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후퇴, 제주는 유지…환경단체 “컵 보증금제 확대 환영”

원소정 기자 2026. 1. 1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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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일회용컵 보증금제'의 전국 확대를 포기하고 '컵 가격 표시제'로 정책 기조를 후퇴시키는 가운데, 환경단체가 제주도의 보증금제 확대 방침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정부의 혼선 속에서도 제도를 유지·강화하겠다는 제주도의 선택이 자원순환 정책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15일 논평을 내고 "제주도 일회용컵 보증금제 유지와 확대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단체는 "현행법상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전국 시행이 법적 의무임에도 정부의 오락가락하는 정책 행보로 현장의 혼란을 야기하고 참여율을 떨어뜨리는 위기를 초래했다"며 "이번 제주도의 결정은 컵 보증금제의 확대와 다회용기 문화 확산을 병행함으로써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실효성 있는 환경정책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제주도 실정에 맞는 독립적인 보증금 제도 설계 및 운영 권한을 확보한 '제주형 보증금제'를 추진해야 한다"며 "정부에 권한 이양을 강력히 요구하여 지역 내 모든 매장으로 확대 적용할 수 있는 명확한 법적 근거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현장에서 제도를 이행하는 소상공인들의 지원책과 더불어 법적 조치의 일관된 집행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며 "무인회수기 설치 지원과 보증금 회수 시스템 간소화 등 실질적인 행·재정적 지원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주도는 지난 14일 '2026년도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실천 계획'을 수립·발표하고,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중심으로 한 감축 정책을 지속·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보증금제는 애초 전국 시행을 목표로 설계됐지만 현재는 제주와 세종에서만 운영되고 있다. 정부가 전국 확대를 접으면서 형평성 논란과 함께 현장 참여 동력이 약화됐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실제로 제주 지역 일회용컵 보증금제 반환율은 2023년 11월 78.4%까지 올랐으나 최근에는 60% 전후로 하락한 상태다.

여기에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일회용컵 보증금제의 효과가 미비하다는 이유로 정부가 '컵 가격 표시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혼란이 커진 상황이다.

이에 논란이 지속되자 정부는 '컵 가격 표시제'와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모두 추진하는 대신 각 지자체에서 원하는 정책을 선택해 시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각 지자체가 조례를 통해 재활용 정책을 지역 상황에 맞게 추진할 수 있도록 입법 권한을 넘겨주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제주는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한편, 의무참여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 등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이 밖에도 제주도는 일회용품 감축을 위해 공공부문 관리 강화 방침을 밝혔다. 도내 공공기관의 일회용품 사용 금지를 유지하는 한편, 그간 미흡했던 사용 실적 조사를 강화해 감축 관리 체계를 본격화한다.

상반기 중 부서별 찾아가는 교육을 실시하고, 일회용품 구매 실적과 공공회의 다회용 키트인 '또시키트' 활용 실적을 종합 평가해 우수 부서에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민간 부문에는 전년 대비 123% 증액한 51억 원을 투입해 생활·복지·여가 전 영역에서 다회용기 사용 확산을 지원한다. 지난해에만 184만여 개의 다회용기와 텀블러 사용을 지원해 일회용 폐기물 29.6톤을 감축한 성과를 바탕으로 확장에 나선다. 이와 함께 3억원을 편성해 '동문야시장 다회용기 도입 사업'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