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쇼크···‘쇼미12’ 넘지 못한 악재들
엠넷 “1020 타겟 1위” 자화자찬
힙합 피로감·도덕적 해이 등 원인

엠넷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 ‘쇼미더머니12’가 대중의 무관심 속에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쇼미더머니12’는 지난 15일 첫 방송을 시작했다. 글로벌 예선까지 스케일을 확장하고 총 3만 6000여 명의 지원자가 몰려 3년 간의 공백을 메울 것으로 기대됐다.
기존 힙합신에서 이름을 알렸던 이들도 대거 참여했다. ‘부모 빚투’ 사건으로 연예계에서 퇴출당한 래퍼 마이크로닷을 필두로 쿤디판다, 플리키뱅, 트레이비, ‘고등래퍼2’ 우승자 김하온, 권오선, 김기태, 라프산두 등 현역 래퍼들도 심사를 받았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들만의 축제’였다. 이날 방송된 ‘쇼미더머니12’는 평균·최고 시청률(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 0.6%를 기록해 시작부터 0%대에 머무른 굴욕을 맛봤다.
지코, 그레이, 크러쉬, 로꼬, 박재범 등 호화 프로듀서 군단도 무용지물이 된 것이다.
2022년 방송된 시즌11이 1.2%, 2021년 방송된 시즌10이 1.3%, 2020년 방송된 시즌9이 1.1%, 2017년 방송한 시즌6가 2.2%에 달했던 것에 비교하면 저조함을 넘어 사실상 ‘참사’라고 불릴 만한 수치다.
0%라는 최악의 오프닝 스코어는 ‘쇼미더머니12’가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특성상 그 심각성이 더하다.
통상 오디션 프로그램의 경우 기대감 때문에 첫 회 시청률이 가장 높고 점차 하락하거나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 시작부터 0.6%라는 성적은 이번 시즌에 대한 기대감 자체가 실종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즌11의 경우 1회 시청률이 1.2%로 시작해 이후 0.6%까지 하락했다 최종회가 0.8%대로 마감했다. 이번 시즌12가 시작부터 받아든 0.6% 성적표는 처참한 수준으로 풀이되고 있다. 고정 팬들조차 붕괴됐다는 신호로 향후 반등의 성적 또한 암울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 ▲학습된 피로감 ▲전작(시즌11)의 실패 여파 ▲플랫폼의 이동 등이 꼽힌다.
‘쇼미더머니’를 상징하는 ‘불구덩이 심사’ ‘악마의 편집’ 등 자극적인 소재에 시청자들이 더 이상 신선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힙합 주 소비층인 1020 세대가 TV 본방 사수 대신 유튜브 쇼츠나 클립 영상으로 이탈한 것 또한 이번 성적의 요인으로 지적된다.
이외에도 대중이 힙한 문화 자체에 등을 돌린 심리적 이탈도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일부 래퍼들의 병역 비리, 마약 흡입 등 사회적 물의가 이어지면서 ‘힙합은 쿨하다’는 이미지가 깨지고 ‘힙찔이’(힙합과 찌질이의 합성어)라는 유행어만을 남겼다.
래퍼들에 대한 진정성이 의심되면서 힙합의 주요 소재였던 ‘고생담’이나 ‘성공 서사’ 등 신뢰성에도 금이 갔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힙합 장르 자체가 대중 문화 변방으로 밀려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엠넷은 16일 보도자료를 내고 “남녀 10대 시청층을 비롯해 남자 20대까지 지상파 포함 동시간대 시청률 1위(AGB닐슨, 수도권 유료 기준)를 차지하며 10대 시청층에서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며 자화자찬했다. 이 또한 굴욕을 덮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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