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믿고, 일단 소송 때리고 봐”…‘특허괴물’ 먹잇감 된 K반도체
트럼프, 특허권자 일방 지지
美NPE 소송공세 유인 늘어
삼성 작년 198건 피소 ‘최다’
하이닉스 겨냥 소송도 잇따라

14일 특허정보 제공 업체 유니파이드 페이턴츠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미국 전체 지방법원과 미국 특허청 산하 특허심판원(PTAB)에 제기된 특허소송 가운데 삼성이 198건(지방법원 36건·PTAB 162건)으로 가장 많은 피소를 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125건(지방법원 33건·PTAB 92건)의 피소를 당한 애플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많은 수치다.
특허소송은 NPE를 상대로 한 사건이 압도적으로 많다. 삼성은 지방법원 관할 사건 36건 중 26건, PTAB 관할 사건 162건 중 127건이 NPE에 의한 소송이다. NPE는 실제로 제품을 생산하거나 기술을 활용하진 않지만 과거 등록된 포괄적이고 모호한 특허를 활용해 기업들을 공격하면서 ‘특허괴물’ 또는 ‘특허트롤’이라는 악명을 얻고 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14/mk/20260114211803695nfbf.jpg)
삼성전자는 2023년과 2024년 두 차례에 걸쳐 LG반도체 출신 홍춘기 대표가 설립한 특허관리법인 넷리스트에 총 4억2115만달러(약 6300억원)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넷리스트는 2021년 SK하이닉스와도 4000만달러(약 600억원) 규모 합의를 끌어낸 바 있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 반도체 기업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고 매출이 증가하면서 미국 내 NPE들의 소송 유인이 커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제도적 측면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친특허권자 정책이 NPE의 승소 가능성을 높이면서 소송 자체를 늘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은 2011년 특허무효심판(IPR) 제도를 도입해 무분별한 특허 소송을 억제해왔다. IPR은 피소 기업이 PTAB에서 특허의 유효성을 신속히 다툴 수 있는 핵심 방어 수단 역할을 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들어 미국 특허청은 IPR 개시 요건을 엄격하게 적용하며 제도의 실효성을 약화했다. 동일 특허를 둘러싼 소송이 진행 중이거나 절차 남용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IPR 신청을 재량적으로 거부하는 사례가 급증했다. 실제 IPR 개시 거절률은 지난해 9월 신임 특허청장 취임 이후 30% 수준에서 90%대로 급등했다.
![SK하이닉스 연구원들이 반도체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SK하이닉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14/mk/20260114211804973qjqi.jpg)
현장에서는 급증하는 NPE의 공격을 개별 기업이 아닌 한국 산업계 전반의 생존 전략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는 반응이 커지고 있다. 피소 기업들이 NPE들의 공격에 막대한 법률 비용과 시간을 소모하다가 결국 협상 끝에 합의를 택하는 경우가 늘면서 연구개발(R&D) 투자와 생산능력 확장, 공급망 안정화 등에 차질이 생기고 장기적 기술 경쟁력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더 많은 기술을 개발하고 더 많은 특허를 보유할수록 NPE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한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지켜내려면 정부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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