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스스로 마케팅을 하게 만들어라”…잘되는 식당의 마케팅 비결 [똑똑한 장사]
[똑똑한 장사-67] 마케팅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특히 외식업에서는 더 그렇다. 셀럽의 한마디, 인플루언서의 SNS 게시물 하나가 가게 앞에 줄을 만들고, 배달 주문을 폭증시키는 장면을 우리는 수없이 보아왔다. 그래서 외식업 창업자와 프랜차이즈 본부 모두 마케팅을 ‘필수 비용’으로 인식한다.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 줄이면 위험한 것, 경쟁에서 뒤처지는 것이라고 믿는다.
대형 카페를 운영하는 B씨는 매달 700만원대 비용을 온라인 마케팅에 쏟아붓고 있다. 그런데 마케팅만 중단하면 손님이 줄어든다. 마치 마약 같아서 이제는 정말 지긋지긋하다는 게 B씨의 말이다. C씨는 인스타그램도 열심히 하고 마케팅을 하다 보니 인플루언서들과 관계를 맺게 돼 아예 식당을 운영하면서 마케팅 회사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묘하게도 본인 매장의 손익은 늘 간당거린다.

왜 ‘마케팅이 안 통한다’고 느끼게 되었을까. 첫 번째 이유는 선택지가 지나치게 많아졌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더 이상 새로운 가게를 찾지 않는다. 대신 실패하지 않을 선택을 찾는다. 골목마다 비슷한 콘셉트의 식당이 있고, 배달앱에는 끝없이 이어지는 브랜드가 나열된다. 이 환경에서 광고는 발견의 수단이 아니라 소음에 가깝다. 보지 못해서 선택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너무 많이 봐서 믿지 않게 된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마케팅이 제품과 운영의 부족함을 대신해주던 시대가 끝났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마케팅이 어느 정도까지는 맛, 서비스, 운영의 불안정함을 가려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소비자는 훨씬 빠르고 냉정하다. 광고를 보고 방문한 손님일수록 기대치는 높고, 실망은 더 빠르다. 한 번의 실망은 곧바로 리뷰와 댓글로 확산된다. 이때 마케팅은 매출을 만드는 도구가 아니라 실망을 증폭시키는 장치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환경에서도 유독 강하게 반응을 얻는 브랜드가 있다. 셀럽이 언급하면 줄이 길어지고, 인플루언서 방문 이후에도 재방문이 이어진다. 이 차이는 어디에서 생길까. 답은 단순하다. 마케팅의 역할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마케팅은 더 이상 설득의 완결이 아니다. 지금의 마케팅은 ‘검증의 시작점’이다. 소비자는 광고를 보고 선택하지 않는다. 광고를 보고 의심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의심을 현장에서 확인한다. 메뉴, 응대, 대기 시간, 재방문 이유까지 전부 점검한다.

여기서 관점을 하나 바꿔야 한다. 마케팅은 손님을 만들어주는 도구가 아니라 이미 발생하고 있는 긍정적 반응을 빠르게 퍼뜨리는 장치다. 다시 말해, 마케팅은 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붙어 있는 불을 키우는 바람에 가깝다. 불이 없는 곳에 바람을 불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거나 연기만 더 난다. 이 비유는 지금 외식업 마케팅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문제는 많은 브랜드가 불을 만들기 전에 바람부터 쓰려 한다는 점이다. 메뉴가 아직 안정되지 않았고, 운영이 흔들리고, 재방문 이유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마케팅을 투입한다. 이 경우 마케팅은 성과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빠르게 드러낸다. 그래서 현장에서는 “마케팅이 안 통한다”는 말이 반복된다.
첫째, 재방문이 자동으로 발생하는 메뉴 구조다. 단순히 맛있다는 평가가 아니라 왜 이 메뉴여야 하는지가 설명되는 상태다. “여기 오면 이건 꼭 먹는다”는 문장이 자연스럽게 나오면, 마케팅은 그 문장을 확성기처럼 키울 수 있다.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서도 커피나 분식 등이 마케팅 없이도 안정적인 이유는 이 재방문 구조 때문이다.
얌샘김밥 선릉역점은 화려한 인테리어도 없고 마케팅도 전혀 하지 않는데도 창업 이후 꾸준히 월 6000만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김밥, 돈까스, 쫄면, 돈까스김치찌개, 떡볶이는 마케팅이 필요한 메뉴가 아니라 재방문률이 높아야 하는 메뉴다. 서울 가로수길 핫플로 알려진 웰니스 식당 누베이스는 장수군과 협업해 장수군의 사과와 오미자 등을 활용한 메뉴를 선보이는 로컬 스토어다. 하지만 창업 초기 누베이스는 하루 매출 3만원에서 출발해 지금은 아이돌 연습생, 모델 지망생, 셀럽들도 신사동에 가면 찾는 핫플이자 뷰티 매거진들이 웰니스 대표 식당으로 추천하는 곳이 됐다. 이 구조가 만들어진 것은 셀럽 덕분이 아니다. 인근 직장인들이 꾸준히 찾는 재방문 매장을 만들면서 매출이 계속 상승했다.

셋째, 손님이 대신 설명해주는 구조다. 지금 가장 강력한 마케팅은 브랜드가 말하는 콘텐츠가 아니라 손님이 리뷰와 대화 속에서 반복하는 한 문장이다. 이 문장이 없으면 어떤 광고도 오래 설득하지 못한다. 요즘은 돈을 주고 고객 리뷰를 사는 경우도 많다. 최근 등장한 한 돈까스 매장은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리뷰 수가 2000개가 넘는다. 메뉴 사진을 보면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고, 어디서 맛집으로 언급된 집도 아니다. 그런데도 리뷰 수가 많은 것은 돈을 주고 리뷰를 샀기 때문이다.
동네의 진짜 맛집은 적정 숫자의 리뷰를 갖고 있다. 실제로 먹어보고 감동한 리뷰는 돈을 주고 산 리뷰와 다르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맛집이라면 5000개가 넘는 리뷰를 가질 수도 있다. 요즘 고객들은 이 리뷰가 돈을 주고 산 것인지 아닌지를 스스로 체크한다. 한국의 맛집 인증 서비스인 블루리본 측은 지나친 프로모션 업소들은 맛집 선정에서 경계한다고 말한다. 고객 리뷰에 진정성이 담겨 있다는 것은 손님이 대신 설명해주는 구조를 갖고 있는 식당이라는 의미다.
넷째, 마케팅 이후에도 무너지지 않는 수익 구조다. 할인과 프로모션을 해도 남는 구조, 광고를 줄여도 유지되는 구조가 있어야 한다. 마케팅을 멈추는 순간 매출이 급락한다면, 그것은 성장이 아니라 의존이다. 국밥백서는 배달앱 초기 마케팅을 공격적으로 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마케팅 비용을 낮춘다. 고객들이 시도 구매를 한 뒤 자동으로 재구매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국밥백서의 이재교 사장은 배달 매장에서 가장 중요한 분기점은 3~6개월이라고 말한다. 이 시기가 단골 재구매 고객 풀을 충분히 확보하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이 기간 동안 우호적인 재구매 고객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메뉴 구조를 만들어야 배달앱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다섯 가지를 모두 갖출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이 중 하나라도 명확하다면 마케팅은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든다. 그렇다면 마케팅은 언제 써야 할까. 정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내부에서 이미 작은 성공이 반복되고 있을 때다. 특정 메뉴만 유독 재주문이 많거나, 특정 매장의 리뷰 톤이 다르거나, 손님이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했을 때다. 이 신호가 보이면 마케팅은 폭발력을 얻는다. 반대로 이 신호가 없는데 마케팅부터 쓰면, 마케팅은 증폭이 아니라 왜곡이 된다.
마케팅을 줄이라는 말이 아니다. 마케팅을 하지 말자는 이야기도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지금처럼 마케팅이 중요한 시대는 없었다. 다만 마케팅을 혼자 일하게 두지 말자는 이야기다. 마케팅은 구조 위에 올라가야 힘을 발휘한다. 구조 없는 마케팅은 비용이 되고, 구조 있는 마케팅은 자산이 된다.
이제 외식업에서 중요한 질문은 “마케팅을 얼마나 할 것인가”가 아니다. “마케팅이 와도 흔들리지 않을 구조를 우리는 이미 가지고 있는가”다. 그 질문에 답하지 못한 브랜드에게 마케팅은 점점 더 비싸지고, 점점 덜 통하게 된다. 외식업에서 마케팅이 안 통하기 시작한 이유는 마케팅이 약해져서가 아니라 마케팅에 기대던 방식이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이경희 부자비즈 대표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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