 순탄치 않을 듯

전 전무의 초고속 승진으로 편법 승계 논란이 재점화됐다. 삼양식품의 최대주주인 비상장 지주사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오너 일가가 절대 지분을 보유한 구조다. 그중 전 전무는 2대 주주로 삼양라운드스퀘어 지분 24.2%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전 전무가 만 13세였던 2007년에 설립된 비상장개인회사 '비글스'(2016년 당시 SY캠퍼스, 2021년에는 아이스엑스로 사명 변경) 덕분이다. 전 전무가 100% 지분을 보유했던 '아이스엑스'를 2022년 삼양라운스퀘어가 흡수합병하면서 전 전무는 단숨에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또 전 전무가 만 17세였던 2011년 당시엔 삼양식품의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하자 12만주를 장내 매도해 40억원의 시세차익을 내 도덕성 논란도 불거졌다.

또한 전 전무의 경영 승계를 위해서는 향후 김 부회장·전 명예회장 등으로부터 증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막대한 증여세 부담과 사업 부진에 따른 경영 실력 검증 등이 남아 있어 승계 과정은 장기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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