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이 몸과 뇌에 남기는 변화
(시사저널=노진섭 의학전문기자)
새해가 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건강 목표 중 하나가 운동이다. 하지만 작심삼일로 끝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운동의 효과를 좌우하는 것은 강도나 속도가 아니라, 얼마나 꾸준히 지속하느냐라고 강조한다. 심장과 근육은 물론 뇌 건강까지 지키는 운동, 어떻게 시작하고 어떻게 이어가야 할까.
일반인이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운동으로는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이 있다. 유산소 운동은 심혈관계 기능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며, 근력 운동은 근골격계 기능을 유지·향상하는 역할을 한다.
미국심장협회(AHA)는 2019년 걷기나 자전거 타기와 같은 중등도 유산소 운동이 관상동맥질환과 뇌졸중 위험을 낮춘다고 밝혔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심장 근육을 강화해 박동당 혈액 배출량을 늘리고, 혈관의 탄성도를 높여 혈압을 안정화하는 데 기여한다. 이로 인해 혈액순환이 개선되면 전신 조직에 산소와 영양 공급이 원활해져 피로 회복은 물론 면역 기능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근력 운동은 관절 주변의 근육과 인대를 강화해 관절에 집중되는 하중을 분산시키고, 연골로의 영양 공급을 원활하게 돕는다. 동시에 근감소증을 예방하고, 뼈를 형성하는 골모세포를 자극해 골밀도를 높여 퇴행성 관절질환의 위험을 낮춘다. 이러한 효과는 낙상과 골절 위험 감소로 이어져, 노년기 삶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런 운동은 뇌 기능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킨다. 운동하면 뇌에서 BDNF(뇌유래신경영양인자) 분비가 증가하는데, 이는 신경세포의 생성과 재생을 돕는 물질로 흔히 '뇌 영양제'에 비유된다. BDNF는 학습과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기능을 강화하고, 신경세포 간 연결을 촉진해 기억력 향상과 인지 기능 유지에 도움을 준다. 박정훈 인천힘찬종합병원 신경과 센터장은 "운동은 도파민과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해 불안과 스트레스 관리에 효과가 있다. 특히 고령층에서는 뇌 위축을 막고 기억력을 보존해 치매를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입증된 대표적인 비약물적 처방"이라고 강조했다.

운동의 핵심은 무리하지 않으면서 지속하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의 신체활동 권장량으로 주당 150~300분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 중강도란 옆 사람과 짧은 대화는 가능하지만 노래를 부르기에는 다소 숨이 찰 정도의 운동 강도를 의미한다.
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는 자신의 최대 운동 능력의 40~60% 수준의 저강도로 시작하고, 신체가 적응하는 정도에 맞춰 2주 간격으로 강도를 10%씩 점진적으로 높이는 방식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운동은 주 3~5회 규칙적으로 반복하는 것이 심혈관계와 신경계의 적응과 유지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년 이후에는 단기간의 고강도 운동보다, 장기간 지속할 수 있는 운동 습관이 건강수명을 늘리는 데 더 중요하다.
운동 전후의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은 필수다. 준비운동은 근육과 관절의 온도를 서서히 높여 근골격계 손상 위험을 낮추고, 정리운동은 운동 후 근육 통증과 피로 물질(젖산) 축적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근력 운동은 특정 부위에 치우치기보다, 가슴·등·하체 등 대근육을 중심으로 균형 있게 구성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특정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운동 전 사전 주의가 필요하다. 고혈압 환자는 무거운 기구를 드는 근력 운동에서 혈압이 급격히 상승할 수 있어, 걷기나 수영과 같은 중등도 유산소 운동이 더 적합하다. 또 혈압 변동이 큰 추운 새벽 시간대의 운동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뇨병 환자는 공복 상태에서 운동할 경우 저혈당 위험이 있으므로, 식후 1~2시간 뒤 운동하는 것이 권장된다. 척추나 관절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달리기처럼 충격이 큰 운동보다는 수중 운동이나 실내 자전거 등 체중 부하를 줄인 운동부터 시작하는 것이 안전하다.
최근 학계는 신체 활동과 인지 활동을 함께 수행하는 이중 과제(Dual-task) 운동이 치매 위험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라고 권장한다. 단순히 걷는 것보다, 걸으면서 끝말잇기를 하거나 숫자를 거꾸로 세는 등 인지 활동을 병행하면 뇌 혈류가 증가해 인지 기능 유지에 도움이 된다. 신동협 강북힘찬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새해 운동의 목표는 단기간의 성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운동 습관을 만드는 데 있다. 매일 30분씩 걷는 작은 습관부터 시작해 뇌와 신체가 충분히 적응할 시간을 주고, 이후 서서히 운동 강도를 높여가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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