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 잃은 아버지 대신 아들이 보험금 청구했지만…‘거절’
“대리청구인 지정제도 활용을”
A씨는 급성 뇌졸중으로 쓰러진 아버지 대신 보험사에 진단 보험금을 청구했다. 의식을 잃은 아버지가 직접 보험금을 청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보험사는 아버지 외 다른 사람이 보험금을 청구할 수 없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A씨는 금융감독원에 분쟁 조정을 신청했으나 금감원은 보험사의 결정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직계가족이더라도 보험금 청구권을 행사하기 위해선 별도 위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금감원은 14일 보험금 지급·청구 등에 관한 ‘2025년 3분기 주요 민원·분쟁사례’를 공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민법상 대리인 또는 성년후견인이 아니면 보험금 청구 등 다른 사람의 법률 행위를 대신할 수 없다. 금감원은 “보험금 청구권의 행사를 위임받거나 성년후견인으로 선임되지 않았다면 피보험자가 의식이 없는 경우에도 가족이 대신 보험금을 청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질병 등으로 의사 능력이 결여되는 상황에 대비해 미리 보험금 청구 대리인을 지정하는 ‘대리청구인 지정제도’를 활용하면 가족 등이 보험금을 대신 청구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B씨는 자녀가 뇌질환으로 말하는 기능의 영구 장해 진단을 받자, 가입해둔 어린이 보험에 후유장해 보험금을 청구했다. 그러나 보험사는 B씨의 자녀가 약관상 어음 규정에 따른 ‘영구 장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를테면 양순음(ㅁ·ㅂ·ㅍ) 내 모든 자음을 발음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영구적 장해는 아니라는 주장이었다. 금감원은 그러나 “어음 내 일부 자음만 발음이 불가능해도 해당 어음의 발음이 불가능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장기간 치료를 받은 후 호전되지 않은 상태인 점 등을 고려해 보험금을 지급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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