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멤버십 끼워팔기' 제동 걸리나…네이버·배민도 촉각

하지은/라현진 2026. 1. 1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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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쿠팡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내달 지정
쿠팡형 온라인 시장 규정
'재고·물류 통제 온라인 유통업'
쿠팡 등 상위 3사 점유율 85%
'시장지배 남용' 땐 과징금 수천억
유통 플랫폼 '도미노 규제' 우려
OTT·배달 등 구독 모델에 불똥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 사태’를 계기로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 남용 여부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기로 한 주된 요인은 가장 신속하게 제재할 수 있는 수단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공정위가 쿠팡이츠와 쿠팡플레이를 사실상 끼워 파는 쿠팡의 와우멤버십에 대해서도 어떤 형식으로든 시정명령을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구독 서비스가 문제 될 경우 네이버플러스, 배민클럽 등 유통업체들의 구독 모델 전반으로 규제가 확산할 수 있어 관련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쿠팡형 온라인 시장 최대 95조원


14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번 조사에서 쿠팡의 사업 구조에 맞춰 관련 시장을 새롭게 획정했다. 쿠팡을 ‘재고·물류·배송을 직접 통제하며 실물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유통 사업자’로 정의하고, 직매입 또는 이에 준하는 구조로 거래 조건을 통제하는 사업자만 묶어 ‘동일 사업자군’을 설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기준에 따라 동일 사업자군에는 쿠팡을 비롯해 풀필먼트 기반으로 배송과 거래 조건을 통제하는 일부 네이버 계열, 신세계 계열 온라인 유통 사업자, 기타 대형 종합몰 일부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사업자의 매출을 합산하면 공정위가 설정한 관련 시장 규모는 90조~95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새롭게 획정된 시장 기준에서 쿠팡 점유율은 국가데이터처 온라인 쇼핑 매출액 기준 13.9%가 아니라 약 39%까지 높아진다. 같은 기준에서 네이버와 신세계의 점유율은 각각 27%, 19% 수준으로 추산됐다. 쿠팡은 시장지배적 사업자 요건 중 하나인 ‘단독 점유율 50% 이상’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상위 3개 사업자의 합산 점유율 75% 이상’ 요건은 충족한다.

이에 대해 쿠팡은 전체 소매시장 규모가 600조원에 달하는 점을 들어 자사 점유율이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전원회의에서 불리한 결론이 나올 경우 집행정지 신청과 처분 취소 소송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과징금 부과될 수도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이 인정되면 공정위는 관련 매출액의 최대 6%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과징금 규모는 ‘관련 매출’을 어디까지로 산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위반 행위와 직접 연관된 매출로 산정하면 과징금 규모는 제한적일 수 있지만, 와우멤버십을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 전반을 하나의 결합 상품으로 볼 경우 관련 매출 범위가 크게 확대된다. 공정위 안팎에선 수천억원대 과징금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에서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으로 가장 큰 과징금이 부과된 사례는 표준필수특허(SEP) 라이선스 계약에서의 지위 남용이 인정된 퀄컴 사건이다. 과징금 규모가 총 1조300억원에 달했다.

시정명령의 일환으로 쿠팡이츠와 쿠팡플레이를 무료로 제공해 온 현행 와우멤버십 구조 역시 조정 대상이 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무료 서비스 중단 조치보다는 이용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요금 구조를 세분화하는 방식 등이 거론된다. 소비자 입장에선 서비스 선택권이 확대되는 혜택이 기대된다.

 ◇다른 유통업체도 규제받나 ‘촉각’

유통업계에서는 네이버와 신세계가 이번 조사에서 쿠팡과 함께 상위 3대 사업자로 분류된 사실에 주목한다. 이번 전원회의는 쿠팡의 끼워 팔기 혐의만 다루는 절차로, 네이버나 신세계가 직접 제재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공정위가 제시한 시장 획정 방식과 사업자 분류 기준이 다른 플랫폼 사건에서도 주요 기준으로 활용될 수 있다. 업계에선 구독 서비스 관련 규제가 도미노식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쿠팡의 와우멤버십이 문제 될 경우 네이버플러스, 배민클럽 등 경쟁사 구독 모델도 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번 판단이 쿠팡 한 곳에 그치지 않고 플랫폼 전반의 규제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일부 사업자에게는 경쟁 구도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지만, 멤버십과 배송·콘텐츠를 결합한 모델을 운영 중인 다수 플랫폼은 정부가 규제를 대폭 강화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전했다.

하지은/라현진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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