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좌의 위기”… 바이낸스 점유율 25%로 ‘뚝’, 개미들은 ‘이곳’으로 떠났다

안갑성 기자(ksahn@mk.co.kr) 2026. 1. 15.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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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한 가상자산 벤처캐피털(VC) 심사역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내 규제 환경이 완화되고 있지만, 이는 코인베이스 등 미국 기관 중심 거래소에 호재일 뿐 바이낸스의 글로벌 점유율 회복과는 별개의 문제"라며 "바이낸스가 압도적 1위라는 공식은 이제 옛말이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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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물 점유율 60%→25% 추락…파생상품도 30%대 고전
바이비트·HTX 등 역외 거래소 반사이익 톡톡
온체인 강자 ‘하이퍼리퀴드’ 급성장…시장 구조 재편 가속화
트럼프 사면·새 CEO 등판에도…떠난 민심 되돌리기 ‘역부족’

세계 최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크립토 황제’로 불리던 창펑 자오(CZ) 전 CEO의 사면 복권과 새로운 리더십 출범에도 불구하고, 시장 지배력은 5년 내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투자자들은 바이낸스를 떠나 바이비트(Bybit) 등 해외 경쟁사와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 같은 온체인 플랫폼으로 대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현물·파생상품 동반 추락… “독점 시대 저물었다”
2024년 12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월간 거래량 추이. 노란색으로 표시된 바이낸스의 막대 그래프 비중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료=코인데스크]
14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2월 기준 바이낸스의 글로벌 가상자산 현물 거래 시장 점유율은 25%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28.5%) 대비 3.5%포인트 급락한 수치이자, 2021년 1월 이후 약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23년 한때 60%에 육박하며 시장을 호령하던 압도적인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더 뼈아픈 대목은 바이낸스 수익의 핵심인 파생상품(선물·옵션) 시장의 부진이다. 한때 70%에 달했던 바이낸스의 파생상품 시장 점유율은 현재 35% 수준으로 반토막 났다. 여전히 업계 1위를 수성하고 있지만, 추세적인 하락세가 뚜렷해 ‘장기적인 펀더멘털 약화’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 바이비트와 ‘하이퍼리퀴드’의 약진… 시장 판도 바꿨다
주요 거래소별 전월 대비 시장 점유율 변화를 나타낸 그래프. 바이낸스(Binance)가 3.13%포인트 급락하며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한 반면, 경쟁사인 바이비트(Bybit)는 1.03%포인트 상승하며 가장 큰 수혜를 입었다. [자료=코인데스크]
바이낸스에서 이탈한 유동성은 어디로 향했을까. 전문가는 미국 규제권 내 거래소보다는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한 역외(Offshore) 거래소와 탈중앙화 거래소(DEX)가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분석했다.

제이콥 조셉 코인데스크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바이낸스의 점유율 하락분 대부분을 코인베이스 같은 미국 거래소가 아닌, 바이비트(Bybit), HTX, 게이트아이오(Gate.io) 등이 흡수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블록체인 위에서 직접 거래가 이뤄지는 ‘온체인(On-chain)’ 트레이딩 플랫폼의 급성장이다. 대표주자는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다. 고성능 레이어1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하이퍼리퀴드는 빠른 속도와 투명성을 앞세워 2025년 한 해에만 사용자가 367% 폭증, 140만 명을 돌파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FTX 사태 등 거래소 신뢰 문제로 바이낸스가 반사이익을 얻었지만, 이제는 투자자들이 중앙화 거래소(CEX)의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직접 지갑을 연결해 거래하는 온체인 파생상품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하이퍼리퀴드의 부상은 일시적 현상이 아닌 시장 구조의 근본적 변화”라고 진단했다.

◆ “수수료 무료” 카드도 약발 다해… 체질 개선 시급
바이낸스는 과거 테라-루나 사태 당시 ‘수수료 무료’ 정책을 앞세워 점유율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린 바 있다. 그러나 2023년 해당 프로모션이 종료되면서 점유율 방어막이 사라졌다는 평이다.

바이낸스는 최근 공동 창업자인 허이(He Yi)를 공동 CEO로 선임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지난 10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오창펑 창업자를 사면하면서 사법 리스크도 일부 해소됐고, 아부다비 등지에서 라이선스를 획득하며 제도권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이미 높아진 경쟁자들의 파고를 넘기엔 쉽지 않은 환경에 직면했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한 가상자산 벤처캐피털(VC) 심사역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내 규제 환경이 완화되고 있지만, 이는 코인베이스 등 미국 기관 중심 거래소에 호재일 뿐 바이낸스의 글로벌 점유율 회복과는 별개의 문제”라며 “바이낸스가 압도적 1위라는 공식은 이제 옛말이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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