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준 "40대엔 결혼 꼭 해보고파… 사랑은 곁에 있어주는 것" [인터뷰]
쉬지 않고 배우로서 달려온 시간들
번아웃 겪으며 달라진 삶의 태도
한때 비혼주의였지만 생각 바뀐 까닭

“사랑은 항상 곁에 있어주고, 모든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JTBC ‘경도를 기다리며’에서 경도 역을 맡은 배우 박서준은 지난 2011년 연예계에 데뷔해 어느덧 40대를 바라보고 있다. 쉼 없이 달려온 시간을 지나 그는 한 템포 쉬어가는 법을 배웠고, 좋은 배우 이전에 좋은 사람이 되길 바라고 있다. 박서준이 생각하는 사랑의 의미와 삶의 목표를 들어봤다.
지난 15일 오후 본지와 만난 박서준은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여기까지 온 게 다행이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작 환경도, 흐름도 너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이 다음이 어떻게 바뀔지는 아무도 모르겠고, 계속 과도기라는 말도 많이 듣는다”며 “그 와중에 작품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해서 책임감도 더 느끼게 된다”고 덧붙였다.
돌이켜보면 그는 정말 쉬지 않고 달려왔다. 박서준은 “어느 순간 필모그래피를 또래 배우들과 비교해봤는데, 내가 유난히 많더라. 진짜 안 쉬고 왔다는 걸 스스로 느꼈다”고 말했다. 기회가 오면 감사한 마음으로 잡아왔지만, 그 과정에서 번아웃은 피할 수 없었다. “저도 나약한 인간이더라고요. 항상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해왔는데, 어느 순간 ‘내가 출근을 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어요. 너무 많이 알게 된 느낌도 들고, 날것의 무언가를 하고 싶은데 고착화되고 있나 싶을 때 번아웃이 왔죠.”
그 시기가 힘들었다는 그는 “과감히 쉬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몸도 힘들다 보니 술로 달래기도 했다”며 “경도가 지우에게 하는 대사가 꼭 나에게 하는 말 같았다. ‘뛰어도 보고, 걸어도 보고, 뭔 짓을 해도 안 되겠어서 마셨다’는 말이 너무 이해됐다”고 말했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뭘 해도 아무것도 못하겠는 무기력감”이 찾아왔다고 했다.
“시간이 해결해주더라고요. 몸이 건강해져야 정신도 건강해진다는 걸 깨달은 것 같아요. 긴 여행을 떠나고, 꾸준히 달리고, 운동하며 루틴을 만들었어요. 어느 시기가 지나니까 괜찮아졌어요. 누구에게나 그런 순간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때의 내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경도라는 캐릭터는 그런 시간 끝에 만난 인물이었다. 박서준은 “표현하는 데 있어서는 지독하게 고민하고 외로웠지만, 정신은 좋았다. 오롯이 이것만을 위해 몰두할 수 있었고, 그 에너지가 고스란히 작품으로 갈 것 같았다”며 “그래서 경도는 감사한 존재”라고 말했다.
힘들었던 시기는 재작년부터 작년까지였다. 지금은 한결 유연해졌다. 그는 “삶을 대하는 방식이 좀 달라졌다. 자극적인 것에서 점점 멀어지는 게 편해졌고, SNS도 예전보다 훨씬 안 하게 됐다”며 “미디어에 자극적인 콘텐츠가 많다 보니 자꾸 보는 게 별로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러다 보니 잘 산다는 게 뭘까를 생각하게 됐고, 데뷔 전 시간을 쪼개 자기 개발을 하던 때가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요즘 그는 ‘나를 위한 시간’을 구겨 넣고 있다며 “쑥스러운 얘기지만 보컬 트레이닝도 하고 있다. 하루에 뭔가 하나라도 나를 위해 채우려고 한다”며 “밤에는 러닝을 자주 한다. 땀을 흘리면 상쾌해지고, 에너지가 고스란히 올라온다. 여유도 많이 생겨서 요즘은 꽤 재밌게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박서준의 40대는 어떤 모습일까. 배우가 아닌 인간 박서준으로서 바라는 것에 대해 묻자 그는 “40대에는 꼭 결혼을 해보고 싶다. 그때도 못 하면 혼자 살게 될 것 같다”며 웃었다. “한때는 혼자 사는 삶도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주변의 말을 듣고 생각이 달라졌어요. 결혼한 분이 ‘넌 지금 인생의 파트1만 살고 있다. 결혼하면 파트2, 아이를 낳으면 파트3가 생긴다’고 하더라고요. 힘듦은 다르지만, 거기서 느끼는 행복은 파트1과는 전혀 다른 큰 행복이라고 하던데, 그게 뭘까 궁금해졌고 결혼이라는 건 꼭 한 번은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더불어 그는 “직업적인 부분을 떠나 좋은 인간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자꾸 하게 된다. 기부도 해보고,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려 노력하면서 나도 나를 알아가고 있는 것 같다”며 “좋은 영향을 끼치기 위해 좋은 일을 하려는 것도 결국은 내 욕심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일이라면 의미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살아가는 요즘”이라고 덧붙였다.
박서준이 생각하는 사랑의 의미 역시 분명했다.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각자의 사랑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며 “가족이든, 지인이든, 사랑하는 연인이든 옆에 있어주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사랑은) 항상 옆에 있다는 걸 알려주고, 모든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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