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타이어, ‘AI’로 R&D 판 바꾼다…타이어 개발 기간 줄이고 완성도는 대폭 향상

최지영 기자 2026. 1. 1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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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연구부터 가상 주행까지…타이어 개발 전 과정의 디지털 전환 가속
마곡 연구소 중심으로 글로벌 500여 명의 연구 인력이 AI 기반 개발 체계 구축
넥센타이어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드라이빙 시뮬레이터. 넥센타이어 제공

넥센타이어가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전환(DX)’를 통해 타이어 개발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타이어 제작을 위한 연구·개발(R&D)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AI와 VR 등 최신 기술을 접목한 이른바 ‘버추얼 타이어 개발 프로세스’를 강화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넥센타이어는 실차를 기반으로 한 시험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가상 시뮬레이터와 AI 설계 시스템에 연결해 개발 기간을 단축하면서도 정확도를 높인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를 바탕으로 AI 기반 성능 예측을 고도화해 시제품 제작 횟수와 개발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줄이고, 타이어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 탄소배출 절감하는 한편 제품 성능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넥센타이어는 제품 설계부터 성능 예측, 가상 시뮬레이션, 실차 데이터 축적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순환 구조로 연결한 ‘버추얼 브레인 루프’를 구축했다. 버추얼 브레인 루프는 AI와 가상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제품 설계부터 검증까지 전 과정을 디지털로 연결한 차세대 연구개발 체계다. 목표 성능을 설정하면 XAI(설명가능한 AI)가 최적의 설계안을 도출하고, 가상 타이어 모델 생성, 차량 동역학 시뮬레이션을 통해 실제 주행 환경에서의 성능을 가상으로 검증한다.

이후 가상 타이어 모델과 드라이빙 시뮬레이터를 활용해 최종 후보를 정밀 평가한 뒤, 검증을 통과한 설계만 시제품 제작 및 실차 평가로 넘어간다. 이 과정에서 실차 시험과 생산 과정에서 축적된 데이터는 다시 AI와 시뮬레이션에 피드백돼 다음 개발의 정확도를 높이며, 시제품 제작과 시행착오를 최소화함으로써 개발 기간·비용·탄소 배출을 줄이는 동시에 제품 완성도를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한다. 넥센타이어는 장기적으로 전 개발 과정을 하나의 디지털 흐름으로 통합한 ‘풀 버추얼 프로세스’ 구현을 추진 중이다.

넥센타이어는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위치한 넥센타이어 중앙연구소 ‘더 넥센 유니버시티’를 이같은 ‘버추얼 R&D’ 전략의 실행 거점으로 삼고 있다. 2019년 준공된 더 넥센 유니버시티에는 국내 업계 최초로 도입한 하이다이나믹 드라이빙 시뮬레이터와 실차 반무향실, 재료연구센터 등 핵심 연구 인프라가 구축돼 있다. 국내 연구∙지원 인력 370여 명과 해외 기술센터까지 포함한 총 500여 명의 글로벌 연구진이 이 곳을 중심으로 제품 개발과 기술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재료 연구 부문에서는 최적의 고무 배합을 위한 데이터를 축적 중이다. 타이어에서 고무 배합은 매우 중요하다. 노면 상태별 접지력부터 내열성, 마모 특성까지 성능 대부분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최근에는 환경 규제와 함께 성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친환경 소재로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AI를 활용해 최적의 고무 및 재료 배합을 연구, 현재 지속가능 원재료 70% 적용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한편, 노면에서 마찰 거동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겨울 제동·그립 성능의 기초 데이터도 축적하고 있다.

구조 설계 단계에서의 ‘설계 해석’ 역량 고도화도 진행되고 있다. 설계 해석은 타이어가 실제 생산되기 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제동·마모·소음·열 발생 등 주요 성능을 미리 계산하는 과정으로, 개발 초기의 오류를 줄이고 완성도를 높이는 핵심 공정이다. 넥센타이어는 여기에 유한요소법(FEM) 기반 모델과 AI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예측 기술을 적용해 제동·핸들링·승차감 등 핵심 성능의 예측 정확도를 한층 높이고 있다.

가상 설계를 통과한 모델은 드라이빙 시뮬레이터로 검증하고 있다. 해당 시뮬레이터는 대형 모션 플랫폼, 비전·사운드 시스템, 차량 모델링 소프트웨어가 통합돼 가속·감속·코너링 등 복잡한 주행 조건을 반복 재현할 수 있다. 외부 환경 변수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초기 개발 단계에서 빠르고 정확하게 성능을 검증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또한 마곡 중앙연구소 내 실차 무향실에서는 각종 센서를 통해 패턴음·공명음·노면음 등 미세 소음을 정밀 측정하며, 영하 5도부터 영상 40도, 최고 속도 시속 250㎞까지 다양한 주행 환경을 재현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전기차 시대 핵심 경쟁요소인 ‘정숙성’ 확보를 위한 기반 기술이다.

넥센타이어는 완성차 기업 등과 글로벌 협력을 확대하며, 디지털 기반 글로벌 R&D 네트워크를 고도화하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현재 30여 개 글로벌 완성차 업체, 120여 개 차종에 신차용(OE) 타이어를 공급하며 협력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2012년 일본 미쓰비시에 처음으로 신차용(OE) 타이어를 공급했다. 이후 2016년 미국 포르쉐 진입을 계기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을 빠르게 확대하며 주요 기업들의 핵심 OE 공급사로 자리매김했다. 현재는 포르쉐를 포함해 독일 아우디,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세계 4대 프리미엄 완성차 제조사 모두에 OE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여기에 드라이빙 시뮬레이터와 버추얼 타이어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세계 유수의 완성차 업체와 가상 개발 기반의 기술 협력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넥센타이어는 독일·미국·중국에 기술센터를 운영하며 지역별 주행 환경에 맞춘 제품 개발과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전기차와 자율주행 확산으로 타이어 개발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개발 전 과정을 혁신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AI와 가상 시뮬레이션을 기반으로 설계부터 검증까지의 정확도를 높이고, 실차 시험의 시행착오를 줄여 개발 속도와 완성도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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