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백화점 본점 매각 하세월…동성로 상권은 초토화
새주인 찾기 나섰지만 지지부진
상인들, “매각 적극성 부족…새 해법 찾아야”

대구지역 향토백화점인 대구백화점 본점이 경영난으로 문을 닫은 지 올해로 5년이 흘렀다. 폐점 후 본점 건물 매수자를 찾는 작업을 수차례 진행했지만 협상 결렬이 반복되는 등 매각 절차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지역 대표 중심 상권인 동성로의 상가 공실률도 대구 평균을 크게 웃도는 등 상권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 상인들은 건물 매각에 대한 대백의 소극적인 태도를 지적하며 건물 매각 외 다른 해법을 찾아서라도 하루빨리 대백 본점 건물 활용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올해로 창립 82년째를 맞은 전국 유일 향토백화점인 대구백화점(이하 대백)은 1969년 12월 본점, 1993년 프라자점을 개점하면서 전성기를 누렸다. 특히 본점의 경우 대구 대표 중심 상권인 동성로에 입점해 한때 번화가의 상징적인 건물로 불렸던 곳이다. 대구 시민들에게도 대표적인 약속 장소 1번지로 알려지는 등 오랜 기간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곳이다.
그러나 2003년 이후 인근에 들어선 대형 백화점과의 경쟁에서 밀려났고, 설상가상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인해 경영난이 심화되면서 결국 2021년 7월 셔터를 내렸다. 이후 본점 건물 매각을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앞서 2022년 JHB홀딩스와 2천125억 원 규모의 본점 매각 계약을 체결했지만 중도금과 잔금 미납으로 인해 계약이 무산됐다. 이듬해인 2023년에는 의료기업인 차바이오그룹이 대백 본점 인수를 검토했지만 협상이 결렬됐다.
이후 지난해 본점 등 부동산 자산에 이어 경영권 지분(34.7%)을 포함한 공개 경쟁입찰 방식의 매각 추진이 본격화됐다. 매각 주간사(기업의 인수 합병 또는 채권 발행 시 참여한 여러 기관을 대표해 일의 절차 및 업무를 주도적으로 처리하는 기관)는 삼정KPMG가 맡았고,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한 결과 건설사·부동산 시행사 등 3~4곳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아직까지 최종 결정이나 확정이 이뤄지지 않아 장기간 본점 건물이 방치되고 있다.
한편, 동성로 상인들은 대구백화점 본점 건물이 수년간 방치되면서 주변 상권은 갈수록 침체되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등에 따르면 동성로의 상가 공실률은 대구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다. 중대형 상가의 경우 2024년 3분기 공실률 19.8%였으나, 지난해 3분기에는 23.3%로 1년 새 3.5%포인트 상승했다. 2025년 3분기 대구지역 중대형 상가의 평균 공실률 17.4%와 비교할 때 동성로가 훨씬 높은 수준이다.
이에 대구시는 동성로 관광특구를 지역 경제 및 관광 산업의 중심지로 발전시키기 위해 '동성로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고 동성로상점가상인회도 '동성로 축제', '놀장' 등을 여는 등 상권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중심부에 자리잡은 대백 본점이 수년간 흉물로 방치되면서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백 인근에서 옷 가게를 운영 중인 김모(50)씨는 "대백 본점이 문을 닫은 후 매출이 약 30% 이상 줄었고, 주변 상권의 유동인구도 반토막 났다"며 "빈 공간을 오랫동안 방치해두는 것 보다 기존 건물을 그대로 두고 문화예술공간이나 청년몰과 같은 새로운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조속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카페를 운영 중인 최모(45·여)씨도 "경기 침체 영향도 있지만 대백 본점이 문을 닫은 후 곳곳에 빈 점포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흉물로 방치된 대백이 동성로 상권 침체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하루 빨리 새로운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조속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대백 측은 "현재 협상이 계속 진행 중이고 매각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어 구체적인 답변이 어렵다"고 밝혔다.
권영진 기자 b0127kyj@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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