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방인 줄 알았는데 사실상 범죄 소굴”
앱 '디스코드' 스와팅으로 밝혀져
익명·폐쇄성 '심각'…수사 '난항'
전문가 “국가 단계 공조 강화 시급”

지난해부터 이어진 학교, 기업 사옥, 지하철역 등 다중이용시설을 대상으로 한 폭파 및 테러 협박 사건들 중 일부가 애플리케이션 '디스코드'에서 유행하는 '스와팅' 행위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디스코드는 기존에도 각종 범죄의 통로로 이용됐지만 해외에 서버를 둬 수사가 어려운 상황이다.
15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각종 다중이용시설을 폭파하겠다는 글을 연달아 쓴 혐의를 받는 10대 A군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군은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분당 KT 사옥, 강남역, 부산역, 천안아산역, SBS, MBC 등 6곳을 대상으로 폭파 협박을 한 혐의를 받는다.
A군은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디스코드에서 활동하던 중 다른 디스코드 이용자와 사이가 틀어지자 그의 명의를 도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디스코드에서 알게 된 신원미상의 인물로부터 범행 권유와 5만원을 받았고 다른 이에게 2만5000원을 주고 범행을 교사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지난 8일 경기광주경찰서는 지난해 10월13일 렌탈 서비스 업체인 코웨이 홈페이지 게시판에 "초월고등학교 정수기에 독을 탔다"는 내용의 글을 쓴 10대 B군을 체포했다.
B군은 다른 학교와 공공시설을 대상으로 폭파 협박 글을 반복 게시해 구속 기소된 고등학생 C군과 같은 디스코드 대화방에서 활동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들 역시 게임 중 대화 목적으로 자주 사용하는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디스코드는 대화방을 개설한 방장이 공유하는 코드를 받아야 해당 단체 대화방에 입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익명성과 폐쇄성을 동시에 갖고 있어 기존에도 범죄의 통로로 사용된다는 문제가 지적됐다. 지난해 디스코드를 통해 성착취물을 거래한 청소년들이 무더기로 검거되기도 했다.
이제는 허위 협박 행위인 '스와팅'까지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지만 디스코드에 대한 수사는 아직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디스코드에 대해 경찰이 수사 목적으로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며 "문제가 되는 대화방에 들어가는 것도 어렵고 디스코드 측에서 협조해주는 경우도 드물다"고 말했다.
지난 2024년 텔레그램발 성착취물 피해 신고가 다량 접수됐을 때도 텔레그램이 경찰과 지자체 산하 성폭력 피해자 지원센터의 협조 요청에 응하지 않아 수사와 영상물 삭제에 어려움을 겪었던 적이 있다. 텔레그램과 마찬가지로 해외에 서버를 둔 익명 플랫폼인 디스코드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해외에 서버를 둔 이상 국가 단계 공조를 강화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교 교수는 "디스코드의 운영 방침이 개인 정보의 안정성이라면 제대로 협조해주지 않을 것"이라며 "국가 사법기관 차원 공조를 통해 협조를 구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추정현 기자 chu363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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