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EPS 증가율 54%…美의 3배, '삼전닉스' 타고 오천피 앞으로
오천피까지 280포인트 남아
한국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주당순이익(EPS)이 올해 이례적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 건 무엇보다 ‘반도체의 힘’이 크다는 분석이다. 새로운 주도 수출 산업으로 부상한 조선·방위산업 기업들의 올해 순이익도 작년보다 40~50%씩 늘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와 조선·방산 등 주력 수출 업종의 실적 증가를 등에 업고 주가지수가 당분간 랠리를 지속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 끌고 조선·방산 밀고

14일 NH투자증권과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올해 EPS 추정치는 지난해보다 54.3% 급증할 것으로 예측됐다.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추정치를 제시한 252개 상장사의 올해 순이익은 총 338조6736억원으로, 작년(230조1314억원) 대비 108조5422억원 불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실적 추정치 증가 속도는 유례없이 빠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10.8% 상승했다”며 “최근 코스피지수 랠리는 이런 실적 증가세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실적 증가를 주도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과 순이익 컨센서스(에프앤가이드 집계)는 각각 100조9736억원, 88조3332억원이다. 작년 대비 각각 144.2%, 115.6% 급증한 수치다. 3개월 전에 비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과 순이익 추정치는 112.9%, 105.8% 높아졌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86조4204억원, 순이익 추정치는 69조2496억원이다.
외국계 투자은행(IB)은 훨씬 더 높은 수치를 불렀다. UBS는 올해 SK하이닉스가 150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도 135조원에서 171조원으로 높였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세가 지속되고 있는 데 따른 결과다.
삼성전자가 컨센서스 수준의 영업이익만 달성해도 100조원가량으로 예상되는 대만 TSMC의 영업이익을 따라잡는다. TSMC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26배다. PER이 낮은 편인 삼성전자(9.19배), SK하이닉스(7.36배)의 주가 상승 여력이 높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일각에선 ‘실적 쏠림’ 우려도
조선 업종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주사인 HD현대의 올해 순이익 예상치는 5조2238억원으로, 작년 대비 46.3% 급증할 것으로 관측됐다. HD한국조선해양(40.8%), HD현대중공업(61.8%) 등 주력 자회사의 순이익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한화오션 역시 지난해 대비 43.8% 증가한 1조3636억원의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방산 대장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순이익 예상치가 3조2892억원이다. 작년 대비 46.7% 늘 것으로 평가됐다. 현대로템 역시 지난해 대비 29.9% 늘어난 1조526억원의 순이익이 예상됐다. 한국전력은 올해 순이익 11조원 시대를 열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실적 쏠림’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을 추정한 252개 상장사의 올해 순이익 증가폭 중 70.8%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올해 적자를 내거나 이익 증가율이 한 자릿수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 상장사는 21%에 달했다. 작년 4분기 기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 기업이 전체의 32%였다. 내수 부진 여파에 시달리는 BGF리테일, 코코아 등 원재료 가격 급등으로 제조원가 부담이 커진 오리온은 물론 공급 과잉 국면에 접어든 해운업체들이 대표적이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대한항공의 작년 4분기 순이익(57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98.1% 급감했을 것으로 추산됐다. 최근 증시에서도 반도체와 조선, 방산, 자동차 등 소수 대형주만 뛰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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