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오징어’ 같던 공인구?…“WBC 20년, 이젠 핑곗거리 안 돼요”

KBO 공 비해 실밥 낮고 미끄러워
대표팀 지난해 11월부터 적응훈련
류현진 “더 문지르고 손 촉촉하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만 다가오면 되풀이되는 이슈가 있다. 공인구 적응 문제다.
WBC는 메이저리그(MLB) 공인구를 쓴다. KBO리그 공인구와 비교해 실밥 높이가 낮고, 미끄럽다는 평가다.
대표팀 투수진은 지난해 11월 일본과의 2차례 평가전에서 사사구만 도합 23개를 허용했다. 제구 불안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심판의 좁은 스트라이크존과 함께 공인구 적응 문제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사이판에서 대표팀 선수단을 이끌고 있는 류지현 감독은 11월 평가전 당시 볼넷 남발에 대해 “(공인구 영향이) 있을 수 있다. ‘100% 없었다’고는 말씀을 못 드리겠다”고 했다. 당시 마운드에 올랐던 선수들 다수가 WBC 공인구는 처음이었다. 지금 사이판 캠프도 마찬가지다. 절반이 넘는 투수가 실전에서 WBC 공인구를 던져보지 못했다.
그러나 더는 공인구 핑계를 댈 수가 없다. 2006년 1회 대회 이후 WBC 역사도 벌써 20년이다. 3월 본대회까지 적응할 시간도 충분하다. 류 감독은 “지난해 11월부터 공인구 적응 준비를 계속해왔다. 예비엔트리를 확정하고 KBO 각 구단에도 WBC 공인구를 전달했다. 사이판 훈련 이후 각 구단 스프링캠프로 넘어가서도 대표팀 선수들은 계속 공인구로 훈련을 한다”고 말했다.
MLB 경력 10년으로 국내 누구보다 WBC 공인구를 많이 던져본 류현진은 “아무래도 WBC 공인구가 KBO 공과 비교하면 빠지는 공이 많이 나오기는 할 것”이라면서도 “공을 좀 더 많이 문지르고, 손도 건조한 상태보다는 좀 축축한 상태로 하면 훨씬 더 던지기 편할 거다. 그런 부분도 투수들에게 이야기해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KBO 공인구보다 좀 미끄럽다는 것만 빼면 선수들 모두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거 공인구와 비교하면 지금 공이 던지기 편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류 감독은 “예전에는 공이 너무 미끄러워서 던질 수가 없다는 말도 많았는데, 지금 투수들한테 그런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고 했다. 류택현 대표팀 불펜 코치는 공을 직접 쥐어보며 “옛날 MLB 공인구는 마치 ‘마른오징어’ 같은 느낌이었다. 표면이 너무 건조하고 미끄러워서 정말 던지기 어렵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데 지금 쓰는 공은 그때와 비교하면 훨씬 던지기 편한 것 같다”고 했다.
류 코치는 “WBC 역사가 몇년인데 이제는 공인구 이야기를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대표팀 최고참 노경은도 같은 이야기를 했다. 노경은은 2013년 WBC 대표팀으로 당시 공인구를 실전에서 다뤄봤다. 사이판에서는 이번 대회 공인구를 들고 불펜 피칭을 소화했다. 노경은은 “확실히 옛날에 던졌던 공과 비교하면 지금 공이 훨씬 더 편하다. 마른 느낌이 덜하고, 예전보다는 손에 잘 들러붙는 것 같다. 실밥도 예전 공보다는 좀 더 솟아 있는 느낌”이라고 했다.
사이판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정부 청와대 2기는 없다?···강훈식·위성락·김용범 ‘3실장 체제’ 지선 뒤에도 유지 무게
- 코스피, 9·11 테러 때보다도 더 떨어졌다···삼전은 이틀간 20% 폭락
- [단독]“삼성 믿고 공장 옮겼는데 발주 중단”···공정위, 삼성전자 하도급법 위반 조사
- “이란 공격 역겹다” 균열 조짐 마가…트럼프 “내가 마가다”
- “하메네이 아들 모즈타바, 차기 최고지도자 선출”···강경 군부 대변할까, ‘이란의 빈살만’
- 총리급 위촉 박용진 “내가 ‘뉴이재명’? 고맙게 생각···난 ‘비명’ 아니고 ‘이재명 사람’
- [단독]명일동 땅꺼짐 유가족, 결국 고소장 제출···“오세훈·김보현 책임져라”
- [속보]‘36주 낙태 영상’ 산모 실형 면했다···“국가가 사회·경제 조건 개선했다면 다른 결과
- 이 대통령 “검찰 증거조작, 살인보다 더 나빠”…‘이재명에 돈 준 사실 없다’는 취지 녹취 인
- 이 대통령, 필리핀 수감 ‘한국인 마약왕’ 임시인도 요청…“한국서 처벌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