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제명’ 한동훈 마지막 선택지는… “신당창당밖에 없다”

김윤정 2026. 1. 1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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張 국힘 내 설자리 없어지며 정치적 외통수
韓이 가진 마지막 파괴력 ‘신당창당’신호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14일 당 윤리위원회가 본인을 제명 결정한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기 위해 지지자들의 응원을 받으며 기자회견장으로 향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14일 새벽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해 '제명'이라는 최고 수위 징계를 의결했다. 한 전 대표 측은 즉각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예고하며 대응에 나섰지만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기는 사실상 힘들다는 전망이다. 동시에 장동혁 당 대표가 윤리위원회의 제명 결정을 번복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에 잔류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 역시 없어 보이는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한 전 대표가 '신당 창당'이라는 외통수로 떠밀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제명 결정 직후 한 전 대표는 "계엄을 막고 당을 지킨 저를 허위 조작으로 제명했다. 국민, 당원과 함께 이번 계엄도 반드시 막겠다"며 "계엄을 극복하고 통합해야 할 때 헌법과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또 다른 계엄이 선포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윤리위가 이미 답은 정해놓은 상태 아니겠나. 그런 윤리위에 재심을 신청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당규에 규정된 '10일 이내 재심 청구' 절차를 밟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대신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당내 자정 작용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접고, 아직도 당의 주류로 남아있는 친윤(친윤석열)과의 전면전을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의원은 "한 대표가 재심을 거치지 않는다는 것은 당내 정치적 해결 가능성을 '0'으로 본다는 뜻이자, 사실상 당 밖에서 활로를 찾겠다는 신호탄"이라고 해석했다.

한 전 대표가 당내 버티기를 위해 선택한 '가처분 신청'이 실제 복당이나 당 장악을 위한 유효한 카드가 될지도 미지수다. 이미 '이준석 사태'를 통해 효과가 없다는 게 증명됐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이준석 전 대표는 당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에 반발해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최종적으로 제명 결정을 뒤집는데 실패했다.

국민의힘에서도 법무부 장관 출신인 한 전 대표가 정당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모를리 없다고 보고 있다. 한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이 당장 쫓겨나는 모양새를 피하고, 동시에 지지층 결집을 위한 '피해자 서사'를 완성하기 위한 고도의 정치적 행위로 해석하고 있다.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 한 전 대표는 복당도 할 수 없다. 국민의힘 당규 제5조는 제명 처분을 받은 자의 재입당을 5년간 금지하고 있다. 최고위원회의 승인이라는 예외 조항이 있지만 현실성이 없다.

일각에선 '친한계'의 공멸을 막기 위해서라도 2월 초 예비후보 등록 시점에 맞춰 이들을 담을 그릇, 즉 '신당'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전 대표를 따르는 원외 당협위원장이나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이 선거에 나서기 위해서는 공천이 필수적이다. 한 전 대표에 대한 제명 결정 직후 국민의힘 소장파 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는 "정당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당 통합에 역행하는 반헌법·반민주적 행태"라고 규탄했다. 이들 숫자는 23명이다. 이들이 신당을 창당할 경우 무시못할 세력이 될 수도 있다.

독자적인 정치 세력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1월 내 창당 준비 돌입, 2월 초 창당이라는 물리적 스케줄을 거쳐야 한다. 여유있는 시간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시간도 아니다.

한 전 대표가 신당을 창당해 수도권과 중도층 공략에 나설 경우, 국민의힘 후보들과 표를 나눠 먹으며 공멸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한 전 대표 입장에서는 이 '파괴력'을 무기로 국민의힘 주류를 압박하거나, 선거 후 야권 재편의 주도권을 쥐는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 앞서 2024년 총선을 앞두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선택한 길이기도 하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이번 제명 사태로 한 전 대표에게 '창당 명분'이 생겼다고 진단했다.

박상철 미국헌법학회 이사장(전 국회 입법조사처장)은 "보수 진영이 바뀌지 않으면 몰살된다는 위기감이 있는 상황에서, 장동혁 대표의 제명 결정은 한 전 대표에게 굉장한 촉진제가 됐다"고 분석했다. 박 이사장은 "장 대표가 실수를 한 것이다. 한동훈 중심으로 새 보수 정당을 만들라는 멍석을 깔아준 셈"이라며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신당 창당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김상일 정치평론가 역시 "비자발적인 신당 창당은 한 전 대표에게 최후의 방안이 될 수 있다"며 창당 불가피성에 무게를 실었다. 다만 "신당 창당을 위해선 인재 확보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신당 창당은 비용과 조직 문제로 최후의 선택지여야 하지만, 제명된 이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개혁신당과의 연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윤정·윤상호 기자 kking15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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