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시그널’ 거둔 한은… 연내 동결 기조에 무게 ↑

유진아 2026. 1. 1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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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금통위 만장일치 2.50% 동결
통방문서 ‘금리 인하 가능성’ 문구 빠져
환율·수도권 집값 부담 지속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지난해부터 이어지던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한국은행이 선을 그었다.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만장일치로 동결된 데다 통화정책방향문에서 그간 유지돼 온 ‘금리 인하 가능성’ 관련 문구가 빠지면서다. 이에 시장에선 연내 기준금리 인하 없이 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은 금통위는 15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했다.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 7·8·10·11월에 이어 새해 첫 회의에서도 동결을 선택한 것이다. 금통위원 전원 일치 결정으로, 이번 회의에서는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 의견도 나오지 않았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기준금리 동결은 소수 의견 없이 금통위원 모두가 동의한 결정”이라며 “현재의 성장 흐름과 금융안정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번 1월 통방문에서도 ‘금리 인하’ 문구가 완전히 빠졌다. 금통위는 지난해 11월 27일 낸 의결문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열어두되, 대내외 정책 여건 변화와 성장·물가·금융안정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인하 여부와 시기를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번 통방문에서는 “성장세 회복을 지원해 나가되, 이 과정에서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와 이에 따른 물가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결정해 나갈 것”이라는 문구만 담겼다.

금리 동결의 배경에는 성장 여건의 변화와 함께 환율·부동산 등 금융안정 변수에 대한 부담이 겹쳤다. 반도체 경기를 중심으로 수출 흐름이 개선되면서 성장의 하방 압력은 다소 완화됐지만, 이를 이유로 통화정책 기조를 서둘러 조정하기엔 금융 여건이 여전히 불안정하다는 판단이다.

이 총재는 “반도체 경기의 상승세가 확대되고 주요국 성장세도 예상보다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수출과 성장 경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 흐름만 놓고 보면 금리를 더 낮춰야 할 압박은 이전보다 줄었다는 의미다.

다만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상황이 다르다고 봤다. 원·달러 환율이 다시 1400원대 중후반으로 올라선 가운데 대외 불확실성과 수급 요인이 겹치며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통화정책 판단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 총재는 “최근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엔화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란, 베네수엘라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대됐다”며 “거주자의 해외 투자 증가 등 수급 쏠림이 지속되고 있다. 환율이 다시 1400원대 중후반 수준으로 높아져 상당한 경계감을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주택시장 불안도 금리 인하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정부의 대출 규제 기조에도 불구하고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 기대가 쉽게 꺾이지 않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낮출 경우 자산시장 자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서울의 가격 상승률이 연율 10%에 이르는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고 수도권 비규제 지역에서도 풍선효과가 일부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향후 금리 경로를 가늠할 수 있는 포워드 가이던스에서도 동결 쪽으로 무게가 실렸다. 금통위원 6명 중 5명은 향후 3개월 동안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냈고, 1명만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지난해 11월 3대3으로 맞섰던 인하·동결 의견이 이번 회의에서는 5대1로 동결 쪽으로 더 기울어진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런 메시지를 두고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크게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지만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통화정책방향문에서 인하 가능성을 전제로 한 문구가 포함되지 않았고, 소수의견과 포워드가이던스 변화를 함께 감안하면 기준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본다”며 “연말까지 기준금리 동결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원승유 SK증권 애널리스트도 “외환시장 변동성에 대한 한은의 우려가 여전히 크고, 이번 금통위에서도 환율이 핵심 판단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며 “인하의 필요성은 줄어든 반면 부작용에 대한 경계는 여전해 연내 기준금리 동결 전망을 유지한다”고 분석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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