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마녀사냥 말라"는 미 정계… 쿠팡, 로비에만 신경 쓰나

2026. 1. 15.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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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낸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의 고강도 조사 움직임에 미국 정치권 일각에서 부당한 '차별'이라고 강변하고 나섰다.

쿠팡이 미국 정치권을 뒷배 삼아 이번 사안을 한미 간 통상갈등으로 몰아가 책임을 희석시키지 않도록 정부의 섬세하면서도 단호한 대응이 긴요하다.

쿠팡은 최근 5년간 미 의회와 행정부 상대 로비활동 비용으로 1,075만 달러(약 159억 원)를 써왔는데, 미국 정치권의 쿠팡 '엄호'와 연관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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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쿠팡 연석 청문회에 출석한 해럴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가 상임위원들이 사과를 촉구하자 발언권을 요청하고 있다. 민경석 기자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낸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의 고강도 조사 움직임에 미국 정치권 일각에서 부당한 ‘차별’이라고 강변하고 나섰다. 쿠팡이 미국 정치권을 뒷배 삼아 이번 사안을 한미 간 통상갈등으로 몰아가 책임을 희석시키지 않도록 정부의 섬세하면서도 단호한 대응이 긴요하다.

에이드리언 스미스 미 하원의원(공화당)은 13일 무역소위 청문회에서 “한국 규제당국은 이미 미국의 기술 리더들을 공격적으로 표적 삼고 있는 것 같다”며 “쿠팡에 대한 차별적인 규제가 한 사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캐럴 밀러 하원의원도 “최근 두 명의 미국 경영인을 상대로 정치적 마녀사냥이 시작됐다”고 비난했는데, 김범석 쿠팡Inc 의장과 해럴드 로저스 쿠팡 한국 임시대표에 대한 한국 경찰의 수사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사고 발생 이후 김 의장의 ‘묵묵부답’ ‘셀프 조사’ ‘꼼수보상’ 등 쿠팡은 ‘무책임의 끝판왕’처럼 행동해왔다. 철저한 수사로 진상과 책임 소재가 밝혀지기도 전에 우리 정부에 대한 통상압력이 가해지는 모양새는 기가 막힐 따름이다. 쿠팡은 최근 5년간 미 의회와 행정부 상대 로비활동 비용으로 1,075만 달러(약 159억 원)를 써왔는데, 미국 정치권의 쿠팡 ‘엄호’와 연관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김 의장과 로저스 임시대표의 산재 은폐 의혹에 대한 경찰 조사, 김 의장의 대기업 총수 자격을 따져보기 위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등은 반드시 필요한 절차다. 정부는 미국 측에 정당성을 충분히 설명, 통상분쟁으로 번지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기 바란다.

쿠팡 조사를 위해 정부 부처가 손발을 맞춰야 할 때 수사를 책임 진 경찰은 긴장이 풀어지지 않았는지 돌아봐야 한다.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발된 로저스 임시대표는 지난달 31일 국회 청문회 출석 직후 출국했는데, 경찰은 이러한 사실도 모른 채 이달 5일 출석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뒤늦게 이를 파악한 경찰은 입국 시 출국금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원님 행차 뒤 나팔 부는 격이다. 쿠팡에 합당한 책임을 물리면서 역풍을 맞지 않으려면 수사 당국부터 고삐를 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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