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경산 도심 야산 ‘아프리카 맹수’ 서벌 포획으로 일단락

김윤섭 기자 2026. 1. 16.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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삵인 줄 알았더니 국제 멸종위기종 ‘서벌’ 확인… 불법 사육 및 관리 부실 의혹
고라니 사냥할 정도의 야생성 노출, 생태계 교란 및 시민 안전 과제 남겨
▲ 15일 오후 6시께 주민들이 서벌을 대구CC 직원숙소로 유인했다. 경산시

경북 경산시 도심 인근 야산에서 아프리카산 희귀 맹수인 '서벌(Serval)'이 고라니를 사냥하는 모습으로 발견돼 지역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당초 토착종인 '삵'으로 추정됐으나 전문가 분석 결과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확인되면서, 외래종의 불법 사육과 관리 체계의 허점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 야산서 펼쳐진 포식 현장… 주민 목격담에 '발칵'

사건의 시작은 지난 14일 오전 8시께이었다. 경산시 진량읍 선화리 주민 A(45)씨는 인근 야산에서 몸집이 큰 고라니를 사냥 중인 의문의 맹수를 목격했다고 제보했다. 사냥을 마친 동물이 민가 창고 인근까지 대담하게 내려오는 모습은 A씨의 휴대폰 카메라에 포착됐고, 이 영상은 순식간에 지역의 화제가 됐다.

▲ 15일 오후 9시께 도착한 민간 전문포획팀에 의해 포획돼 케이지에 갇힌 서벌. 윤기현 경산시의원

◇ 전문가 "사바나캣 아닌 서벌"… 불법 사육 가능성 농후

영상을 분석한 조영석 대구대학교 생물교육과 교수는 해당 동물을 아프리카 서식종인 '서벌'로 지목했다. 조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서벌 혹은 서벌의 혈통이 짙게 섞인 사바나캣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서벌은 국제적 멸종위기종(CITES)으로, 동물원 외 개인이 사육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누군가 가정에서 밀수 혹은 비밀리에 키우다 유기했거나 탈출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히 이번에 발견된 서벌은 고라니를 단숨에 제압할 만큼 강력한 사냥 본능을 보였다. 비록 사람을 먼저 공격하는 성향은 낮다고 하나, 민가 근처에서 고라니급의 대형 먹잇감을 사냥하며 적응했다는 점은 시민 안전에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포획 과정의 혼선과 행정적 한계

현장 대응 과정에서는 관계 당국의 신중함과 절차적 한계가 동시에 드러났다. 김경희 경산시 환경지도팀장은 "서벌로 판명될 경우 국립생태원으로, 사바나캣일 경우 일반 동물원으로 이송되는 등 후속 조치가 달라져 정확한 종 확인이 우선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14일 오후 6시께 주민들이 대구CC 직원숙소로 유인, 포획 준비가 완료됐음에도 불구하고, 전문 포획 인력 투입과 행정 절차 등으로 인해 실제 포획은 당일 밤 9시가 되어서야 이루어졌다. 시 관계자들은 "임의대로 조치할 수 없는 상황이라 답답함이 있었다"며 현장의 고충을 토로했다.

◇ 15일 밤 안전하게 포획… 남겨진 과제는

경산시에 따르면 15일, 전날 발견된 서식지로 추정되는 지점에 환경청 관계자들이 포획틀을 설치한 후 15일 오후 5시께 해당 동물이 다시 주민들에게 목격됐으며, 같은 날 오후 9시께 민간 전문가들에 의해 안전하게 포획됐다. 이로써 이틀간의 소동은 일단락됐으나, 외래 맹수의 도심 출현이 남긴 과제는 가볍지 않다.

김동필 경산시 경제환경국장은 "해당 동물이 법적 보호종이든 외래종이든 야생성을 가진 포식자임은 분명하다"며 시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한편, 시 차원에서 정확한 유입 경로 파악과 안전 대책 마련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환경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내 희귀 외래종 사육 실태에 대한 전수 조사와 엄격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