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로 눈·머리 조준 사격”…이란 시위 사망자 3000명 이상 추정

김명일 기자 2026. 1. 14.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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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로마에서 13일(현지시각) 이란의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는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한 여성이 이마에 총상을 입은 모습을 그려 이란 시위대에 대한 총격에 항의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란에서 화폐 가치 폭락과 고물가 등 경제난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군이 고의로 시위대의 눈과 머리를 조준 사격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13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가디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현지 목격자들은 정부군이 비무장 시위대를 향해 자동 소총으로 무차별 총격을 가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수도 테헤란의 한 병원 의사는 이란 당국의 시위 진압이 점점 더 폭력적으로 변하면서 병원에는 감당하기 어려운 환자들이 넘쳐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 의사는 “보안군이 고의로 머리와 눈을 겨냥해 총을 쏘고 있다. 시위대의 시력을 잃게 만들고, 머리와 눈에 심각한 손상을 입히려는 것”이라며 “많은 환자가 안구를 적출해야 했고, 결국 실명했다”고 전했다.

9일(현지 시각)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시위대가 불을 피운 모습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유포됐다./AP 연합뉴스

인권 단체도 정부군이 시위대의 눈 등을 의도적으로 겨냥해 총을 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 인권단체 관계자는 시위대 중 눈은 물론 주요 부위에 총격을 당한 사람도 있다며 한 어린 여자 아이는 골반 부위에 총상을 입고 위독한 상태라고 전했다. 단체는 정부군이 시위대에 겁을 줄 목적으로 주요 장기를 고의로 조준해 총격을 가하고 있다고 했다.

또 현지 의사들은 정부의 발표보다 실제 사망자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정부가 인터넷을 차단한 직후 병원에 도착하는 부상 환자가 급증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했다.

한 의사는 “(현지 상황이) 마치 전쟁 영화에서 부상당한 병사들이 들판에서 치료받는 장면 같다”며 “혈액도 없고, 의료 용품도 부족하다. 마치 전쟁터 같다”고 했다.

이란 활동가들이 가디언에 보낸 영상에는 폭력적인 진압 과정에서 한 시위 참가자가 입에서 피를 쏟으며 바닥에 쓰러지자 주변에서 비명을 지르는 장면 등이 담겼다.

지난 8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반정부 시위대와 이를 진압하는 이슬람혁명수비대 등 보안군이 충돌해 차량들이 불타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20세의 한 시위 참가자는 최근 시위에 정부군이 잠입해 총을 쐈다며 “그들이 시체를 수습했는지조차 모른다”고 했다.

NYT에 따르면 미국 측은 현재 시위대 사망자 수를 최소 600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미국 측 정보기관들은 현재의 시위 진압이 과거 사례보다 훨씬 더 폭력적이라고 분석했다.

NYT는 두 명의 이란 정부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이번 시위로 30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이란 당국은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인터넷과 통신을 차단해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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