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6일 만에 땅으로…“세종호텔 복직 답 못받았지만, 연대투쟁 확신 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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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호텔 해고노동자를 향한 연대의 폭이 그만큼 넓다는 얘기다.
고 지부장은 인근 병원에서 간단한 건강검진만 한 뒤, 곧장 세종호텔 안에 마련된 교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현 정부 들어 고공농성은 이날로 모두 끝났지만, 세종호텔 해고노동자의 복직 투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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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올랐고 사계절이 바뀌어 또다시 겨울이네요. 땅을 밟을 수 있게 돼 동지들께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14일 오후 1시40분께 고진수 세종호텔지부장이 땅을 밟았다. 서울 명동 세종호텔 앞 지상 10미터 높이의 교통구조물에 오른 지 336일 만이다. 바닥을 딛는 순간 고 지부장의 다리는 힘이 풀린 듯 휘청였다.
그를 맞이한 250여명의 사람들은 다른 사업장의 노조 관계자나 정치인뿐만 아니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시민단체 인사들, 조계종·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개신교대책위원회 등 종교계 인사, 동덕여대 학생 등 다양했다. 세종호텔 해고노동자를 향한 연대의 폭이 그만큼 넓다는 얘기다. 고 지부장을 가장 먼저 부둥켜안은 이들도 장기 고공농성 경험이 있는 김형수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과 박정혜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조합원이었다.
“고공농성으로 우리가 요구하는 복직 답은 받아내지는 못했지만, 지금 함께해주는 동지들과 앞으로도 투쟁해 나가면 되겠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휠체어에 몸을 실은 고 지부장의 말이다. 농성 중단이 투쟁의 멈춤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9월에야 열린 교섭은 여전히 진척이 없는 상태다. 고 지부장은 인근 병원에서 간단한 건강검진만 한 뒤, 곧장 세종호텔 안에 마련된 교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고된 장기 농성 뒤의 휴식은 없었다.
세종호텔 사태는 코로나19 대유행이 한창이던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코로나 여파로 경영상 어려움에 빠진 회사는 식음료 사업부 폐지 등의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직원 15명을 정리해고했다.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행정소송에서도 최종 패소했다.
노조는 정리해고자 중 12명이 지부 조합원이라는 점에서 정리해고의 숨은 목적 중 하나는 노조 배제라고 본다. 현재 근무 중인 지부 조합원은 2명뿐이다. 코로나19가 종식된 뒤 호텔의 흑자 전환은 물론이고 매출이 계속 늘고 있다는 점에서 해고된 이들을 복직시킬 여력이 있다고 노조는 본다. 요구안도 전원 복직에서 순차 복직으로 한 단계 낮춘 터다.
타결 전망이 밝지는 않다. 호텔 쪽은 부당 해고를 다툰 소송에서 승소한 만큼, 복직 요구를 받아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의 물밑 중재도 별다른 성과가 없다. 이날 고 지부장이 참여한 7차 교섭에서도 회사 쪽은 복직안을 내놓지 않았다. 노조 쪽은 세종호텔 대주주인 세종대 재단(대양학원)의 주명건 명예이사장이 교섭장에 나와야 교착 국면이 풀릴 것으로 본다.
“세종호텔 해고 문제는 수천수만 민주시민이 알고 있으며 해결되길 바라는 사안입니다. 끝까지 이 손을 놓지 않겠습니다.” 고 지부장에게 매주 목요일마다 도시락을 만들어 농성탑으로 올려보낸 손은정 목사(영등포산업선교회)의 말이다. 현 정부 들어 고공농성은 이날로 모두 끝났지만, 세종호텔 해고노동자의 복직 투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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