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거래소 소유지분 제한의 문제점 [기고]

2026. 1. 1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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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자산 생태계 구축은 국정과제에 포함되어 있다.

법안 논의 과정에서 가상자산거래소에 대한 15%의 소유지분 제한이 거론되고 있다.

이 규제가 도입되면 업비트, 빗썸 등 대다수 가상자산거래소 주주들이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소유지분을 제한한다고 가상자산 거래와 관련된 문제가 해결된다고 보기도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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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자산 생태계 구축은 국정과제에 포함되어 있다. 금융위는 가칭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금융위는 법안 내용이 확정된 바 없다고 발표했지만, 예상되는 규제 내용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법안 논의 과정에서 가상자산거래소에 대한 15%의 소유지분 제한이 거론되고 있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ATS)에 준하는 규제를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이 규제가 도입되면 업비트, 빗썸 등 대다수 가상자산거래소 주주들이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민간에서 적법하게 형성된 지분을 입법을 통해 강제 매각하도록 하는 것인데, 이는 이른바 ‘규제적 수용’으로 우리 헌법상 공용수용과 실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헌법상 공용수용이 허용되기 위해서는 명확한 공공필요라는 정당화 사유가 인정되어야 한다. 특별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국민에게 합당한 손실보상도 전제되어야 한다. 그러나 소유지분 제한에 어떠한 공공필요가 있는지 알기 어렵고, 손실보상은 논의조차 보이지 않는다. 사유재산 보장은 헌법 질서의 근간인 시장경제 체제의 기본이며, 이에 대한 침해는 단순한 정책 결정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다.

가상자산거래소는 입법으로 독과점적 지위를 부여받은 금융 인프라인 한국거래소(KRX)나 대체거래소(ATS)와 동일하게 취급할 수 없다. 가상자산거래소는 자생적으로 형성된 민간 플랫폼이고 다수 사업자가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소유지분을 제한하는 것은 균형에 어긋난다.

소유지분을 제한한다고 가상자산 거래와 관련된 문제가 해결된다고 보기도 힘들다. 오히려 소유가 분산될수록 책임 추궁의 대상이 불명확해질 수 있다. 수수료 수익의 집중이나 과도한 이익이 문제라면 조세나 부담금으로, 불공정거래가 문제라면 행태규제로, 내부통제나 시장감시가 부족하다면 관련 규정 추가로 해결하면 된다. 어느 경우든 소유지분 자체를 제한할 이유는 아니다.

해외에서도 이러한 소유지분 제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유럽연합(EU), 미국, 일본, 싱가포르 등은 모두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투명성 확보에 초점을 두고 있을 뿐, 일률적으로 소유지분을 제한하지 않는다. 가상자산의 국경 없는 특성을 고려하면, 지나친 국내 규제 강화는 해외 거래소의 국내 시장 잠식과 국부 유출 가능성만 높이게 된다.

무엇보다 근본적인 질문이 실종돼 있다. 소유지분 제한이 없어서 발생하는 문제가 과연 무엇인가? 질환을 특정하지 못한 채 수술부터 하겠다는 것은 치료가 될 수 없다.

이승민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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