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이후의 경제·다르게 발명하는 일·왜? 초등경제 질문 100 [MBN이 본 신간]

"당신은 인간입니까?" 인간과 AI의 역할 경계가 모호해진 시대, 구매와 인증, 계약과 관리, 생산과 분배에 이르기까지 경제 활동의 거의 모든 영역에 인공지능이 깊숙이 개입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를 짚어나가는 책은 인공지능을 인간의 명령을 수행하는 도구가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경제의 주체로 바라보며 그 과정 속에서 달라지는 인간의 역할에 대해 분석합니다.
저자인 윤태성 카이스트 교수는 국내에서 AI 경제 연구를 선도해 온 학자로, 인간의 개입 없이 신뢰를 계산하고 위험을 평가하며 결정을 내리는 시스템을 'AI 자율'이라는 개념으로 정립해 왔습니다. 책은 이 개념을 중심으로 AI가 경제 질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를 설명합니다. 특히 주목한 건 신뢰의 작동 방식 변화, 관계와 경험에 의존하던 신뢰는 이제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통해 계산됩니다. AI는 감정이나 의도를 고려하지 않고, 수치와 확률을 통해 인간을 평가하고 분류하고, 인간은 판단의 주체인 동시에 대상이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AI 이후의 경제'는 이런 변화가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산업 현장의 현실임을 보여줍니다. 복잡한 기술 설명 대신, AI가 인간과 기업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그 안에서 개인과 조직이 내리는 선택을 10가지 키워드로 풀어냅니다. AI가 결정을 내리는 시대, 인간의 판단이 가질 수 있는 의미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책입니다.

AI와 빅데이터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며 수많은 기업이 더 빠른 알고리즘과 더 정교한 모델을 무기로 삼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르게 발명하는 일'은 조금 다른 메시지를 던집니다. 미래를 차지하는 기업의 경쟁력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겁니다. 책은 카이스트 연구실에서 출발해 창업 7년 만에 ‘K-팔란티어’로 불리며 코스닥 상장에 성공한 AI 스타트업 에스투더블유(S2W)의 성장 과정을 다룹니다. 첨단 기술 기업의 성공담의 중심에는 알고리즘보다 사람, 시스템보다 관계가 놓여 있습니다.
AI가 인간의 지능을 대체하는 시대에 역설적으로 에스투더블유의 성장 동력은 ‘휴머니즘 경영’이었습니다. 이 책은 ‘무엇을 만들 것인가’보다 ‘누구와 함께할 것인가’를 먼저 묻는 에스투더블유만의 사고방식을 소개합니다. 사이먼 시넥의 골든서클을 확장한 ‘Who → Why → How → What’의 4단계 프레임워크는 신뢰할 수 있는 동료와 함께 더 나은 데이터의 미래를 고민하고, 사람 중심의 방식으로 기술을 구현해 나가는 이들의 경영 철학을 집약적으로 보여줍니다.
책은 이러한 철학이 어떻게 조직 문화에 구현됐는지도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경청’, ‘존중’, ‘도모’, ‘합심’, ‘탐구’, ‘충실’, ‘자율’이라는 7가지 경영 전략은 심리적 안전감과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한 조직 운영의 핵심 원칙입니다. 완전 자율 출퇴근, 책임 중심의 업무 문화, 실패를 허용하는 문화로 구성원들은 경쟁보다 협력에 집중할 수 있게 됐습니다. 비즈니스 성공 공식보다 기술 만능주의 앞에서 ‘일의 미래’, ‘나답게 일한다는 것’의 의미가 궁금한 이들의 고민을 함께할 책입니다.

'경제를 아는 아이는 질문의 깊이가 다르다'는 말이 있습니다. '초등경제 질문 100'은 경제 공부의 출발점을 정답 암기보다 질문하는 힘 함양에 초점을 둔 초등 경제 학습서, 초등 교과 과정과 아이들의 일상 속 경제 상황을 연결해 스스로 생각하고 이해하도록 설계됐습니다.
‘물가는 왜 오를까?’, ‘왜 돈을 그냥 나눠주면 안 될까?’, ‘왜 나라끼리 물건을 사고팔까?’ 책은 단편적인 정보 전달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질문을 따라가며 개념에 도달하도록 구성돼 있습니다. 아이는 질문을 차근차근 짚어가며 교과서 속 경제 개념과 사회 현상을 자연스럽게 연결하게 됩니다. 특히 GDP와 물가, 저축과 금융, 투자와 자산, 노동과 기업, 시장과 경쟁, 정부와 세금, 무역과 세계화, 기술과 미래 경제, 사회적 가치까지 초등학생이 꼭 알아야 할 핵심 내용을 ‘왜?’라는 질문 하나로 풀어낸 점이 특징입니다. 질문에 답하는 과정 자체가 학습이 되도록 구성돼 있어 경제를 처음 접하는 아이도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습니다.
국어와 사회 교과의 핵심 역량을 함께 기를 기회도 제공합니다. 질문을 읽고 의미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문해력이 자라고 원인과 결과를 따져보며 사고력이 확장됩니다. 또한 자신의 생각을 말과 글로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 표현력과 논리력도 길러집니다. 생활 속 사례에서 출발해 사회와 세계로 시야를 넓혀가는 질문의 흐름은 경제가 교과서 속 어려운 개념이 아니라 우리 삶과 맞닿아 있는 도구임을 깨닫게 합니다. 경제를 외우는 아이가 아니라 이해하는 아이로 성장하도록 돕는 책입니다.
[심가현 기자 gohyun@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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