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이런 자리 흔치 않죠?"···국회에 퍼진 화합의 목소리

이삼섭 2026. 1. 15.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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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국가균형발전 영호남 공동선포 및 신년교류회
2026 영호남 국가균형발전 공동선포식 및 신년교류회가 14일 오후 국회의사당 국회박물관에서 열렸다.이날 조덕선 무등일보 회장, 손인락 영남일보 사장, 김종석 무등일보 사장, 이석연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 강기정 광주광역시장 ,김영록 전남도지사, 이철우 경상북도지사 , 홍성주 대구광역시 경제부시장,조재구 대한민국 시장군수구청장 협의회장, 영호남국회의원, 정관계 인사들이 국가균형발전을 선도하는 공동선포식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임정옥 객원기자

"이런 자리가 흔치 않죠? 좋은 행사를 만들어줘서 고맙습니다."

14일 오후 서울 국회박물관에서 열린 '2026년 국가균형발전 영호남 공동선포 및 신년교류회'는 그 자체로 장면이었다. 영호남을 대표하는 정·재계, 향우회, 언론 인사들이 한 공간에 모인 풍경 자체가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행사장 입구에서는 많은 이들에게서 "오늘 같은 자리가 흔치 않다"는 인사말이 흘러나왔다.

◆"좋은 자리 감사합니다" 한목소리

참석자들은 하나 같이 뜻깊은 행사를 마련해준 데 대해 고마움을 전했다. 황병우 iM금융그룹 회장은 김종석 무등일보 사장에게 다가와 "좋은 행사를 만들어줘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건넸다. 곧이어 이상길 대구상의 상근부회장도 손인락 영남일보 사장에게 "이런 좋은 기회를 마련해줘 고맙다"며 인사를 전했다. 행사를 준비한 언론사에 대한 감사 인사는 곳곳에서 이어졌다. "정말 의미 있는 자리다" "이런 자리는 계속돼야 한다"는 말들이 자연스럽게 오갔다.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정말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덕담을 건넸고, 권향엽 국회의원, 이강덕 포항시장, 김장호 구미시장도 잇따라 "좋은 행사"라며 축하의 뜻을 전했다.

2026 영호남 국가균형발전 공동선포식 및 신년교류회가 14일 오후 국회의사당 국회박물관에서 열렸다.이날 조덕선 SRB미디어그룹 무등일보 회장, 손인락 영남일보 사장, 김종석 무등일보 사장 등 언론사 간부들이 내빈들을 맞이하고 있다. 임정옥 객원기자

정신 없는 와중에도 영호남 인사들 간에 훈훈한 모습들이 연출됐다. 조덕선 회장과 손인락 영남일보 사장이 국회박물관 로비에서 함께 내빈을 맞는 가운데 서로를 향해 "먼저 앞에 서시라"며 자리를 양보한 장면도 목격됐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웃으며 한 발씩 물러서는 장면에 주변 인사들까지도 환한 웃음을 지었다.

특히 정당이나 지역을 뛰어 넘어 영호남 인사들의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모습이었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도착했을 때 무등일보 한 간부가 "호남 4선 의원"이라고 소개하자, 이를 들은 영남권 인사들은 "먼 길 오셨다"며 먼저 악수를 청했다. 강기정 광주시장도 영남일보 간부진에게 다가가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지난해 9월에 뵙고 또 뵙는다"고 인사를 건넸다. 영남일보 측은 "2020년에도 얼굴을 본 적이 있다"며 인연을 떠올리기도 했다.

박병규 광주 광산구청장과 장세철 대구경북통합신공항 대구시민추진 대표는 이날 첫 만남이었지만 군공항 이전이라는 공통 의제를 두고 대화를 이어나가기도 했다.

국회박물관을 방문한 시민들 또한 이날 행사에 간접적으로 동참하기도 했다. 이날 진로탐방을 위해 국회를 방문한 광주 숭덕고등학교 1학년 백지은(16)양과 구채원(16)양은 "역사에 대해 깊이 알게 됐고 너무 신기하다"며 "공교롭게도 영호남 신년교류회 행사도 볼 수 있었는데, 너무 뜻깊은 자리다. 지역감정을 없애고 서로 상생할 방안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26 영호남 국가균형발전 공동선포식 및 신년교류회가 14일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박물관(국회헌정기념관)에서 개최됐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우리는 하나" 영호남인들 화합의 장

이날 행사장에서는 영호남을 대표하는 인사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화합'을 말이 아닌 장면으로 보여줬다. 이날 사회를 맡은 인물 역시 상징적이었다. 광주 출신인 허일후 아나운서와 대구 출신인 양채원 아나운서가 공동 사회를 맡았다. 허 아나운서는 "영호남이 함께 모이는 이런 멋진 자리에 우리 두 사람을 나란히 초대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iM뱅크 은행장과 광주전남을 대표하는 광주은행 수장이 나란히 인사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강정훈 iM뱅크 은행장은 "이 자리가 단순한 행사로 끝나지 않고 경제인과 국회의원, 지역 인사들이 함께 모여 실제로 인구 감소를 줄이고 지역에 도움이 되는 실행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 모여 논의하면서 지역 기업과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은행장으로서 적극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영호남의 관계를 두고는 "은행권에서는 이미 광주은행과 달빛동맹 행사를 오래 해왔다"며 "갈등의 분위기는 전혀 없고, 오히려 더 잘 뭉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향우회 인사들의 인식도 다르지 않았다. 이성백 호남향우회 수석부회장은 "영남과의 관계가 안 좋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 그렇지 않다" "경쟁의식은 있을 수 있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갑과 을이 바뀌는 모습은 이제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오늘 같은 자리가 의미 있다. 자주 만날수록 좋고, 자주 만나다 보면 설명하기 어려운 보이지 않는 각도 자연스럽게 사라진다"고 덧붙였다.

◆영호남, '보이지 않는' 경쟁?

영호남이 한자리에 모인 행사답게, 현장 곳곳에서는 묘한 긴장과 웃음이 교차했다. 경쟁이라기보다는 서로를 의식하는 기류에 가까웠다. 행사 중 참석자 소개가 이어질 때였다. 영호남 향우회 인사들이 호명될 때마다 박수 소리가 미묘하게 갈렸다. 호남 인사가 소개될 때는 객석 한쪽에서 박수가 커졌고, 영남 인사가 불릴 때는 반대편에서 더 힘이 실렸다. 이를 지켜보던 사회자 허일후 아나운서는 "호남에서 오신 향우회 분들은 이쪽 소개할 때 박수를 치시고, 저쪽 소개할 때는 저쪽에서 박수 소리가 크게 나오네요"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이어 "오늘은 모두 다 함께 크게 박수 치길 바라봅니다"라고 덧붙이자 객석에서는 한층 큰 박수가 쏟아졌다.

2026 영호남 국가균형발전 공동선포식 및 신년교류회가 14일 오후 국회의사당 국회박물관에서 열렸다. 영남일보와 무등일보 기자가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 임정옥 객원기자

로비에서도 작은 '신경전'은 이어졌다. 입구 한편에서는 영남일보와 무등일보가 각각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응답자들이 붙인 스티커가 점점 보드를 채우자, 어느 쪽이 더 많은지 은근히 눈길이 오갔다. 이를 지켜보던 영남일보의 한 기자는 "오늘은 경쟁 아닌 화합인 걸로 하죠"라며 웃어 보였다.

2026 영호남 국가균형발전 공동선포식 및 신년교류회가 14일 오후 국회의사당 국회박물관에서 열렸다.영호남 정관계 인사들이 박수를 치고 있는 가운데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운데),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오른쪽)이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임정옥 객원기자

◆ 강·김 '브로맨스'…당 넘어선 장면들

행사 내내 눈에 띈 장면 중 하나는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의 모습이었다. 두 사람은 나란히 앉아 시종일관 귓속말을 주고받았다. 행사 진행 중에도, 축사가 이어지는 동안에도 고개를 맞댄 채 짧은 대화를 이어갔다. 최근 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를 계기로 두 사람이 부쩍 가까워졌다는 평가가 현장에서도 자연스럽게 나왔다. 행정통합 이전에는 다소 경쟁과 긴장 구도가 분명했던 두 단체장이었지만 이날만큼은 누구보다 '파트너'에 가까운 분위기였다. 선언문 속 협력의 메시지가 무대 아래 좌석에서도 그대로 연출되고 있었다.

정치권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포착됐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신년 메시지를 통해 여야 인사들과의 개인적 인연을 꺼냈다. 조 대표는 자신을 "지역인으로서의 자의식과 자부심, 자긍심을 갖고 살아온 사람"이라고 소개하며 "1980년대 서울에 와서 살고 있지만 그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조 대표는 "(이날 행사에 함께 참석한) 나경원 의원이 제 대학 동기고,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대학교 같은 반 친구"라며 "정치적으로는 서로 반대편에 서 있지만 1980년부터 같은 편을 먹고 있는 게 하나 있다. 시골 출신이냐, 서울 출신이냐의 차이"라고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박찬기자 juve5836@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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