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 안정성 점검]② 268곳 사라지고 76곳 남았다…생존 상조회사 절반도 '자본잠식' [The SIGNAL]

신연수, 이채연 기자 2026. 1. 15.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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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Q ‘선불식 할부거래업체’ 2곳 폐업·등록취소...총 76개社
3월 말 총 선수금 10조3348억원·총 가입자 수 960만명
공정위 “지난해 7月 폐업 ‘신원라이프’ 선수금 미보전 고발”
대명·보람 등 12곳, 자산보다 부금예수금이 더 많아
상조회사들이 전국민의 5분의 1이 납부한 돈을 굴리지만, 선수금 기준 상위 20개 상조회사 중 12개사가 자산보다 부금예수금이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 사진=챗GPT

 

지난해 위드라이프가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폐업했다. 고객들은 부금의 50%는 거의 환급받을 수 있지만, 나머지 50%는 날리게 된다.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대한민국에서 상조는 생활 속 '필수 서비스'가 됐다. 상조업의 가파른 성장세 속에 폐업 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 규모도 동반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를 보호할 규제나 법안이 부족해 상조 가입 시 회사의 재무상태가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상조회사들의 재무제표와 문제점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 한스경제=신연수, 이채연 기자 | 상조 선수금 10조 시대가 열렸다. 올해 상조회사 등 선불식 할부거래업체가 굴리는 선수금 규모가 10조를 넘겼다. 1분기 중 기린종합건설이 폐업해 올해 3월 말 기준 선불식 할부거래업 등록업체는 76곳이다.

지난해에는 493억원의 선수금을 굴리던 상조회사 위드라이프그룹이 폐업하면서 상조서비스에 가입한 회원 2만5000명이 울분을 토했다. 회사가 끼어 판 해외유학 패키지 등 '비(非)상조 상품'을 샀던 이들은 낸 돈을 보상받을 길이 없게 됐기 때문이다. 50% 보증 계약조차 되지 않은 '비상조' 선수금은 약 120억원에 달했다.

더 큰 문제는 정상 영업 중인 선수금 규모 상위 20개 상조회사 중 12곳이 선수금 부채보다 총자산이 더 적다는 점이다. 완전자본잠식 상태이다. 12곳에는 대명스테이션·보람상조라이프 등 대형 업체들도 포함됐다. 대명의 경우 특수관계자와의 내부거래도 이뤄져 재무건전성 우려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위드라이프그룹 주요 재무지표 / 표=이채연 기자

◆총 선수금 '10조' 넘겨...폐업도 '꾸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따르면 지난해 상조회사 3곳이 폐업하면서 지난 3월 말 기준 선불식 할부거래업체는 76개다. 선불식 할부거래업체 총 가입자 수는 960만명, 총 선수금은 10조3348억원이다. 상조회사는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선불식 할부거래업자'로 분류된다.

지난해 11월 폐업 수순을 밟은 위드라이프그룹의 경우 2023년 기준 부금예수금 493억원을 운용했던 회사로, 가입한 회원만 2만500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적 공방도 올해 2월까지 이어졌다. 지난 2월 '위드라이프상조피해자모임' 카페는 오일록 위드라이프그룹 대표 법적 처벌을 위한 단체소송 참여자를 모집하기도 했다.

지난해 폐업 결정이 난 신원라이프에도 법적 공방이 이뤄지고 있다. 공정위는 선불식 할부거래업체 신원라이프의 법정 선수금 미보전행위에 대해 법인과 대표이사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 발표에 따르면 신원라이프는 소비자로부터 받은 선수금의 50%를 예치기관에 예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총 선수금의 45.28%에 해당하는 금액(12억5352만8000원)만을 보전한 채 영업해 할부거래법을 위반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정상 영업 중인 선불식 할부거래업체보다 폐업하거나 등록취소된 기업이 더 많았다. / 그래프=이채연 기자

◆정상영업보다 폐업·등록취소 회사가 多

공정위에 따르면, 정상적으로 영업하는 상조회사보다 폐업하거나 등록취소된 업체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부터 2025년 3월까지 선불식 할부거래업 등록업체 수는 꾸준히 줄고 있다. 2017년 163개였던 상조회사는 2019년 86개로 줄었고, 2022년 72개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기준 76개의 선불식 할부거래업체가 등록돼 있다.

폐업하거나 등록취소된 업체는 운영 중인 업체보다 약 4배 더 많았다. 지난 2011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85개의 업체가 할부거래법 등을 위반해 등록이 취소됐다. 등록취소는 폐업과 유사한 의미로, 상조회사 영업을 할 수 없도록 사업자등록이 취소되는 것을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미래상조119가 대표의 횡령으로 인해 등록이 취소됐고, 신원라이프는 선수금 보전 의무 규제를 위반해 등록이 취소되고 최근 검찰에 고발됐다. 동아상조는 해약환급금 미지급·지연지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등록이 취소됐고, 온라이프는 선수금 보전 의무를 위반해 등록이 취소되고 검찰에 고발됐다.

폐업한 업체도 수두룩했다. 지난해 위드라이프그룹이 경영난 끝에 폐업했고, 법정 선수금 보전 의무를 위반한 신원라이프가 폐업했다. 이 외에도 더웰라이프, 한효라이프, 한강라이프, 대노라이프 등 173개 업체가 폐업했다. 이 중 10개사는 다른 기업에 합병됐다가 폐업 수순을 밟은 것으로 나타났다.

◆12개社, 선수금比 자산 적어...부채비율도 '1000% 이상'

총 선수금 기준 상위 20개사의 재무상태를 살펴본 결과, 12개사는 총자산이 선수금보다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8개사도 대부분 부채비율이 1000% 내외였다. 자산 구성에 있어서 '영업권', '고객관계' 등 무형자산과 모집수당으로 지급한 '이연신계약비' 등 현금화가 어려운 자산이 많아 실질적인 재무구조는 더욱 취약한 것으로 파악된다.

먼저 웅진프리드라이프는 올해 1분기 기준 선수금이 2조6220억원, 지난해 말 기준 자산은 2조9237억원으로 선수금과 자산 규모 모두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웅진프리드라이프는 자기자본이 2507억원으로 상당하나 부채비율은 1072%에 이르고 있다. 부금의 상당 부분을 채권에 투자해 왔으나, 무형자산과 장기선급비용이 6770억원에 달한다.

교원라이프는 선수금 1조4907억원, 자산 규모는 1조6293억원이다. 2017년 평택 장례식장 인수를 계기로 꾸준히 장례식장을 매입해 장례사업을 핵심사업으로 육성 중이다. 지난 2022년에는 중견 여행사를 인수했고, 실버케어에도 투자 중이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자본은 660억원이고 부채비율은 2500%에 달했다. 자산 중 무형자산과 장기선급비용은 2084억원이다.

대명스테이션은 선수금 규모가 1조4320억원, 자산 규모는 1조2631억원이다. 지난해 말 개별 기준 자본은 -1765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자산 중 무형자산과 장기선급비용은 2789억원이다. 경쟁사에 비해 업력이 짧아 적극적인 투자활동보다는 회원모집·여행·크루즈 등 상품 다양화에 주력해 왔다. 이후 '대명아임레디 장례식장'을 오픈해 운영하고 있다.

다음으로 보람그룹의 보람상조라이프의 총부금이 총자산보다 67억원 더 많았다. 같은 그룹의 보람상조리더스는 총자산이 총부금보다 329억원가량 적었고, 보람상조애니콜은 자산과 부금 차이가 151억원, 보람상조피플은 148억원가량 차이 났다.

이 외에 더리본, 효원상조, 에스제이산림조합상조, 대노복지사업단, 경우라이프, 부모사랑, 더피플라이프도 선수금보다 자산이 적었다.

이는 부금이 들어와도 모집비용이 먼저 지급되는 산업의 특성 때문으로 보인다. 상조회사가 고객으로부터 받는 부금은 수십~수백개월에 걸쳐 나눠서 입금되지만, 계약 건당 지급하는 모집수당(이연신계약비)은 일시불로 지급하거나 부금 납입기간보다 짧은 기간 동안 지불된다.

그 외에도 회사 운영에 필요한 인건비 등 일반관리비가 추가로 지출돼 사실상 계약 1건당 계약 초기의 현금흐름은 적자다. 이로 인해 영업이 활발한 상조회사는 모집수당과 운영비용 지출 규모도 크기 때문에 자산 증가 속도보다 부채 증가 속도가 더 빠르다.

아울러 사업 초기에는 서비스 제공 건수가 많지 않아 매년 영업손실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다른 산업보다 더 쉽게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사업을 영위하기 위한 자본금 조건도 15억원에 불과하고 많은 업체들이 작은 자본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것도 부실 발생의 중요한 원인으로 보인다.

자본잠식이 발생했다고 재무건전성이 꼭 나쁘다고 보긴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상조보증공제조합 관계자는 "상조회사의 재무제표상 부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금은 장기성부채를 의미해 단기적으로 재무적인 위험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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