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인 성폭행 시설 종사자 1심서 실형

지적장애인을 성폭행해 재판에 넘겨진 장애인시설 종사자에게 법원이 징역 6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이 사건 재판 과정에서는 법관의 '2차 가해' 발언을 두고 공정성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평택지원 제1형사부(신정일 부장판사)는 지난 7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장애인 준강간) 혐의로 기소된 50대 A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및 장애인 관련기관 등에 대한 7년간 취업 제한도 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장애인의 보호·교육 등을 목적으로 하는 시설의 종사자로서 피해자를 보호·감독하는 지위에 있었고 피해자가 지적 장애로 항거불능 또는 항거곤란 상태에 있음을 이용해 성폭행을 저질렀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 같은 범행은 피해자의 자기결정권에 기초한 성적 행위로 볼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이 사건에서 쟁점은 피해자가 지적 장애로 인해 성적 자기결정권을 온전히 행사할 수 있는 상태였는지 여부"라며 "피해자의 장애 정도와 사건 전후 진술, 시설 내 보호·감독 관계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특히 재판부는 범행 장소와 방식, 범행의 반복성 등을 근거로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이뤄진 성적 침해라고 봤다. 피해자가 저항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범죄 성립을 부정할 수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앞서 지난해 7월 이 사건 재판에서는 부장판사가 피해자 증인 신문 과정에서 "증인은 앞으로 영원히 성관계하면 안 되는 사람인가요?",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사랑을 하는 것인가요?" 등 차별적 인식이 담긴 질문을 했다고 알려지면서 2차 가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B씨는 당시 "기분이 나빴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측은 재판부 발언이 장애인차별금지법과 성폭력처벌법상 피해자 인격 보호 규정을 침해하고 공정 재판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검찰에 법관 기피 신청을 요구했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들은 "판결 자체는 피고인의 책임을 분명히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가 겪어야 했던 심리적 부담과 2차 피해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했다.
/김혜진 기자 trust@incheonilbo.com
Copyright © 인천일보 All rights reserved - 무단 전재, 복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