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물건 보냈는데 돈 안와”… 국제정세 불안에 수출대금 8000억 떼일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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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 의료기기를 수출하는 연 매출 1000억 원 규모의 한 기업은 지난해 인도에 기기를 팔았다가 마음을 졸여야 했다.
한국 경제의 엔진인 수출 기업들이 물건을 보낸 뒤 대금을 제대로 받을 수 있으려면 국제적인 분쟁 해결 제도가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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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보증 대금 53% 회수 어려워
中 899억-美 879억-브라질 703억 순
“국가차원 채권 회수 시스템 마련을”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긴장,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쟁 등 지정학적인 위기로 한국 수출 기업들이 자금을 떼일까 봐 불안해하고 있다. 국제 정세 불안이 한국 기업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전쟁 치른 이란에서 회수 어려운 대금 143억 원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무역보험공사로부터 받은 ‘국외 채권 등급 및 잔액’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현재 무역보험공사가 돌려받아야 할 수출대금 1조4584억 원 중 53.4%인 7782억 원이 사실상 돌려받기 어려운 수준(회수 가능성 1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회수 가능성이 50% 이상인 수출대금은 1.9%(273억 원)에 불과했다.
한국 수출 기업들은 물건을 해외에 수출한 뒤 돈을 제때 받지 못할 것에 대비해 한국무역보험공사 보증 보험에 가입한다. 보험에 가입한 기업은 물건을 받은 해외 기업이 대금을 보내지 않을 때 무역보험공사에서 해당 금액을 받을 수 있다. 무역보험공사는 차후 대금을 해외 기업에서 받는다.
무역보험공사가 돌려받지 못한 수출대금은 2021년 1조5620억 원에서 2025년 1조4584억 원으로 소폭 줄긴 했다. 다만 이유는 대금을 밀린 기업에 대해 현지 법원이 파산을 선고하거나 행정청이 영업 정지를 통보하면서 채권이 상각 처리된 영향이라고 무역보험공사는 설명했다.
한국과의 무역 규모가 클수록 한국 기업에 돌려주지 못하는 대금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899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미국 897억 원, 브라질 703억 원 등의 순이었다.
중국 정부가 2017년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을 시행한 뒤 국내 엔터테인먼트 등 일부 수출기업은 중국에서 대금을 회수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미국의 경우 대형 유통기업들이 온라인 플랫폼과의 경쟁에 밀려 경영난에 처하며 이들에 납품하는 한국 수출기업들이 대금을 받는 데 애를 먹었다.
최근 반(反)정부 시위가 일어난 이란은 돌려받을 가능성이 10% 미만인 대금이 143억 원가량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6월 이란과 이스라엘의 공습이 이어지며 이란 내부 금융 상황이 경색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 “국제적 분쟁 해결 제도 강화해야”
한국 경제의 엔진인 수출 기업들이 물건을 보낸 뒤 대금을 제대로 받을 수 있으려면 국제적인 분쟁 해결 제도가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흥국 중심으로 자유무역협정(FTA)을 확대해 공식적인 분쟁 해결 절차를 통해 신속히 대금을 회수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식이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수출 기업들이 수출 전에 해외 수입 기업의 신용을 파악할 수 있게끔 정부가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분쟁이 생기면 한국에 있는 대한상사중재원에서 분쟁 조정을 신청하고 그 판결에 따르기로 미리 정해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외교·통상 조직과 공적 금융기관이 함께 움직이는 국가 차원의 채권 회수 공조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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