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종묘 앞 초고층 개발 ‘반대’…“강행한다면 방어 나서겠다”

이정국 기자 2026. 1. 14.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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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무원장 진우 스님 “보존이 우선”
(왼쪽) 조계종 진우 총무원장이 14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공 (오른쪽) 정전을 중심으로 한 종묘 권역을 남쪽에서 내려다보며 찍은 전경 사진. 국가유산청 제공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종묘 앞 고층 개발 사업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전통 역사문화유산의 경관과 자연을 훼손하는 방식의 개발은 해서는 안 된다”며 반대 의견을 밝혔다. 조계종이 이 사안에 대해 공식 입장을 표명한 것은 처음이다.

진우 총무원장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서울시의 종묘 앞 고층 개발 사업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전통 문화유산은 후손들에게 고스란히 물려줘야 할 소중한 정신적·물리적 유산”이라며 “일부를 훼손하거나 자연경관을 해치는 행위는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관계 당국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논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만약 그런 일(개발 강행)이 생긴다면 종단도 전통 역사문화 방어에 나설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조계종은 종묘 앞 고층 개발 논란을 ‘개발이냐 보존이냐’의 선택이 아니라, 세계유산을 지키는 원칙의 문제로 봤다. 이날 진우 총무원장은 선명상 대중화, 템플스테이, 사찰음식 확산 등 대중 접점을 넓히는 사업을 설명하면서도, 종묘와 같은 세계유산 주변 개발 문제에 대해서는 “보존이 우선”이라는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이런 입장은 조계종이 추진 중인 문화유산 사업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국가유산청 집계를 보면, 현재 등록된 국가유산의 32.9%가 불교문화 유산이다. 이날 조계종은 전국 교구본사 학예인력 배치를 확대해 말사 성보박물관의 운영과 보존 지원을 체계화하고, 비지정 문화유산의 현황 파악과 유물 전산 등록 등 ‘능동적 보존관리’ 정책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또 경기 양평 불교문화유산보존센터의 보존·처리 기반을 확충하고, 전통 사찰이 가꿔온 사찰림과 문화경관의 보전·활용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산불·수해 등에 대비해 국가유산 보유 사찰 재난 안전 설비 현황을 조사하고 유형별 안전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전통사찰법·문화유산법·자연공원법 등 전통 불교문화 보존·전승과 관련한 규제 개선 추진, 사찰음식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전략 수립 역시 같은 흐름에서 제시됐다.

종묘 앞 고층 개발 갈등은 서울시가 세운재정비촉진지구 가운데 세운4구역에 최대 높이 145m짜리 고층 빌딩 건립을 허용하겠다는 재정비계획안을 지난해 10월30일 고시하면서 본격화됐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 국가유산청 등은 세계유산인 종묘 경관 보호와 유네스코의 사업 승인 중지 권고 등을 이유로 반대 의견을 내며 맞서왔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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