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WBC 기억 지금도 생생한데… 안타까운 소식 이렇게 빠를 줄 몰랐다” 사이판에도 비보가 전해졌다

롯데 김민재 코치가 14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53세.
비보는 사이판에도 전해졌다. 류지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감독은 15일 “동시대에 뛰었고, 포지션도 같았기 때문에 내적 친밀감이 컸는데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며 고인을 애도했다.
류 감독은 “몸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는 2년 전부터 들었지만, 이렇게 빠르게 안타까운 소식을 듣게 될 줄은 몰랐다”면서 “하늘나라에서는 안 아프면 좋겠다. 멀리 나와 있어서 가보지도 못하는데, 마음이라도 함께 하고 싶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덧붙였다.
류 감독은 2006년 WBC 1회 대회 때 김 코치와 같은 유니폼을 입었다. 류 감독이 대표팀 주루 코치, 김 코치가 주전 2루수였다.
류 감독은 본선 한일전에 얽힌 고인과 추억을 회상했다. 일본전을 앞두고 전력분석회의에서 류 감독은 김 코치에게 특별한 조언을 했다. 일본 중견수의 어깨가 상대적으로 약하니까, 주자로 나갔을 때 중견수 앞 땅볼 안타가 나오면 3루까지 가는 것도 한번 생각해보라고 했다. 류 감독은 “김 코치가 현역 시절 다리가 아주 빠른 선수는 아니었지만 베이스러닝이 좋았다. 타이밍을 잘 보는 선수였다. 그래서 그런 말을 했다”고 당시를 돌이켰다.
경기 당일 류 감독의 조언과 똑같은 상황이 펼쳐졌다. 0-0으로 팽팽히 맞서던 8회초 1사, 김 코치가 볼넷을 골라내 출루했다. 후속 이병규(현 LG 2군 감독)가 상대 투수의 커브를 받아쳐 내야를 가르는 중견수 앞 땅볼 안타를 쳤다.
김 코치는 류 감독의 조언을 떠올린 듯, 일본 중견수를 슬쩍 뒤돌아보더니 곧장 3루까지 달렸다. 송구는 정확했다. 아웃 타이밍이 분명했는데, 일본 3루수가 태그를 하려다 공을 흘리고 말았다. 천운으로 3루에서 세이프가 됐고, 타자 주자도 2루까지 나갔다. 그리고 바로 다음 이종범 전 코치의 결승 2타점 적시타가 터졌다. 대표팀의 WBC 역사에 남은 명장면이다. 그렇게 대표팀은 당시 일본을 2-1로 꺾었다.
류 감독은 “20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그때 기억이 생생하다”면서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사이판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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