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한물간 힙합? '쇼미더머니', 스핀오프까지 품고 귀환[스타in 포커스]
티빙 스핀오프 '야차의 세계' 동시 론칭
침체 국면 힙합계 반전 계기 마련 주목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한 물갔다는 취급을 받는 신세가 된 힙합 콘텐츠가 다시 대중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까. CJ ENM이 음악 채널 Mnet의 대표 힙합 IP(지식재산권) ‘쇼미더머니’를 3년 만에 부활시킨다. 새 시즌뿐 아니라 OTT 플랫폼 티빙을 통한 스핀오프까지 내놓을 예정이라 그 성과에 관심이 모인다.

힙합 아티스트들의 대중적 영향력은 최근 몇 년 사이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힙합 장르 신곡의 화제성과 음악 파워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쇼미더머니’ 시리즈의 공백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힙합 신예 발굴 및 스타 탄생의 주요 창구 역할을 하던 콘텐츠가 사라지면서 장르 노출 빈도와 확장성이 동시에 위축됐다.
일부 힙합 아티스트들의 사생활 이슈가 잇따라 불거진 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음악 외적인 논란이 반복되면서 힙합에 대한 피로감과 외면 현상이 확산됐고, 이는 장르 전반의 침체로 이어졌다. 악뮤 이찬혁이 2021년 ‘쇼미더머니10’ 무대에 피처링 아티스트로 참여해 노래한 가사인 ‘어느새부터 힙합은 안 멋져’는 아직까지도 회자되며 힙합계의 쓰린 현실을 상징적으로 대변하고 있다.
그 사이 힙합 장르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힙합은 더 이상 래퍼들만의 전유물로 인식되지 않게 됐다. 아이돌 그룹들이 랩과 힙합 사운드를 적극적으로 차용하면서 힙합은 주류 K팝 안으로 상당 부분 흡수됐고, 이 과정에서 힙합 아티스트들의 정체성과 차별성이 약화됐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14일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음악 페스티벌, 대학 축제 등 행사 시장에서 힙합 아티스트들의 존재감이 예전만 못하다. 출연 라인업에서 힙합 아티스트를 빼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며 “대중적 호감도가 낮아지고 수요층이 줄어들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이라고 말했다.
◇새 시즌에 역대 최다 3만 6000명 지원

제작진은 서울을 비롯해 광주, 부산, 제주 등 전국 주요 지역에서 1차 예선을 진행했고, 미국·유럽·아시아·아프리카 등 전 세계 32개 국가와 지역에서 글로벌 예선을 열어 다양한 참가자들이 도전장을 내밀 수 있도록 했다. 프로듀서로는 △지코·크러쉬 △그레이·로꼬 △제이통·허키 시바세키 △릴 모쉬핏·박재범 등을 섭외했다.

이전 시즌들과는 다르게 스핀오프 콘텐츠인 ‘야차의 세계’를 동시에 론칭해 방송과 OTT를 병행하는 구조를 택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폭넓은 시청자들과 마니아층을 분리 공략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야차의 세계’는 ‘정해진 룰이 없는 극한의 환경에서 오직 랩으로 생존하는 힙합 서바이벌’을 표방한다. 마스터 라인업에는 호미들, 루피, 가오가이, 레디, 아프로, 데이비드 영인 킴, 행주, 이안 캐시, 라드 뮤지엄 등 총 11인이 이름을 올렸다.
스핀오프는 오는 17일 티빙에서 첫 공개된다. 티빙은 “‘쇼미더머니12’와 동일한 시간선 위에 존재하지만 전혀 다른 서사로 전개되는 평행 세계 구조를 취한다”며 “지하 세계를 배경으로 래퍼들의 무한 랩 배틀이 펼쳐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쇼미더머니’와 ‘야차의 세계’가 침체 국면에 놓인 힙합계의 흐름을 바꿀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관건은 지금의 음악 시장과 호흡할 수 있는 새로운 얼굴과 메시지를 제시할 수 있느냐다. 앞서 2024년 티빙을 통해 전략 싸움 요소를 추가한 새로운 힙합 서바이벌 ‘랩:퍼블릭’을 론칭했으나,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심재걸 대중문화평론가는 “워낙 매력적인 장르이기에 대중의 갈증 욕구는 분명 존재한다. 다만 그저 ‘생존신고’, ‘없는 것 보다 낫다’ 정도의 박한 평가를 받지 않으려면 음악적인 진화와 가식이 없으면서도 멋스러운 매력을 되찾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며 “힙합이 주는 ‘날 것’의 매력은 저급한 본능을 미숙하게 내뱉는 것이 아니라 리스펙트 자세를 기본으로 갖추면서 자신의 철학을 일상 언어로 표현했을 때 나온다”고 조언했다.
김현식 (ssi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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