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30만원 결제할래요"…'헬로키티 덕후' 지수 때문에 난리 [현장+]
팝업 30분 전부터 매장 뒤편까지 '오픈런 줄'
헬로키티X지수 대형 협업 '화제성·구매욕' ↑
고도화된 시장 돌파구로 떠오른 'IP 결합'
콘텐츠 업계서도 IP 조합해 캐릭터 출시

지난 14일 오후 5시 30분경 서울 강남구 신사동 크림 도산 플래그십 스토어 앞. 팝업스토어 오픈 30분 전에도 매장 뒤편까지 오픈런 줄이 늘어서 있었다. '헬로키티X지수' 팝업을 방문하기 위한 대기줄이었다. 헬로키티와 그룹 블랙핑크 멤버 지수의 만남에 팬들이 몰린 것. 헬로키티와 지수라는 대형 지식재산권(IP) 협업이 만든 '시너지 효과'다.

대기 줄 맨 앞에 서 있던 중국인 허영워(20) 씨는 후드모자와 마스크를 쓴 채 오후 3시부터 입장을 기다렸다고 했다. 허씨는 "굿즈를 사기 위해 지난주에 한국에 들어왔다"며 "지수 팬인데 이번 굿즈가 너무 귀여워서 구매하고 싶다. 춥지만 괜찮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고 싶은 물품을 합하면 30만원 이상이 될 거 같다"며 "특히 시크릿 키링을 가장 뽑고 싶다. 중국에서 못 온 친구 것까지 종류별로 넉넉히 살 예정"이라고 했다.

팝업스토어 오픈에 앞서 해당 협업 제품은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하지만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키링부터 가방, 텀블러, 인형 모두 '완판' 됐다. 온라인에서 구매하지 못한 사람들까지 몰리면서 팝업스토어를 찾는 사람들은 더욱 늘어났다.

"헬로키티 덕후 지수의 굿즈?"…화제성·소비욕구 '두마리 토끼' 잡아

'IP 결합'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키덜트'라는 이름으로 만화나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덕질'하는 성인들이 늘어난 가운데, 이들의 소비심리를 자극하는 다채로운 기획들이 나오고 있는 것. 업계 관계자는 "판매량과 관심이 늘어나면서 이미 시장은 성숙기에 돌입했다고 보고 있다"며 "화제성과 다양한 팬덤 확보를 위해 IP를 조합하는 식으로 협업하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헬로키티와 지수의 결합의 경우, 블랙핑크를 상징하는 검은색과 분홍색을 내세운 제품들, 지수의 캐릭터와 헬로키티를 함께 넣은 디자인 등으로 색다른 재미와 매력을 더했다. 헬로키티 그림체로 지수 캐릭터가 만들어지고, 헬로키티의 경우 이전에 없던 속눈썹이 지수의 모습을 반영해 담기는 등 변화를 줬다.
특히 평소에도 "헬로키티 마니아"라고 자신을 소개해 온 지수의 서사가 더해지면서 협업 전부터 관심을 고조시켰다는 평가다. 지수는 소지품 공개 콘텐츠에서 헬로키티 필름 카메라, 머리핀, 여드름 패치를 소개할 정도로 헬로키티를 애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팝업스토어에서 만난 김서연(25) 씨는 "평소 헬로키티를 좋아하는데 상품 리스트를 보고 예뻐서 구매하려고 왔다"고 했고, 허효주(25) 씨는 "기존에 좋아하던 헬로키티랑 지수가 모두 모여서 좋다"며 "아기자기한 걸 좋아하기도 해서 팬 입장에선 의미가 크다"고 했다.
단순 결합 아닌 새로운 '콘텐츠' 생산…시장 차별화

IP 간 결합은 단순히 캐릭터를 더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헬로키티X지수' 협업을 기획한 CJ온스타일과 크림은 각 사의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상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콘텐츠 기업들도 이같은 결합을 통해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고 있다. 뽀로로를 제작한 아이코닉스는 잔망루피와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 '원피스'를 결합한 굿즈를 출시한다. 잔망루피와 '원피스' 캐릭터가 함께 있는 이미지가 아니라 '원피스' 캐릭터를 잔망루피 스타일로 패러디한 캐릭터를 제작한다는 점이 이전의 협업과 다른 모습이다.
글로벌 IP 상품 시장 '724조원' 전망…무분별한 결합은 '악영향'

IP 산업은 글로벌로도 고도화되면서 차별화 전략이 더욱더 요구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비즈니스 리서치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IP 상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3116억4000만달러(약 458조6718억원)를 기록했다. 2035년에는 연평균 성장률 4.5%를 기록해 약 4923억6000만달러(약 724조6062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황진주 인하대 소비자학과 겸임교수는 "IP 결합은 시장에서 단순 유행이 아닌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것 같다"며 "산업적으로 전도유망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무분별한 결합은 "정체성이 희석될 수 있어 '애착 소비'를 하는 소비자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유재석 '장남감 꽃다발' 왜 민감한가 했더니…"졸업시즌인데 꽃을 안 사요" [현장+]
- "1박 가격 비싸서 망설였는데"…가족여행객 푹빠진 호텔
- 오프라인 종말 온다더니…'온라인 최강' 아마존 돌변한 이유
- "외국인 왜 이렇게 많아요?"…올다무 뺨치는 K쇼핑 '필수 코스'
- 개발자 570만원 벌 때…방과후 강사, 100만원도 못 번다
- "매물 뜨면 줄 서서 본다"…성북구 대장아파트에 무슨 일이 [현장+]
- 우승했는데 예약할 식당이 없다…'흑백2' 최강록 폐업 왜?
- 석탄발전소, 5조원짜리 '휴지조각' 되나…IMF가 경고한 이유는
- 'AI에 먹힐 것' 주가 힘 못 쓰는 어도비·세일즈포스
- [단독] 한국 아동도서 베낀 中짝퉁…300억 피해 '날벼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