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0일 연속 상승…금융위기 이후 최장, 1480원 눈앞

박지윤 기자 2026. 1. 14.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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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증시와 환율을 모니터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일본 엔화 약세 속에 열흘째 상승세를 지속하며 1480원에 바짝 다가섰다. 〈사진=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새해 들어 연일 오르며 1480원 선에 바짝 다가섰습니다.
지금 흐름이 이어질 경우 1500원 돌파도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환율은 지난해 말 한때 1480원대 중반까지 치솟으며 연고점을 위협했습니다.
이후 외환 당국의 강력한 대응으로 상승세가 꺾이면서 1420원대까지 내려갔고, 연말 종가 기준으로는 전년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안정 흐름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말 다시 방향을 튼 환율은 새해 들어 10거래일 연속 하루도 빠짐없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2월 말부터 3월 중순까지 12거래일 연속 상승한 이후 가장 긴 기록입니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8원 오른 1477.5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습니다.
환율은 장 초반 1477.2원으로 출발한 뒤 한때 1479.1원까지 오르며 1480원 선을 눈앞에 두기도 했습니다.

환율은 지난해 12월 24일 장중 1484.9원을 기록한 뒤,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과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 헤지 등 영향으로 사흘간 종가 기준 53.8원 하락했습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부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며 지금까지 47.7원을 되돌려 올린 상태입니다.

최근 환율 상승 속도는 지난해 10∼11월과 비슷한 수준으로 가파릅니다.
당시 환율은 10월 1400원 안팎에서 1440원대로 올랐고, 11월에는 1470원 후반대까지 치솟았습니다.

외환 당국은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미세 조정, 이른바 '스무딩 오퍼레이션'을 이어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연말 종가 관리를 위해 대규모 개입에 나섰던 때와 같은 강도 높은 대응은 현재로선 눈에 띄지 않습니다.

당국은 환율 상승의 주요 배경으로 내국인의 해외 증권 투자 확대에 따른 수급 쏠림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13일까지 약 22억 달러 규모의 해외 주식을 순매수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의 순매수 규모인 15억 5000만 달러를 이미 넘어선 수치입니다.

코스피 지수가 47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국내 자산에 대한 불신과 환율 추가 상승 기대가 여전히 크다는 게 당국의 판단입니다.

일각에서는 한국 경제 규모에 비해 시중 유동성이 과도하게 풀린 점이 원화 가치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기준 한국의 명목 GDP 대비 광의 통화(M2) 비율은 153.8%로, 미국(71.4%)의 두 배를 넘습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통화량 증가가 환율 상승의 중장기적 요인"이라며 "2022년 말부터 보면 미국 통화량이 3% 늘어나는 동안 한국 통화량은 15% 정도 늘었다. 그만큼 환율이 오를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가계부채 때문에 금리를 인상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오는 15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외환시장 흐름과 관련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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