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근처 외래 포식자 등장…경산 야산서 아프리카산 ‘서벌’ 출현

김윤섭 기자 2026. 1. 14.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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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삵’으로 추정됐으나 전문가 “서벌일 가능성 높다”
민가 근접 출현에 시민 불안감 확산
▲ 14일 오전 8시께 경산시 진량읍 선화리 야산에서 목격된 야생 서벌이 인근 민가 창고까지 내려와 주민의 카메라에 담겼다. 주민 A씨 제공.

경북 경산시 도심 인근 야산에서 고라니를 사냥하는 거대 고양이과 동물이 포착돼 지역 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당초 멸종위기종인 '삵'으로 알려졌으나, 전문가 분석 결과 아프리카산 국제 멸종위기종인 '서벌(Serval)'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불법 사육 및 관리 부실 논란으로 번질 조짐이다.

14일 오전 8시경, 경산시 진량읍 선화리에 거주하는 주민 A(45)씨는 인근 야산에서 몸집이 큰 고라니를 사냥 중인 의문의 맹수를 목격했다. 이 동물은 사냥을 마친 뒤 민가 창고 인근까지 대담하게 내려왔으며, 이 과정이 A씨의 휴대폰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다.

당초 이 동물은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인 '삵'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사진을 분석한 조영석 대구대학교 생물교육과 교수는 전혀 다른 진단을 내놓았다.
 
▲ 14일 오전 8시께 경산시 진량읍 선화리 야산에서 목격된 야생 서벌이 인근 민가 창고까지 내려와 주민의 카메라에 담겼다. 주민 A씨 제공.

조 교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동물은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고양이과 동물인 '서벌'로 보인다"며 "사진만으로 100% 확언할 수는 없으나, 서벌이거나 서벌의 혈통이 짙게 섞인 '사바나 고양'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조 교수는 "서벌은 표범보다 작고 스라소니만한 크기로, 국제적 멸종위기종(CITES)에 해당해 동물원 외에 개인이 비밀리에 수입해 키우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며 "누군가 가정에서 몰래 키우다 놓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는 삵보다 훨씬 희귀한 종이 국내 야생 환경에서 고라니를 사냥하며 적응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 14일 오전 8시께 경산시 진량읍 선화리에 거주하는 주민 A(45)씨가 자신의 거주지 인근 야산에서 야생 서벌 한 마리를 목격, 카메라에 담았다. 주민 A씨 제공.

외래종 맹수가 도심 근교 야산에서 포착되면서 시민들의 안전과 토착 생태계 교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비록 서벌이 사람을 선제적으로 공격하는 성향은 낮다고 알려져 있으나, 고라니를 단숨에 제압할 정도의 사냥 본능을 지닌 만큼 민가 근처에서의 조우는 위험할 수 있다.

김동필 경산시 경제환경국장은 "해당 동물이 법적 보호종이든 외래종이든 야생성을 가진 포식자임은 분명하다"며 "민가 근처에서 발견될 경우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시민들은 일정 거리를 유지하고 절대 자극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환경 보호 전문가들은 무리한 접근이나 먹이 주기 등 동물의 본성을 해치는 행위를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 경산시는 제보된 영상과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해당 동물의 정확한 정체를 파악하는 한편, 야생 적응 여부와 안전 대책을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